'하루 2∼3시간' 초단시간 노동자 160만 명 역대 최대

'하루 2∼3시간' 초단시간 노동자 160만 명 역대 최대

2018.09.10. 오전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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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하루 평균 두세 시간 일하는 초단시간 노동자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160만 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증가세가 더 가팔라져서 고용시장에서 양극화가 깊어지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됩니다.

고한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통계청은 일주일에 일하는 시간이 17시간 이하면 초단시간 노동자로 분류합니다.

외환위기 때만 해도 그 수는 50만 명 아래로 전체 취업자 중에 차지하는 비율이 2%대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제 근로 확산, 서비스 산업 발달 등의 영향으로 지금은 역대 최대인 160만 명에 육박하고 비율도 5.8%로 커졌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증가세가 두드러져, 6월에는 1년 전보다 34만 명, 7월에는 24만 명 급증했습니다.

주요 원인은 음식점, 편의점 등으로 대표되는 자영업계 경영난이 심해지는 데다 최저임금 인상까지 겹치면서 인건비 부담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하루 두세 시간, 혹은 일주일에 이삼일만 고용해 주 15시간을 넘지 않으면 수당과 퇴직금을 주지 않아도 돼 짧은 시간 여러 명을 쓰는 초단시간 고용이 늘어나게 된 겁니다.

[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 : 고용주 입장에선 최저임금 부담은 늘고, 주휴수당 부담 같은 거 줄이기 위해 초단시간, 15시간 미만 근로자는 많이 고용해서 일자리 쪼개는 현상이 많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초단시간 노동자 증가는 고용시장에서 양극화가 깊어지고 있다는 신호로도 읽힙니다.

고용 부진 속에서도 계약 기간 1년 이상 안정적인 일자리로 평가받는 상용직은 증가했습니다.

반면, 저임금에 고용이 불안정한 임시·일용직은 일자리를 잃거나 초단시간 노동으로 전락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김상봉 /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최저임금이 오르긴 했지만, 정규직이나 비정규직보다 훨씬 월급이 적은 상황이거든요. 근로 시간이 짧으니까 훨씬 열악한 생활을 하게 되는 거죠. 고용률이 아니라 삶의 질, 고용의 질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지난해 말 국가인권위원회는 수당이나 보험 등의 혜택을 못 받는 초단시간 노동자의 인권이 열악하다며 개선을 권고했습니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초단시간 노동자 대책 마련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YTN 고한석[hsgo@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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