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땅콩회항 박창진 사무장, 우리 모두 실체 없는 두려움에 맞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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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05. 오후 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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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땅콩회항 박창진 사무장, 우리 모두 실체 없는 두려움에 맞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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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땅콩회항 박창진 사무장, 우리 모두 실체 없는 두려움에 맞서길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박창진 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장,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 개그맨 정범균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을이 웃어야 한국 경제가 웃는다, ‘을아차차 상생경제.’ 오늘도 수요일 이 시간 함께 해주시는 두 분 모십니다. 민생경제연구소 안진걸 소장님, 개그맨 정범균 씨, 어서 오세요.

◆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 개그맨 정범균(이하 안진걸, 정범균)>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두 분은 무엇 무엇의 대명사 있어요?

◆ 정범균> 자상한 아빠? 아빠 대명사. 아빠의 대명사, 이런 거 좋죠.

◇ 김혜민> 그래, 그게 진정한 행복이죠. 진짜 인정이고, 딸한테 받는 인정이 최고에요. 우리 안진걸 소장님은 어떤 대명사 듣고 싶어요?

◆ 안진걸> 저는 우선 민생정책 전문가다, 서민경제 살림 지킴이다, 이런 건 좋지 않아요. 열심히 했는데, 국민들 불평등, 민생고, 양극화 문제 지금도 해결이 제대로 안 되고 있기 때문에, 민망하고 죄송하더라고요. 오히려 나중에 언젠가 그런 문제들이 많이 해결돼서 그때쯤에는 아휴, 저 젊은이가 그래도 서민경제를 살린다고, 억울한 이들을 위한다고 발로 뛰었던 사람이지 하면서 을들을 위해서, 서민을 위해서 발로 뛰는 사람의 대명사가 나중에 되고 싶어요.

◇ 김혜민> 제가 오늘 이걸 왜 여쭤봤냐 면요. 갑질 하면, 생각나는 회사. 오늘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오늘 안진걸 소장님이 오늘의 을아차차의 주인공을 소개해주실 거예요.

◆ 안진걸> 가까이서 지켜보기에도 정말 안타까운 시간을 보낸 분입니다. 땅콩 회항의 소용돌이를 겪고 났더니 이번엔 물컵 갑질에, 오너 일가 전체의 갑질이 만천하에 공개된 회사, 바로 대한항공이죠. 대한항공 갑질의 역사, 그 피해의 역사의 한복판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분입니다. 박창진 당시 사무장님. 지금 현재 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장님 오셨습니다.

◇ 김혜민> 반갑습니다.

◆ 박창진 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장 (이하 박창진)>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우리 정범균 씨도 땅콩 회항이 생생히 기억나죠, 시간이 조금 지났지만요?

◆ 정범균> 그럼요. 워낙 큰 사건이었고요.

◇ 김혜민> 개그맨들이 이슈로도 쓰고 그러지 않았어요?

◆ 정범균> 그럼요. 이런 것은 많이들 풍자하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기억을 잘하고 있죠.

◇ 김혜민> 그게 몇 년 됐어요?

◆ 박창진> 2014년 12월 5일 발생했고, 이제 4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 김혜민> 사람의 인생이 이렇게 바뀔 수 있구나, 이런 생각을 하실 것 같아요. 평범한, 비행하는 사람이었다고 본인은 생각하셨을 것 아니에요.

◆ 박창진> 그 사건이 처음 발생했을 때 저는 혼돈의 상태였던 것 같고, 그다음에는 피해의 무게에 눌려서 어떻게 생존해야 하는지 생존 게임에 내몰렸던 것 같아요. 4년의 과정이 지나고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의 자의식을 깨닫고, 세상에 우리 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동력이 생기는 모습까지 오는 모습에 있어서는 스스로 어떤 틀을 깨는 계기가 되었고, 그 과정 중에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부정적인 일로 시작됐지만, 지금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 안진걸> 지금은 되게 목소리도 밝아지셨잖아요. 2014년 12월 달에 참여연대에서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땅콩 회항뿐만 아니라 사실 여러 스튜어디스들이나 사무장님의 정말 있을 수 없는 갑질과 폭력을 저지른 것이거든요. 그래놓고 반성문을 발표한다는 게 정말 유명한 반성문이다. 반성이 하나도 없어요. 내용이 그거예요. 직원들이 잘못해서 혼내준 것이라는 거예요. 역사상 최악의 반성문으로 꼽힐 정도이고, 그런 일을 서슴지 않았던 시절인데, 그때 우리 사무장님이 비하인드 스토리인데요. 두 가지예요. 왜 그때 원래 비행 일정이 아니었는데, 조 씨 일가가 타는 비행기에 사무장으로 뽑힌 걸까. 가장 에이스로 잘하는 분이니까 실수 없이 하라고, 비유도 맞추라고 뽑힌 거예요. 그런데 그런 황당한 일을 당했고, 두 번째로는 저희가 고발한다고 언론에 보도가 나가니까 아주 힘없고, 너무 고통스러운 목소리로 누군가에게 연락이 왔어요. 사무장님이셨어요. 당시 익명으로.

◇ 김혜민> 당시 익명으로 참여연대에.

◆ 안진걸> 저희들도 깜짝 놀랐어요. 철저하게 익명으로 해달라고 하시면서 너무 무섭고 두렵다고 하지만 본인이 겪었던 끔찍한 경험과 그것을 은폐하려는 회사의 공작. 심지어 그것을 직원들의 잘못으로 돌리는, 심지어 국토부 직원과 대한항공 간부의 결탁까지요. 다 팩트입니다. 너무 무시무시하더라고요.

◇ 김혜민> 그러게요. 어떤 마음으로 참여연대에 전화하실 생각을 하셨어요?

◆ 박창진> 중간에 여러 가지 단계가 빠지기는 했는데요. 평소에 아시던 분이 참여연대 쪽 하고 연결이 돼서 솔직하게 얘기하는 것이 좋겠다고 의견을 내셔서 말씀을 드리게 된 겁니다. 제일 큰 분노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제가 말할 수밖에 없었던 큰 이유가 됐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책임회피용으로 은폐를 했고, 거기에 변명을 한다는 것은 인간인지라 이해할 수도 있다고 할 수 있지만요. 타인의 잘못으로 전가했다는 게 큰 문제였던 것 같아요. 당시 저도 마찬가지고, 같이 근무했던 승무원들의 잘못이다, 라고 이야기를 했고, 그게 당연하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던 것이 그게 저로 하여금 이것은 아니다. 나라도 얘기를 해야 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 정범균> 그런데 그런 말 하는 게 쉽지 않은데요. 왜냐하면, 안정적인 직장이었잖아요. 눈만 한 번 감으면 되거든요.

◆ 박창진> 그런데 그 당시 기내 상황을 많은 분들이 들으셔서 아시겠지만, 제가 느꼈던 것은, 지금에 와서는 제가 많이 회자되다 보니까 그 당시 여승무원의 입장은 많이 배제되어 있는데요. 현장에 있던 여승무원도 저와 마찬가지로 선택이 되어서 처음 그 자리에 서게 되었고, 저랑은 원래 알던 사이가 아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그분의 책임자로 간 입장에서 볼 때, 또 한 인간, 연장자로서 볼 때 너무나도 끔찍한 인권 침해를 당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이것은 막아야겠다는 생각을 했고요. 그래서 제가 대꾸 아닌 대꾸를 하게 되었고, 제가 내리게 된 과정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 이후에도 본인의 잘못을 모르고 있고, 여승무원 탓과 제 탓을 하고 있다는 것에 정말 바른 세상인가. 세상이 바로 가고 있는가, 라는 의문을 갖게 된 것이죠.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어떤 것들이 제 마음속에서 생겨났던 것 같습니다.

◆ 안진걸> 이 ‘을’들의 수난을 우리가 많이 잊어버리게 되잖아요. 이렇게 분노하면서도 4년 전에 사무장님이 어떤 일이 있었는지 하나만 더 말씀드리면요. 가변 비행기를 뒤로 돌려서 모든 승객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사무장님을 너 내려, 가던 비행기를 돌려서 너 내려라고, 기억나시잖아요. 그 2억 1만 리 뉴욕 공항에다가 사무장님을 내려놓고 왔어요. 만일 우리가 그 직원이라고 한 번 생각해보세요.

◆ 정범균> 택시도 그렇게 내리라고 하면 못 내려요. 택시도 강변북로에서 내리라고 하면 못 내립니다.

◇ 김혜민> 이게 말이 됩니까.

◆ 안진걸> 그래놓고 여기에 하나 더 있습니다. 그래놓고 10시간 넘게 대기를 시킨 다음에 한국으로 들어오라고 해요. 한국으로 들어오자마자 휴식을 취한 다음에 위로를 받은 것이 아니라 간부들이 바로 불러서 다 네가 잘못한 것으로, 왜냐하면, 국토부의 조사를 받으니까 다 네가 잘못한 것으로 진술하라고 강요를 합니다.

◇ 김혜민> 아니, 얼마나 무서우셨어요?

◆ 정범균> 뉴욕 공항에 계실 때 그러면 무슨 생각 하셨어요?

◆ 박창진> 그때는 똑같은 지표면 위에 제가 있는 게 아니라 땅속으로 한 수 킬로 저 혼자 밑에 들어가 있는, 관속에 들어가 있는 느낌 같은 걸 느꼈어요. 그때 돌아오는 비행기를 타는데 10시간 정도를 호텔에서 대기하는데요. 호텔에 갔을 때 호텔에 방이 없으니까 제가 이미 사용하고 나온 방을 배정해줬는데요. 그 방이 보일러도 안 되고, 물도 안 나오고, 그런 상태였어요. 이불도 없고요.

◇ 김혜민> 이불은 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 박창진> 왜냐하면, 그 호텔이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호텔이라는 개념보다 인(Inn)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개념의 곳이기 때문에요. 직원들이 없었죠. 메이드라고 하시는 분들이 없기 때문에 지원이 안 됐었고요.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좌석을 배정받는데 저희가 팀장급이면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을 주게 되어있는데, 배정받았던 자리가 이코노미 제일 뒷자리, 그리고 화장실 옆자리. 그때 이미 아, 내가 어쩌면 내쳐지는 존재가 되는구나, 하는 것은 직감을 했죠. 그러나 이만큼 일이 커질 줄은 몰랐죠.

◇ 김혜민> 그러게요. 그런데 지금 중요한 건 이런 고생과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처벌을 받은 사람이 제대로 없지 않아요? 조현아 씨도 받기는 받았지만, 결국은 집행유예로 풀려났죠?

◆ 안진걸> 네, 대한항공 땅콩 회항 전후로 해서 많은 제보가 쏟아졌는데요. 일단 팩트는 확인된 것이잖아요. 뒤로 돌리고, 폭언을 일삼고, 강제로 내리게 만들고요. 그 행위에 대해서는 일부 처벌을 받았는데,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으면서 바로 빨리 풀려나 버린 것이고요. 그다음에 사무장님이라든지, 이분들이 계속 저항을 하기는 했는데, 어쨌든 그것이 아주 조직적으로 분출이 덜 되면서 소강 국면으로 가버린 거예요. 그러면 우리는, 저도 착각을 했어요. 사무장님의 큰 고통을 통해서, 또 우리가 고발까지 되고, 당시 조현아 씨는 구속까지 됐기 때문에요. 이제 개선이 되었겠지 했는데, 하나도 개선이 안 되고 어떻게 보면 가족 전체로 그것이 퍼져서 최근에 더 심각하게 드러난 거죠.

◇ 김혜민> 잠깐만요. 하나도 변한 게 없었어요, 진짜?

◆ 박창진> 그렇죠. 4년 동안 불이익이 저에게 고스란히 전가되는 과정이 있었는데요. 광범위하게 말씀드리자면,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어쩌면 경제적인 규모에서는 서 있지만, 저도 마찬가지이고, 제 개인적인 친분으로 서지현 검사님이나 이런 분하고 얘기를 해보니, 미투 운동도 마찬가지고, 기존 사회 규범에서 반기를 드는 행위를 한다든지, 그게 내부 고발자의 입장이 된다고 했을 때 우리 사회는 보호막이 전혀 없는 거예요. 우리가 흔히 미국 드라마나 선진국 영화들을 보면, 어떤 보호 장소를 마련해주고, 국가가 어떤 변호사를 지원해주고, 그런 게 전혀 없고, 개인이 혼자서 생존해내야 해요. 사회적인 고발을 하고 나서 그다음에 생존은 개인에게 오롯이 돌아가는 거죠. 그 과정이 지금도 저희 회사 내부에 가끔씩 올라오는 저에 대한 비난 중에는 유명해져서 일 잘 풀려서 저러고 다닌다. 이런 이야기가 있는데요. 생각해보시면 변호사를 하나 구하는 것도 얼마나 어려운 과정이며, 거기에 쓰는 비용이라든지, 또 이런 인터뷰를 하게 되는 과정까지도 어마어마하게 개인이 하기에는 힘든 일들이 많거든요.

◇ 김혜민> 그렇군요.

◆ 박창진> 그런 면에서 우리가 사회적으로 많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을 저도 체험적으로 많이 하게 되었고, 그럴 시점인 것 같기도 하고, 그런 문제들이 남아있다 보니, 제도적인 뒷받침이 안 되다 보니까 이런 갑질이라든지, 이미 강한 권력을 쥐고 계신 분들이 반복해서 똑같은 행위의 범죄 행위를 서슴없이 저지를 수 있는 사회 문제가 항상 있는 것 같아요.

◇ 김혜민> 해결이 안 되는군요.

◆ 정범균> 지금도 그러면 회사 다니실 때 약간 불편하거나 이런 게 있으시겠어요?

◆ 박창진> 당연히 많죠. 왜냐하면, 저희가 노조까지 만들게 되다 보니까 상습적인 체증이라든지, 소위 말하는 CCTV가 항상 작동이 되고 있는 것 같고요.

◇ 김혜민> 그러니까 이런 거잖아요. 너 잘못 하나만 해봐, 하고 지켜보면 솔직히 그러면 안 걸릴 게 없거든요. 얼마나 긴장되고, 힘들고, 피곤하고, 그러시겠어요.

◆ 박창진> 네, 그런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제가 했던 어떤 일들이 있을 수 있겠죠. A, B, C라는 단계를 거쳐서 밥을 먹는다고 하면요. 마지막 단계에 숟가락 놓치는 장면만 올라가 있을 때 상황하고요. A, B, C, D 상황이 다 나왔을 때는 다른데요. 또 그런 상황이 사소한 일이고, 개인이 알 수 없는 일인데도 불구하고 그런 익명 게시판이나 사내 게시판에 올라오는 것을 보면 감시를 통한 공포감 조장이라든지, 또 어떤 사람이 그런 일을 당함으로 인해서 다수에게 교육을 시키는 거죠. 충성심을 보여야 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네가 어떤 일을 당할 수 있는지 본보기로 보여주는 행동을 끊임없이 하고 있는 게 현재 상황입니다.

◆ 안진걸> 저분들이 그래서 최근 몇 달 동안 대한항공, 아시아나 직원, 노동자들 광화문에서 집회한 것이 뉴스에서 엄청 많이 나왔잖아요. 시민들도 응원해주고요.

◇ 김혜민> 이제 가면도 벗으시더라고요.

◆ 안진걸>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쓰고, 몇 번 하셨잖아요. 그런데 8월 24일 날 처음으로 우리 이제 가면 벗자, 왜냐하면, 아시아나에도, 대한항공에도 이제 멀쩡하고 제대로 된 노동조합도 생기고 직원 연대도 활동 열심히 하고 있고요. 무엇보다 시민들이 응원을 엄청 해주시니까요. 그래도 노조 활동이나 직원 연대 활동 하셨던 분들 막 장거리로, 원치 않는 곳으로 부당한 발령도 이 순간에도 벌어지고 있고요. 그래서 우리 국민들이 조금 더 응원해주셔야 해요.

◆ 정범균> 아니, 어디로 발령을 받으세요?

◆ 박창진> 갑자기 오늘 저녁 직원 연대라는 노조를 만들기 위해서 회의를 하고 있는데, 문자가 와요. 제주도로 발령 났습니다. 부산으로 발령 났습니다.

◇ 김혜민> 그런데 원래 노동법 상 본인의 주거지가 아닌데 그렇게 예고 없이 못 해요.

◆ 안진걸> 그것들이 다 부당 발령으로 되어 있죠. 그런데 회사가 이런 거잖아요. 괴롭히려고 먼저 해고나 부당 발령해놓고, 그래서 우리가 지방 노동 사무소에 신고하고, 진정 내고, 소송하고, 이것은 얼마나 지난하냐고요. ‘을’들의 진을 빼는 작전입니다.

◇ 김혜민> 그리고 진짜 사무장님이니까 그렇게 하지, 그걸 누가 회사하고 상대로 그렇게 싸울 수 있겠어요. 그러면 그런 경우가 많다는 거예요?

◆ 박창진> 그렇죠. 지금도 진행이 되고 있고, 그것과 관련해서 저희가 지금 소장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힘 빼기 작전인 거죠. 제도는 있습니다. 저희가 진정을 할 수도 있고, 하지만 그게 1년이 걸리고, 2년이 걸리고, 3년이 걸리고, 그 후에 그게 다시 원상 복귀가 된다거나 원래 권리가 회복된다는 보장도 없는 것이고요. 그런 면에서 제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개인의 인권이라든지, 거기에 대한 서포트를 잘할 수 있는 국가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간절하게 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그리고 대한항공하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보다 나은 대한항공, 또 오너 일가가 당연히 오너 일가의 권리는 인정합니다. 저희 노조도요. 하지만 소위 말하는 빨대 꽂기로 아까 뉴욕 공항이 호텔인데, 그게 없느냐는 얘기를 하신 것처럼 그 이유는 비용 절감이라는 이유로 정말 말도 안 되는 50불짜리 호텔, 그것도 뉴욕인데 ‘뉴욕 워크’라는 데가 있어요. 공항에서 한 시간 정도 가야 하는 곳에 있는 거예요.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곳에 있는 거죠.

◇ 김혜민> 비행을 하고, 또 한 시간을 가야 거기에서 머물 수 있는 거예요?

◆ 박창진> 그것은 왜 그럴까요? 그 적은 돈이라도 아껴서 내 주머니에 넣겠다는 오너 일가의 경영 방법이 녹아든 거죠. 그런 것을 하지 말라는 거예요. 정당한 돈을 가져가라.

◇ 김혜민> 지분을 행사해라, 정당하게.

◆ 박창진> 그리고 기본적인 인권, 국가가 보장하고자 했던 휴가권이라든지, 지금 주 52시간을 얘기하고 있고, 연차 휴가는 다 사용하십시오. 혹은 여성의 사회적 진출에 따른 생리휴가라든지, 이런 건 다 보장하겠다고 하는데, 그런 것을 안 주고, 아껴서 인력 절감을 해서 돈을 아끼겠다는 것. 그런 것은 오너 일가가 막강한 힘으로 경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밑에 있는 사람들이 무작정 따르고 있는 거죠. 이런 것들을 견제하는 세력으로, 우리가 대한항공을 더 건전하게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 거죠.

◆ 정범균> 건전한 게 아니라 당연한 것을 원하는 거네요. 당연한 것을 원한다.

◆ 박창진> 저 또한 우리 사회가 기본적으로 제가 초, 중, 고 시절에는 인권이라든지, 노동권에 대한 교육이 없었기 때문에요. 처음에 땅콩 회항 때 회사가 일방적인 강요를 한다든지, 희생을 강요할 때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 와중에 보니 예를 들면, 이런 거죠. 저와 회사의 관계는 제가 노동을 제공하고, 회사는 거기에 대한 비용을 주는 거죠. 그런데 그 이상의 것을 원했다는 거죠. 제 자존감이라든지, 제 인권까지 팔아라. 그래서 이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자의식을 하게 된 것이고, 이게 문제의식이 되었는데, 우리 사회에서는 그런 사람은 이상한 사람이야.

◇ 김혜민> 유별난 사람.

◆ 박창진> 그래서 제가 뭇매를 초기에 많이 맞았고요. 저도 안티라고 하는 분들이 끊임없이 저에 대한 얘기를 하시는데요. 과연 이게 정상인가, 비정상인가에 대한 문제인 것 같아요. 저 같은 일을 다른 형태로 당하고 계신 분들이 수없이 많이 있어요. 지금. 그래서 경제 성장도 중요하지만 내실 있고, 제도적으로 우리 국민들이 자기의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는 국가로 가는데 초석이 우리 대한항공 연대가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혜민> 제가 방송을 통해 이런 투사들을 만나면요. 우리 안진걸 소장님처럼 대놓고 투사가 있고요. 어쩔 수 없이 나는 열심히 살았는데, 사회가 나를 투사로 만드는 경우가 되게 많아요. 그런데 대부분 그래요. 그런 분들이 그것을 그냥 내 운명이려니 받아들이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투사가 되어서 싸워주시니까 이 사회가 그래도 한 걸음, 한 걸음 나간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요. 마지막으로요. 눈을 감았다 뜨면 마법처럼 한 가지가 바뀔 수 있다면 어떤 것을 바꿔보고 싶으세요?

◆ 박창진> 제가 만약에 눈을 떴는데 달라지는 세상을 꿈꾼다면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실체 하지 않는 두려움에 대한 공포가 없어지길 바랍니다.

◆ 정범균> 눈 떴는데 4년 전으로 똑같이 돌아가더라도 지금과 같이 똑같이 하실 겁니까?

◆ 박창진> 네, 저는 똑같이 할 것 같아요. 우리가 지금 저희가 노조도 만들고, 많은 동력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지만, 솔직한 말씀을 드리자면, 동료들 내부에서 아직도 인사 불이익이라든지, 두려움이 많아요. 그렇지만 저를 보면 아시겠지만, 정당한 일에 매진해서 나갈 때, 또 내 용기를 믿고 그 자리에 간다고 하면 잘못될 게 없어요. 그런데 그게 자꾸 우리 사회에서는 정당하거나 바르게 가면 잘못된 거다. 이렇게 얘기하는 게 잘못된 거죠. 그래서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거창하게 정의나, 정의롭지 못한 것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지는 않고, 이게 정상이냐, 비정상이냐를 얘기하고 싶어요. 실체 없는 두려움이 없어지는 세상, 그 세상이 제가 눈을 뜨면 왔으면 좋겠습니다.

◇ 김혜민> 사무장님 때문에 한 걸음 더 나갔다고 생각합니다.

◆ 안진걸> 2014년 12월 어느 날 사무장님의 전화가 갑을 문제의 역사를 바꾸는 전화였어요. 전화 한 통이 진실을 알려냈거든요. 한국 조 씨 일가의 거짓말을 폭로해내고, 정말 고마운 전화였습니다. 전국의 ‘을’들에게 억울함을 폭로하고 나서라고 강요할 수는 없겠지만, 용기 있게 나서면 분명히 세상이 바뀐다. 이런 희망은 공유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정범균> 제가 비행기를 며칠 전에도 타고, 태풍 칠 때 타가지고 진짜 무서웠어요. 그런데 딱 착륙을 하는데 살았다는 생각이 드는데, 나오실 때 사무장님처럼 승무원들께서 나오시는 모습이 너무 멋있는 거예요. 잊히지 않는 거예요. 나를 살려준 사람처럼 보이거든요. 그래서 많은 것들을 바라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저는 이제는 이런 것과 싸우고 신경 쓰는 게 아니라 진짜 바람과 비행기만 신경 쓸 수 있는 사무장님이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 박창진> 제가 한 말씀 더 드리고 싶은데, 아까도 말씀하셨지만, 제가 어떤 의식을 가지고 있거나 소위 말하는 잘난 사람이라서 이런 일이 생긴 게 아니라 자각한 한 개인. 우리가 나는 별 볼 일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이 사회를 바꿔나갈 수 있는 것 같아요. 개인이 사회를 바꿔나가는 거고, 역사를 새로 쓰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회에도 이 얘기를 전달해주고 싶지만, 우리 대한항공 동료 여러분들도 조금 더 용기를 내셔서 여러분과 우리가 함께 하면, 우리 대한항공도 바뀔 수 있고, 우리 사회도 바뀔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김혜민> 네, 정말 대한항공 직원분들 힘내시고요. 또 이 땅의 갑질에 신음하고 있는 을들도 다시 한 번 응원과 격려를 드립니다. 오늘 함께해주신 민생경제연구소 안진걸 소장, 개그맨 정범균 씨, 대한항공 직원연대 지부장 박창진 지부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안진걸, 정범균, 박창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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