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제2의 벤처붐, 쉬운 창업과 정직한 실패가 핵심

[생생경제] 제2의 벤처붐, 쉬운 창업과 정직한 실패가 핵심

2017.11.03. 오후 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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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제2의 벤처붐, 쉬운 창업과 정직한 실패가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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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PD
■ 대담 :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 김우성PD(이하 김우성)> 정부가 어제 혁신창업을 통한 제2의 벤처붐을 조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기억하시겠지만, IMF를 비롯한 여러 경제 위기 상황에서 벤처, 과거에도 기회이자 여러 가지 과실을 가져다줬습니다. 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여러 방안도 마련하고 3대 추진 방향, 10대 과제 등을 구성했습니다. 무엇보다 3년간 10조 원에 관련된 돈을 구성해서 누구나 창업할 수 있는 환경 만들겠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실효성이 있을까요? 실제로 벤처가 우리 경제에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어떤 기여가 될 수 있을까요. 벤처계의 선구자, 최초의 벤처라는 타이틀이 붙으신 분이죠,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이십니다.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 연결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이하 이민화)>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정부가 제2의 벤처붐이라는, 연속성도 있어 보이는데요. 창업을 과제로 한 벤처붐 만들겠다고 계획을 밝혔습니다. 전체적으로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이민화> 의지 자체는 높게 평가합니다. 한국이 혁신성장 하려면 벤처를 빼고 할 수는 없겠죠. 그렇지만 방법론에 대해서는 아직은 여러 가지 아쉬운 점들이 많이 있네요.

◇ 김우성> 큰 틀에서는 방법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해주셨는데요. 지금 이렇게 창업과 벤처를 끌고 나온 것, 물론 일자리라는 패러다임, 4차 산업 배경 등 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요. 큰 배경과 근거는 어떻게, 뭐라고 보십니까?

◆ 이민화> 결국 혁신의 주역이 누구냐, 하면 벤처이죠. 혁신은 창업과 과거 없던 새로운 도전을 통해 사업을 만들어가는 것이니까 이러한 혁신의 주역인 벤처를 키우지 않고는 혁신 성장은 불가능하겠죠.

◇ 김우성> 혁신, 지금의 구조로는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 어렵다는 평가. 많이 말씀드렸는데요. 그 혁신의 중심은 벤처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3개 추진 방향, 10대 과제 등을 밝혔는데요.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이민화> 큰 패러다임 자체가 30조 모험자본을 투입하고, 또 2천억의 성장 사다리 자금을 투입한다. 이와 같이 자본 투입 중심의 정책은 이미 한국의 혁신성장에 적합한 정책이 아닙니다. 정부가 자원을 투입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 자본이 투입되도록 선순환 생태계를 만드는 게 정부의 일이죠. 이미 2000년도 1차 벤처붐 때는 이러한 정부의 자금 없이 세계에서 많은 창업이 이뤄졌고, 이스라엘 중국이 벤처 생태계를 만들어냈죠. 자본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건 회수 시장을 잘 만들어 지면, 코스닥 상장해서 수익을 실현하고, 그리고 M&A를 통해서 매각을 통해 수익을 실현하고, 이러한 회수 시장이 잘 만들어지면 자연적으로 수익을 실현할 수 있으니 민간 자본이 들어오는 거죠. 이러한 생태계를 만드는 게 정부의 역할이죠.

◇ 김우성> 정부도 사실 재원을 전체적으로 책임진다고 하기보다 민간이 반 정도 관심을 갖고 참여하겠다. 정부도 반 정도 내겠다. 말씀하셨던 자발성에 대한 고민이 있는 것 같긴 합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이민화> 정부가 반도 내도 안 되는 거죠.

◇ 김우성> 지금 혁신 모험펀드라는 게 낯설고 청취자분들께서 모르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 이민화> 민간의 혁신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서 세제 혜택을 주는 펀드를 만드는 거죠. 엔젤 투자가 세제 혜택들이 있는데요. 여러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세제 혜택을 통해서 민간의 유인을 촉진하는 건 좋아요. 그런데 과도한 세제 혜택은 오히려 반기업정서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스톡옵션 세금 감면 같은 문제는 득과 실이, 빛과 그림자가 있습니다. 그래서 스톡옵션을 통해서 인재 유입이 어려운데, 그것이 세금 감면 때문에 생기는 문제는 아닙니다. 기업들이 스톡옵션 제공을 안 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예요. 제공자의 문제이지 수혜자의 문제는 아닙니다. 제공을 안 하는 이유는, 회계기준 때문에 안 하는 거거든요. 조금 어려운 얘기이지만, 회계기준을 손보는 게 바른 방향이고, 과도한 면세 혜택을 주는 것은 나중에라도 역풍을 맞을 우려가 크죠.

◇ 김우성> 초기 벤처투자, 엔젤 투자에 대해서는 3천만 원 이하 100% 소득공제 얘기도 나왔고요. 스톡옵션 비과세 부활도 말씀하셨던 여러 고민거리가 있다고 하셨는데요. 민간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선순환할 수 있는, 회수를 포함해 선순환 할 수 있는 생태계라는 말이 와 닿습니다. 인위적이면 생태계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시잖아요. 보완할 수 있는 방향성, 어떻게 가야 합니까?

◆ 이민화> 그건 우리가 안 해 본 것이 아니라 2000년도에 해봤죠. 2000년도 대한민국 벤처 창업 숫자가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숫자보다 많았어요. 그리고 우리 그 당시 민간 투자 금액이 2조가 넘었고, 엔젤투자도 5천억이 넘었습니다. 우리가 실리콘밸리를 배운다, 이스라엘 배운다, 이런 게 아니라 우리가 2000년대 어떻게 했는가, 배우는 게 중요하죠. 그런데 우리 2000년 벤처 생태계를 만든 핵심이 강력한 회수 시장이었습니다. 코스닥이 그때는 주식회사였거든요. 1년에 200개 이상씩 상장을 시켰어요. 그리고 상장 기간도 창업에서 7년 정도로 굉장히 짧았습니다. 많이 상장하고 짧게 시간이 걸리니까 민간 투자가 유입되어 들어온 거죠. 즉 회수시장이 만들어지면 민간투자가 이뤄집니다. 지금 코스닥은 코스피에 거래소 합병되고 나서 상당히 부진했다가 조금 회복 중이지만, 아직 미진합니다. 거기에다가 지금 상장에 걸리는 평균 시간이 13년이 넘어요. 창업 초기 투자가 사라지고 있는 거죠. 그러면 그것을 메우기 위해서 M&A 시장이 활성화되어야 하는데, 반대기업정서 때문에 이게 활성화가 잘 안 되고 있어요. M&A 시장 활성화가 지금 대한민국 혁신 성장에서 딱 하나 꼽으라면 가장 중요한 요소일 겁니다. 대기업의 혁신과 벤처의 시장 확산과 투자가들의 투자 자본 회수, 그 세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게 M&A 활성화죠.

◇ 김우성> 과거 제1 벤처붐이라고 표현해도 될 텐데요. 그때의 시장의 역할, 회수 시스템을 얘기해주셨고요. 지금 스타트업이라는 표현으로도 설명이 가능할 것 같은데요. 잘 키워서 가능성 있는 기업들, 대기업 큰 돈의 M&A 합병을 하거나 사 가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는 지금 여러 대책에도 포함되어 있지만, 실패에 대한 두려움, 실패에 대한 재기 기회가 없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실제 과거 경험도 해보셨을 텐데요. 어떻습니까, 실패에 대한 부분들을 어떻게 보십니까?

◆ 이민화> 그렇습니다. 혁신은 기본적으로 실패를 전제로 하고, 따라서 실패에 대한 안전망이 없으면 혁신은 사라지고 공무원 시험 보러 가는 거죠. 따라서 혁신의 안전망이라는 것이 정직한 실패를 한 사람은 신용불량자가 안 되게 하면 되거든요. 유럽의 중소기업법 2조가 정직한 실패 기업인의 재기를 원칙적으로 지원하는 겁니다. 그러려면 대한민국 매우 잘못된 주식회사 제도가, 주식회사 창업자에게 무한연대보증 시키는 제도예요. 원래 주식회사는 유한책임회사입니다. 한국만 지금 무한책임회사로 만들어 놓았거든요. 이것을 정상화시키는 게 비정상을 정상화시키는 게 필요하고요. 그 첫 단추가 지난 정권에서 했던 창업자 연대 보증 면제이죠. 7년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기술 창업 7년 이내 창업에 대해서는 정부 보증에 대해서는 연대 보증 안 하게 되어 있죠. 확산되어야 하는 거죠.

◇ 김우성> 김동연 부총리 역시 실패 경험마저 사회 자산으로 축적되고 투자가 선순환되는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얘기하면서 많이 보도되는 건 아모레퍼시픽 같은 회사에 창업 휴직제, 벤처 차리러 나갔다가 실패하면 다시 회사로 돌아오게 만드는 것도 있더라고요. 이러한 제도도 보완될 수 있을까요? 앞서 말씀하신 구조조정 문제도 있습니다만, 이러한 문제는 어떻게 보십니까?

◆ 이민화> 상당히 부분적으로, 크게는 아니고 굉장히 작은 부분에서 역할을 하죠. 재복귀 제도는. 가장 중요한 것은 복귀 문제도 있지만 신용불량 문제입니다. 신용불량이 안 되게 하고. 지금은 재기 기업인 지원 제도가 있는데, 선별해서 재기 시키겠다는 거예요. 그런데 그렇게 되면 안 되죠. 선별하지 않고 정직한 기업인이라면 원칙적으로 재기가 되도록 해야죠.

◇ 김우성> 앞서 유럽 사례를 말씀해주셨는데요. 정직한 실패에 대한 사회적 지원, 이런 부분들 많은 분들이 끄덕일 것 같습니다. 벤처는 4차 산업혁명과 AI나 여러 기술 플랫폼의 변화에 따르면 필수적일 수밖에 없을 텐데요. 정부도 방향은 제대로 잡았지만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했는데, 방법론적으로 더 확대되고 더 안정될 수 있는 것들, 앞서 금융 부분도 말씀해주셨지만 창업 자체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요?

◆ 이민화> 창업이 쉬워야 해요. 목숨 걸고 창업하는 창업은 많은 사람들 하기 어렵잖아요. 그래서 실리콘밸리를 보면 2000년도 평균 창업 자금이 500만 불이 투입됐어요. 그런데 지금 얼마냐, 5,000불입니다. 천분의 1로 줄었어요. 창업이 쉬워졌잖아요. 5,000불만 투입해서 창업하게 되면 그건 쉽게 창업할 수 있죠. 이게 가벼운 창업 생태계입니다. 그래서 개별 기업을 지원하는 건 이제는 줄여야 합니다. 개별 기업 지원이 아니고 창업 생태계가 첫 번째가 오픈소스예요. 실리콘밸리 첫 번째가 오픈소스. 내가 프로그램 만드는 것을 5%만 한다는 거예요. 95%는 남들이 한 것을 공유한다. 두 번째는 클라우드입니다. 클라우드를 통해 내가 개별적으로 서버를 가지지 않는다. 세 번째가 혁신 생태계예요. 내가 설비를 따로 가지지 않는다는 거예요.

◇ 김우성> 말씀하신 쉬운 창업이라는 게 사례를 들어서 말씀해주신 것 같습니다. 이러한 부분을 지금 여력이 부족하거나 정부가 추진했으면 좋겠는데, 가능할까요?

◆ 이민화> 당연히 가능하죠. 이미 2000년대 우리 세계 최고를 만들어봤습니다. 당연히 가능하고요. 개별 지원을 하지 말고 전체 생태계를 만들고 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 즉 게임의 규칙을 만드는 게 정부의 일이고 심판을 봐야지. 정부가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지원하게 되면 레몬 마켓 생기거든요. 그러면 거기에 또 나쁜 사람들 골라내기 위해서 규제를 해야 해요. 그러면 또 사람 손 들어가고. 그러다 보면 선량한 창업자도 불편해지고. 지원을 최대한 줄여나가야 합니다.

◇ 김우성> 단물만 빼먹고 오히려 생태계를 혼란시키는 것들에 대한 부작용까지 있을 수 있기에 말씀하신 것들 보완해서 됐으면 하는 바람도 가집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이민화>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이시죠,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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