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최저임금 절반도 안되는 한계일자리 급증

[생생경제] 최저임금 절반도 안되는 한계일자리 급증

2017.03.21. 오후 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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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최저임금 절반도 안되는 한계일자리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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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

- 최저임금 절반밖에 안되는 일자리 늘어가는 상황
- 노동권 사각지대 한계일자리 급증현상
- 시간제 일자리 등, 임시직마져 줄어든 것 최악으로 치닫는
고용상황 보여주는 것
- 근본해결방안 소득관련 정책, 실제로 보여줄지는 미지수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김성희 고려대학교 노동문제연구소 교수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통계청은 다양한 국민경제, 생활에 대한 통계 자료를 만들고 있는데요. 2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 수가 2,578만 8천 명이라고 합니다. 1년 전보다 37만 명가량 늘어서 1.5% 증가했다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그런데 내용을 들여다보니 상황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취업자 대부분이 아르바이트나 일용직, 임시직, 아르바이트와 같은 단기 취업자이기 때문이고요. 단기 취업자 수가 통계청 조사 결과 400만 명을 넘습니다. 대부분 근무 시간도 짧고 소득이 적습니다. 현재 여러 가지 문제점을 일으키는 한계 가구, 어려운 청년세대도, 노년 준비가 안 되어 있는 노후 세대도 다 포함된 이야기일 텐데요. 어떤 점을 보아야 하며 어떤 점이 중요한지 한 번 지적해보겠습니다. 김성희 고려대학교 노동문제연구소 교수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성희 고려대학교 노동문제연구소 교수(이하 김성희)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단기 취업자 수가 402만 7천 명, 이렇게 발표됐습니다. 6% 가까이 증가한 건데요. 반면에 36시간 이상 일하는 취업자는 조금밖에 안 늘었거든요. 어떻게 이 상황을 비교해보아야 할까요?

◆ 김성희> 고용 동향을 보면 취업자도 늘었지만 실업자도 동시에 늘었습니다. 유례를 찾기 힘든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구조인데요. 일을 안 하면 살기 힘들다는 실정을 반영하고 싶은데, 일을 하고 싶어도 마땅한 일자리가 없다는 현상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쉽게 취업할 수 있는 단시간 일자리라도 마다하지 않고 취업하다 보니까 단시간 취업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일을 하고 싶은데 장시간 안정적으로 일할 자리가 매우 부족하다는 거고요. 단시간 취업자들 매우 임금 수준이 낮습니다. 최저임금 보장된 수준에 절반밖에 미치지 못하는, 그러한 낮은 임금을 받고라도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는 것을 고용지표가 보여주고 있습니다.

◇ 김우성> 일을 해서 당장 소득을 얻어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는 얘기이고요. 반면에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는 설명이신 것 같은데요. 초단기 취업자 수, 1주일에 17시간 이하를 일하는 사람을 말하는데요. 10%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굉장히 상황이 위중하다고 볼 수 있나요?

◆ 김성희> 다른 일을 모색하면서 당장 생활비를 위해 일해야 하는 취업대기자, 청년실업자들도 이러한 초단시간 노동에 몰리고 있고요. 주부나 여성들이 가계 생활에 보탬이 되려고 초단시간 일자리를 구하는데, 아르바이트와 같은 일자리밖에 구하지 못한다는 현상을 보여주는 것이 초단시간 취업자의 급증이고요. 초단시간 취업자는 법적으로도 15시간 미만의 경우에 해당하는데요. 그 경우를 보면 유급 휴가와 같은 것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노동권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이거든요. 그 정도로 한계 일자리가 급증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겠죠.

◇ 김우성> 노동권의 사각지대가 넓어져서 정말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당장 아르바이트 수준의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 분들이 늘어나서 이러한 노동 현상이 생긴 건데요. 한편으로는 시간제 근로는 장려하지 않았습니까, 경단녀를 위해서도 그렇고 나가서 쪼개어 6시간, 3시간 일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했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 김성희> 박근혜 정부 국정 노동지표의 핵심으로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 시간제 근로를 확산하겠다, 반듯한 시간제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실제로 나타난 현상은 최저 임금에도 훨씬 못 미치는 단시간 노동자가 늘어나기만 했을 뿐이며 다른 안정적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았죠. 고용률은 여전히 60% 미만 수준에 있습니다. 이러한 고용률 목표를 세우고 시간제 근로 확산 했는데, 오히려 고용률을 높이는데 기여하기 보다는 열악한 일자리를 늘리는데만 기여한 것이 아닌가, 그러한 문제점이 드러났죠.

◇ 김우성> 고용률을 높이자고 만들었는데 정작 질 낮은 일자리가 늘어나는 현상이 됐는데요. 시간제 근로자와 임시일용직 문제도 비교해서 봤더니 임시 일용직대신 시간제 근로자가 늘어난다, 다시 말하면 정부 정책이 부채질하는 건가, 질 낮은 일자리가 많아지는데 부채질을 하는 건가, 이러한 우려 하시는데요. 어떻게 봐야 합니까?

◆ 김성희> 1년 미만의 근속 기간을 가진 일자리가 임시일용직인데요.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줄어들어서 상용직 일자리가 늘어났다고 해서 정규직이 많이 늘어난 것이냐, 그렇지는 않고요. 기간이 좀 더 1년 이상으로 길어진 것뿐인데 임시 일용직이 줄어들어서 좋다고 하는 이면을 봤더니 숨어있는 비정규직도 많지만 이러한 시간제 근로가 급증해서 훨씬 더 사실 임시일용직 중에서도 열악한 처지라고 할 수 있겠죠. 그중의 일부는 시간제 근로를 선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학업을 병행한다거나 가사를 병행한다는 것을 위해서 원하는 사람이 있지만 그 사람들에게도 사실 출퇴근비나 기회비용을, 그 외에 다른 일을 했으면 얻을 수 있는 기대 효과죠, 그보다 미치지 못하는 낮은 임금이기에 그렇게 자발적인 시간제 근로라고 할 수 있느냐, 생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러한 일자리를 선택하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거죠. 그래서 지금 현재 고용지표는 최악의 모습으로 가고 있는 양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시간제 근로가 임시 일용직의 줄어든 틈새를 대체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김우성> 최악의 상황으로 가고 있다. 사실 생각해볼 부분들이 많은데요. 교수님께서 이 분야 전문가이신데요. 일본의 경우에도 프리터족 이야기가 나왔고요. 시간제 일자리를 통해서 나름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들이 많고, 거기에서 가이드를 구하거나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해도 생계가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인데요. 앞서 말씀해주셨지만 우리는 이런 류의 일자리가 최저 생계비에도 못 미친다고요. 그렇게 보면 다른 문제가 있을 것 같은데요.

◆ 김성희> 지금 전체적으로 일본의 경우에도 한창 풍요로울 때 여러 개 아르바이트만 해도 충분히 먹고살 수 있고 해외여행도 갈 수 있다고 했는데요. 사실 장기 불황에 들어가서는 헤어 나올 수 없는 늪으로 작용한 측면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우리의 경우는 훨씬 더 낮은 수준에서 시간제 근로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저 생존비를 벌기 위해서 하고 있다고 할 수 있고요. 그래서 사실 경력단절녀나 여성 취업을 촉진하겠다고 했지만, 다른 일을 하기에 기회비용조차 보전할 정도가 되지는 못하는데, 그 수준에, 50만 원 미만이거든요, 월 임금으로 해서도. 그 정도면 왔다 갔다 하고 쓰는 비용도 제대로 되지 못하는데 그것을 아껴서라도 그 일자리라도 해야겠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기에 우리나라의 고용구조가 얼마나 매우 악성 구조에 처했는지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겠죠.

◇ 김우성> 들으시면서 답답하신 분들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최저 임금이 아니라 최저 생계비에 못 미치는 돈을 벌면서도 어쨌든 또 다른 기회를 모색하는 한계 상황에 놓인 가구가 많다는 건데요. 결과적으로 보면 지금 사실 소득에 대한 이야기가 차기 정부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종종 나오는데요. 위기의 경제 상황, 금리 인상이나 일자리 감소, 이런 부분에서 결국 소득이 무너지면 내수나 여러 경제도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하는데요, 어떻게 보세요?

◆ 김성희> 그렇습니다. 노동 소득의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노동 생활을 해서 생활비를 버는 사람들이 사실 가계 안정을 도모할 수 있고, 소비의 주축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내수 기반이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가장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정도가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데, 노동 소득이 안정적일수록 안정적인 경제 기반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우리의 경우 악성 고용 형태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 기반의 밑동도 허물어지고 있다고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겠죠. 내수를 촉진할 수 있는, 노동 소득의 최소한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정책이 긴요한 정책이라고 할 수 있고, 그런데 주목은 하고 있다고 보는데 과거 이러한 흐름을 단절시킬 정도의 새로운 변화를 일으킬지는 미지수라고 할 수 있겠죠.

◇ 김우성> 아주 악화되고 있는 노동 현장, 노동 소득에 대해서 사회적 관심이 있지만 과연 실천될지 계속 지켜봐야 한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김성희>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김성희 고려대학교 노동문제연구소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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