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가족·공동체'...행복 지수 바닥

'무너진 가족·공동체'...행복 지수 바닥

2017.03.15. 오후 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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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엔 등의 국제기구가 평가한 행복 지수를 보면, 우리나라는 세계 10위인 경제 규모와 걸맞지 않게 항상 하위권을 나타냅니다.

치열한 경쟁 등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족·지역사회 같은 공동체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도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습니다.

이어서 차유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1월 통신사 고객센터에서 전화 응대를 하던 여고생이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우리나라는 하루 평균 40명이 목숨을 끊어,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회원국 가운데 자살률 1위입니다.

가족·학교·지역사회 같은 공동체가 삶을 위로해 주는 버팀목이 되지 못하는 게 주된 이유로 꼽힙니다.

[곽민미 / 서울 논현동 : 혼자 자취하다 보니 혼밥을 많이 먹게 돼요. 그럴 때면, 가족단위로 온 사람 보면 혼자 밥 먹고 있는 제가 되게 불쌍하기도 하고 서럽기도 하고….]

실제로 이번에 처음 발표된 국민 삶의 질 지수를 보면 10년 전보다 조금이나마 개선된 다른 영역들과는 달리, '가족·공동체 분야'만 유일하게 뒷걸음질 쳤습니다.

이혼율이 높아지면서 한 부모 가정이 늘고, 급속한 고령화 속에 혼자 사는 노인이 증가한 데다, 지역 사회 소속감도 떨어졌습니다.

이 밖에도 고용·임금 분야와 주거 분야에서 삶의 질이 전체 평균에 못 미쳤습니다.

[한준 /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노동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까 일·가족 양립이 어려워지고 일에 따른 스트레스도 많아지고 전반적으로 고용의 질이 나빠집니다.]

종합적인 삶의 질 지수는 10년 전보다 12% 정도 높아졌지만, 이는 기업과 정부를 포함한 국민총소득이 늘어난 영향이 큽니다.

OECD가 발표하는 '더 나은 삶' 지수에서 우리나라는 38개국 중 28위로 하위권, 유엔 세계 행복 보고서에서는 러시아, 카자흐스탄보다 낮은 58위로 뒤처져 실제로 삶의 질이 나아졌는지 의문을 품게 합니다.

앞으로는 소득 계층 간 건강 격차 등 다양한 분배 지표 등도 종합지수에 반영해, 국민의 삶의 질 지수를 보다 현실성 있게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YTN 차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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