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무이자'...94%가 못 갚아 고금리에 신음

'한 달 무이자'...94%가 못 갚아 고금리에 신음

2016.09.25. 오후 4:53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저축은행과 대부업체에서 30일 무이자 서비스를 받은 이들 가운데 94%가 돈을 제때 갚지 못했습니다.

결국 25~30%의 고금리에 시달리게 되는데, 이 때문에 최근 가계 부채의 질이 나빠지고 있습니다.

차유정 기자입니다.

[기자]
까다로운 심사와 담보 없이, 그것도 30일 무이자 혜택을 준다는 대출 광고입니다.

고금리 대출로 수익을 내는 저축은행과 대부업체들이 대체 왜 이런 상품을 개발했을까?

한 달 안에 돈을 다 갚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 4만 3천여 명이 저축은행과 대부업체에서 이 상품을 구매했는데, 제때 상환한 사람은 6.2%에 불과했습니다.

한 달 안에 돈을 못 갚으면 이자는 곧바로 25~30%까지 올라갑니다.

그런데도 한 달 무이자 상품이 큰 인기를 끈 건 그만큼 돈 빌리기 어려운 서민이 많기 때문입니다.

신용도가 낮은 서민들은 대부업체에서 받은 가계 대출 가운데 62%를 생활비 같은 생계형 자금으로 썼습니다.

여기에, 지난 2월부터는 은행권 대출이 까다로워지면서 비은행으로 발길을 돌리는 이들이 더 많아졌습니다.

지난 7월 말 기준 저축은행 여신 잔액은 40조 785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조 4천억 원 늘었는데, 가계에서 빌린 돈이 41%로, 2003년 이후 최고치입니다.

저축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시중 은행의 두 배를 넘고, 신용대출은 5배를 웃돕니다.

생계비로 돈을 빌리지만, 결국 이자 부담에 허리띠를 더 졸라맬 수밖에 없게 되는 겁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금리가 더 오를 경우, 대출자는 물론 돈을 돌려받지 못한 은행들까지 연쇄적으로 쓰러질 수 있어서 정부의 면밀한 상황 진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YTN 차유정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