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제2의 알리안츠 매물 수두룩?

[생생경제] 제2의 알리안츠 매물 수두룩?

2016.04.11. 오후 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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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제2의 알리안츠 매물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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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상임대표

◇ 김우성> 한국 알리안츠생명이 중국시장에 35억 원으로 헐값 매각돼 논란이 되고 있죠. 보험사들의 헐값 매각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요. 보험사들의 수익성 악화 재정난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거겠죠. 헐값 매각 자체도 문제지만, 보험사들의 재정악화로 개인이 납부하는 개인연금이나 연금보험조차 피해가 간다는 우려도 있는데요. 보험사들의 재정난. 원인이 무엇이며, 대책은 없는지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상임대표와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상임대표(이하 조연행)> 예. 안녕하세요.

◇ 김우성> 지난주에 화제가 된 뉴스였습니다. 35억에 팔렸다, 강남에 비싼 집 한 채 값이라고 하는데요. 부동산만 장부상 2,400억 원이 넘는 회사인데, 이렇게 헐값에 팔려나간 것, 어떻게 봐야 합니까?

◆ 조연행> 알리안츠생명이 1999년도에 인수를 했습니다. 1,300억 정도가 투자되었는데, 계속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향후에 투자되어야 할 금액이 많아서 이렇게 헐값이 판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일각에서는 과거에 고금리 상품을 많이 팔아서 그렇다, 역마진이 심해지면서 그렇다, 또는 지급여력비율이 부족해서 그렇다, 이런 이야기도 많이 있습니다.

◇ 김우성> 제일생명의 비싼 상품을 사서 그렇다,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지난해 말 기준으로 보험금 지급여력비율, RBC가 183.58, 즉 100만 원 줘야 하는데 183만 원이 있다, 이런 이야기인데요. 이렇다면 위기의 심각성이나 업체의 부실을 파악하기 어렵지 않습니까?

◆ 조연행> 네, RBC 같은 경우에는 보험사가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거든요. 그래서 지급여력 금액을 총 리스크, 요구 자본으로 나누어서 산출되는데, 구체적으로는 자산에서 부채를 빼고 내부 유보자산을 더해가지고 책임준비금으로 나눈 금액으로 산출하는데요. 앞으로는 이것이 IFRS 2단계를 도입하게 되면서 조금 더 강화가 됩니다. 그래서 일반 회계가 부채를 시가 평가하는 방향으로 바뀌게 되면서 이 부분이 굉장히 부담으로 또 작용되게 됩니다.

◇ 김우성> 지금 말씀하신 내용을 조금 더 심화해서 들어가 보면, 알리안츠 그룹이 알리안츠생명을 매각한 이유가 바로 한국판 솔벤시2(Solvency Ⅱ) 도입, 일반 청취자분들은 잘 모르실 것 같은데, 어떤 내용이고, 또 이게 보험사들의 재정을 건전하게 만드는지 도움이 됩니까?

◆ 조연행> 소비자 입장에서는 재정 건전성에는 엄청나게 도움이 됩니다. 그러니까 자산이나 부채 평가를 현재 시가, 과거 구입 시점의 원가로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보험사에서는 이 금액을 정립하는 데에 부담이 클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그래서 유럽계 보험사들, 특히 보유주식에 대해서 위험부담금을 최고 40%까지 쌓아야 하고요. 예를 들어서 1조 원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4천 억의 요구자본이 필요하게 됩니다. 그래서 보험사가 보유한 주식에 대해서 위험부담금 적립 기준이 크게 늘어나는 경우가 보험사 입장에서는 발생되는 겁니다.

◇ 김우성> 고객 입장에서는 안전해지지만 보험사 입장에서는 준비해야 할 돈이 많아지니까 부담이 커지는 거네요?

◆ 조연행> 네, 그렇습니다.

◇ 김우성> 이런 이유 때문에 제2의 알리안츠도 속출할 거다, 이런 전망도 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조연행> 네, 그렇습니다. 지금 매물로 나와 있는 보험사들이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KDB생명, ING, PCA생명이 현재 매물로 나와 있고요. 현재 매물로 나와 있지는 않지만, 과거에 고금리 상품을 많이 판매한 교보나 삼성 같은 대형 회사들도 수조 원을 더 쌓아야 한다는 문제가 생기는데요. 대형사들은 그나마 여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흥국이나 KDB, ING생명 같은 경우에는 부담이 훨씬 더 크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김우성> 네, 이렇게 매물이 나와 있다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상황이다, 이 말인데요. 2020년부터 국제회계기준, IFRS4 2단계가 도입된다고 하는데요. 이게 사실 업계 분들만 아시고 일반 청취자 분들에게는 낯선 내용일 수 있는데요. 이게 어떤 내용이고, 또 추가준비금이 필요하다면 어느 정도 조정을 해야 하는 겁니까?

◆ 조연행> 이게 유럽 회계방식인데요. 말씀드린 대로 부채를 평가하는 기준이 원가 기준에서 시가, 구입 시점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가치를 가지고 하는 것으로 전환됩니다. 이렇게 되면 준비금을 더 많이 쌓아야 하는데, 현재 부채가 42조 원 정도 늘어난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본금이 현재 59조 원에서 17조 원으로 부채가 급감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 것인데요. 이것은 물론 추산이지 정확한 숫자는 아닙니다.

◇ 김우성> 지금 말씀하신 것만 생각하면, 시가 기준으로 바뀌면 지금 저유가, 저금리 등으로 세계 경제 상황이 당장은 호전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상황에서 팔아치운다는 것이 무책임하다고 봐도 될까요? 이게 정상적인 일인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 조연행> 물론 과거부터 차근차근 튼실하게 보험사 경영을 해서 정립해왔으면 문제가 안 되는데요. 지금 우리나라 보험 시장이 ING생명만 보더라도 외국계 아니면 국내 사모펀드가 그걸 사가지고 가치를 올립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겉포장만 좋게 해가지고 다시 되팔려고 하는 그런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런 위기가 닥쳐왔을 때 대응하는 능력에 있어서 상당히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 김우성> 외형적인 성장만을 강조했던 지난 금융시장의 모습일 텐데요. 보험사들이 이렇게 헐값에 매각되는 근본적인 원인이 재정 악화인데, 개인은 피해보지 않을지 걱정입니다. 내가 개인연금을 들어놨거나 연금보험에 가입했는데 이거 피해보지 않을까, 이런 우려가 많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조연행> 일단은 보험사가 파산되더라도 정부가 보증하는 게 있어가지고 큰 염려는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또 계약을 이전시키기 때문에 큰 염려는 되지 않는데요. 말씀하신 개인연금은 과거에 고수익을 이야기해서 많은 연금을 받을 것처럼 판매했습니다. 보험사들이 예정이율을 7%나 8%로 판매를 했는데요. 그때 시중금리는 8~9%였거든요. 그래서 보험사들이 상대적으로 이익이 났기 때문에 고액의 이익배당금을 더 준다고 팔았습니다. 그래서 증액연금이나 가산연금을 얹어서 준다고 판매를 했는데, 현재 금리가 떨어지다 보니까 소비자들은 연금이 4분의 1, 5분의 1로 줄어버렸습니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도 이것이 고금리로 역마진이 발생한다고 해가지고, 보험사도 아우성이고, 소비자들도 많은 불만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 김우성> 그러면 가입할 때 이런 내용을 확인해야 할 텐데요. 가입 설계서에도 확정금리 보장, 이렇게 문구가 되어 있기는 한데, 이런 것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나요?

◆ 조연행> 네, 확정금리는 기본 연금에 대해서만 보장을 해주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보험사들이 설계서에는 가산연금, 증액연금, 이익배당금을 고액으로 예시했었습니다. 그것은 조그만 글씨로 변동될 수 있다고 적어놨기 때문에 법망을 피해갈 수 있었습니다.

◇ 김우성> 1mm 글자 소송, 이런 이야기도 떠오르는데요. 변액연금 가입하신 분들도 많거든요. 이런 경우엔 손해가 더 클 수도 있다고 하던데, 어떻습니까?

◆ 조연행> 네, 맞습니다. 변액 연금은 사업비가 평균적으로 11%, 13% 정도 부과가 되어 있는데, 소비자들은 100원을 내게 되면 100원 전체가 펀드에 들어가서 그것의 수익률을 소비자들한테 알려주는 줄 알고, 수익률이 5%, 6%면 괜찮다고 판단을 하는데요. 실제로는 그런 것이 아니고, 그 수익률은 사업비를 뺀 88원, 89원을 가지고 수익률을 예시한 것입니다. 실질적으로 낸 돈 대비 수익률을 따져보면 지난 3년간 모든 펀드가 마이너스가 났다, 이렇게 조사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소비자들이 이 내용을 모르고 보험에 가입하기 때문에 그렇고, 또 보험사나 판매사는 고액의 수익률이 날 것이라고 생각하고 설명을 해서 그러한 문제가 발생되고 있습니다.

◇ 김우성> 애초에 적은 돈을 투자하는 것 자체가 문제일 텐데요. 이런 경우도 많고 해서 최근 노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데요. 개인 보험이나 연금 보험 가입 시에 주의해야 할 점, 뭐가 있을까요?

◆ 조연행> 판매자나 보험사의 이야기만 믿고 가입할 것이 아닙니다. 본인이 어떻게 노후를 설계하고, 이 상품이 어떤 상품이고, 펀드에 얼마가 들어가고, 정확히 수익률은 얼마가 될 것인지를 정확히 알고 가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턱대고 가입했다가는, 개인연금은 세제 혜택을 준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만기까지, 연금을 받을 때까지 연금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에는 해약했을 때 엄청난 손실이 오기 때문에, 제대로 알고 가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김우성> 네, 현실을 꼼꼼히 따져 볼 때 미래가 준비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조연행>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상임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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