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디폴트 사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스 디폴트 사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2015.07.02. 오후 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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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디폴트 사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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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인터뷰]그리스 디폴트 사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LG경제연구원 조영무 박사

[YTN 라디오 ‘최영일의 뉴스! 정면승부’]
■ 방 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5/07/02 (목) 오후 6시
■ 진 행 : 최영일 시사평론가

◇앵커 최영일 시사평론가(이하 최영일):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 IMF의 채무를 갚지 못하면서 국가부도사태를 맞았습니다. 그리스 사태가 전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오래전부터 예고된 사태인 만큼 일단 우리 경제의 모습은 아직은 차분합니다. 코스피 지수는 그리스와 채권단의 타협 가능성을 호재로 삼아 약 한 달 만에 2,100선을 회복했고요. 하지만 그리스의 3차 구제 금융 전망은 여전히 안개 속 전망입니다. 그리스 사태가 앞으로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잠시 후 정면 인터뷰에서 짚어봅니다.

정면 인터뷰 바로 시작합니다. LG경제연구원 조영무 박사와 함께 합니다. 조 박사님, 안녕하세요?

◆LG경제연구원 조영무 박사(이하 조영무): 예. 안녕하십니까.

◇최영일: 그리스가 결국 국제통화기금 IMF의 채무를 갚지 못했는데요. 사실상 디폴트에 빠졌다면서도 디폴트 상태는 아니다. 이렇게 좀 모호한 이야기가 들립니다. 현재 그리스의 상황 우리가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요?

◆조영무: 네. 다소 헛갈릴 수도 있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지난 주말이죠. 그리스와 유로존 국가들의 협상단 사이에 협상이 결렬되면서 지난 6월 30일 기준으로 그리스는 IMF에 갚아야 하는 16억 유로를 결국 갚지 못했습니다. 그와 함께 자동적으로 6월 30일로 종료될 예정이었던 유럽연합의 2차 구제 금융도 기간이 끝나버렸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IMF는 그리스의 상황이 공식적으로는 디폴트가 아니다. 단지 연체 상태이다, 라고 하는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IMF는 일반적인 은행이라든가 금융기관과 같은 채권자들과 달리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공공기관의 돈을 못 갚는 것을 디폴트가 아니라 연체로 규정한다고 한 것이죠. 사실 더 문제는 7월 20일에 돌아오는 돈입니다. 7월 20일까지 그리스는 유럽연합에 모두 25억 유로의 돈을 또다시 갚아야 되는 상황인데요. 앞서 결렬된 협상 때문에 유럽 중앙은행 ECB는 현재 그리스에 대한 추가적인 자금 공급을 중단하고 있는 상태고요. 그렇다 보니까 그리스로서는 추가적인 자금 공급 없이는 7월 20일에 돌아오는 25억 유로를 갚을 길이 막막하기 때문에 사실상 디폴트를 향해서 조금씩 나아가고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최영일: 현재는 연체지만 어쨌든 디폴트를 향해서 나아가고 있다. 그런데요.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탈퇴하느냐 하는 점도 이번 사태의 핵심 가운데 하나로 짚어지고 있는데요. 탈퇴하게 된다면 그리스 어떤 상황을 맞게 됩니까?

◆조영무: 일단 결론부터 말씀을 드리면요. 경제는 상당히 어려워지고 실업자는 넘쳐나게 되는데 물가는 급등하고 생필품은 구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는 일단 디폴트를 맞게 되면 부도가 나게 되는 것이죠. 부도가 난 나라에 수출 대금을 제대로 갚지 못할 리스크가 큰 상황에서 다른 나라들이 생필품이라든가 원자재 같은 것을 수출하려 하지 않을 겁니다. 그렇게 되면 그리스 국민들은 생필품을 구하기 어려워지게 되겠죠. 여기에 만약에 그리스가 디폴트를 맞게 되고 유럽연합에서 탈퇴하게 된다고 한다면 유럽연합에서 사용하고 있는 유로화를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한다고 하는 의미가 되고요. 자동적으로 유럽연합 가입 이전에 사용하던 자국 통화인 드라크마화를 사용해야 할 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부도난 국가의 통화인 드라크마화는 즉각적으로 유로화와 다른 통화에 대해서 그 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지게 되겠죠. 결국은 화폐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은 큰 폭의 인플레이션, 물가 상승을 의미하게 되고. 그리스 국민들로서는 생필품을 살 때 아주 비싼 돈을 치러야 하는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최영일: 지금 설명해 주신 그림을 머릿속에서 그려보니까요. 우리가 역사 책 속에서 1, 2차 세계대전 이후에 벌어졌던 경제대공황. 그런 그림인데요. 지금 벌써 뱅크런 사태라고 하죠. 현금을 찾으려는 그리스 국민들이 많고 실제로 어마어마한 규모의 현금을 찾았다고 하는데. 유로화를, 그것도 현금으로 조금이라도 더 보유하려고 있으려는 심리는 어떤 걸까요?

◆조영무: 네. 말씀하신 것처럼 실제로 지난 주말에 뱅크런 현상이 벌어졌었죠. 주말 하루 동안에만 그리스 국민들이 그리스 은행 ATM기를 통해서 찾아간 돈이 우리 돈으로 약 6,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가 되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악화되다 보니까 그리스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중단시키기 위해서 현금 인출 규모를 억제를 하고. 그리고 은행 창구를 아예 닫아버리는 자본 통제를 실시하기에 이르렀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그리스 국민들이 가능하면 많은 돈을 은행에서 현금으로 인출하려고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첫 번째로는 그리스 은행들은 현재 유일한 자금 조달원이 유럽중앙은행에서 빌려주던 돈이었습니다. 그런데 유럽중앙은행은 그동안에 그리스 국채를 담보로 받고서 그리스 은행들에 돈을 빌려주었던 것인데요. 만약에 그리스가 실제로 디폴트를 맞게 되면 그런 나라의 국채를 담보로 받기가 어려워지게 되겠죠. 결국은 그리스 은행에 대한 자금 공급이 중단될 것이고, 그리스 국민들은 그리스 은행에 맡겨 두었던 자신의 예금을 찾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불안해 한 국민들이 은행으로 달려가서 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하려는 동기가 있겠고요. 또 한 가지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자동적으로 유로화를 사용하지 못하고 드라크마화를 사용하게 되면 드라크마화의 가치가 크게 떨어진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만약 현재 유로화로 예금을 인출할 수 있다고 한다면 향후에 드라크마화의 가치가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는 큰돈을 벌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러한 차익을 노린 국민들도 예금을 인출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영일: 그렇군요. 박사님, 그런데요. 무엇보다 우리 금융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참 궁금한 일인데요. 우리 금융시장은 비교적 차분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스 사태라고 하는 것이 계속해서 예고되어 온 그런 악재이기 때문인 건가요?

◆조영무: 사실 그리스 사태라고 하는 용어는 이미 귀에 익으실 것 같습니다. 벌써 4년, 5년 째 반복되고 있는 용어이고 상황이기 때문이죠. 최근에 보면 이러한 뉴스, 그리스 상황에 금융 시장이 다소 둔감한 것이 아니냐고 생각이 되는 모양새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요. 왜냐하면 실상 그리스와 유럽연합 사이의 협상이 결렬되는 뉴스가 발표되고 그 직후였던 월요일에는 주가라든가 환율, 금리와 같은 금융 변수들이 크게 출렁거렸었죠. 그 이후에 실제로 6월 30일에 그리스가 IMF에 돈을 갚지 못하게 되고 기술적인 디폴트에 빠지게 되는 것은 어떻게 보면 그 이후에 예정되었던 수순이었기 때문에 금융시장으로써는 새로운 뉴스가 없는 상태에서 여기에 반응하지 않았던 것으로 볼 수가 있겠고요. 더 문제는 앞으로 예정되어 있는 이벤트들이죠. 7월 5일에 그리스는 구제금융안을 받아들일 것인지 말지를 놓고 국민투표를 벌이게 돼있고요. 그러한 국민투표 이후에도 조기 총선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두 가지 이벤트는 금융 시장에 커다란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영일: 그렇군요. 이번 사태가요. 유로화 약세를 더 심화시킬 것이다. 이런 전망이 있는데. 유로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원화 강세를 부추기게 되면요. 우리나라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박사님께서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조영무: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약에 유럽연합이 어려움에 빠지게 되고 유로화의 가치가 떨어지게 된다면 우리 원화에 대해서 상당히 유로화는 약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겠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정되어 있고, 그러한 가운데서 달러화는 강세를 나타내면서 원달러 환율은 도리어 올라가는, 원화는 달러화에 대해서 약세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결국 원화는 유일하게 달러화에 대해서는 약세를 나타내면서도 유로화라든가 일본 엔화와 같은 여타 통화에 대해서는 강세를 나타내는 모양세가 될 수 있는데요. 그렇게 되면 전체적으로는 우리나라가 일본이라든가 유럽, 또는 아시아와 같은 다른 나라들에 수출을 할 때 수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면에서는 환율의 움직임이 상당히 우려된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최영일: 그렇군요. 환율 움직임 지금 우려해 주셨고요. 유로존의 다른 국가들이 그리스 사태가 결국은 경제에 대형 악재로 여겨질 텐데요. 우리나라의 유럽 수출, 교역 문제에 타격을 주진 않겠습니까?

◆조영무: 예. 말씀하신 것처럼 그리스 사태, 그리고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그렉시트(Grexit)라고 불리죠. 이러한 것은 유럽연합에 상당히 커다란 불안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하나의 통화를 사용하던 국가가 환율 조정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서 결국 그런 어려움에 빠지고 유럽연합에 탈퇴하는 첫 번째 사례가 되기 때문이죠. 결국은 유럽연합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노출하는 아주 중요한 이벤트가 될 수 있겠고요. 결국은 제 2, 제 3의 그리스가 어느 나라가 될 것인가를 금융 시장은 찾으려 들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현재 취약국으로 분류가 되고 있는 이탈리아라든가, 스페인이라든가, 포르투갈 같은 남유럽 국가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가 있겠고 유럽연합은 그만큼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거죠, 결국 이러한 세계 경제의 어려움은 우리 수출, 우리 경기에 커다란 부담 요인이 되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최영일: 예. 그리고요 박사님. 미국의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상 시기 점점 다가오고 있는 상황인데요. 미국의 금리 인상과 그리스 사태가 겹쳐진다면 이 또한 우리 경제에 마이너스 시너지라고 할까요? 악재로 터져 나올 가능성은 없습니까?

◆조영무: 그렇습니다. 이미 오랜 기간 동안 얘기가 되고 있는 것처럼 미 연준은 금리를 인상하는 기조로 선회하겠다는 입장을 계속 밝히고 있죠. 실제로 아무래도 올해 안에는 금리가 인상되지 않을까 하고 전망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에 그렇게 되면 실제로 국제적인 금융 시장에서 돈의 규모가 줄어들고, 또는 우리와 같은 신흥국들은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있겠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미국 역시도 세계에 속하는 하나의 국가이고, 미 연준이 통화정책을 펼 때에도 유럽연합의 어려움과 같은 이벤트에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하는 점이죠. 그래서 그리스 사태가 악화되고 유럽연합이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고 한다면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가 늦어진다든가 금리 인상폭이 줄어드는, 그러한 조정은 있지 않을까 하고 예상이 됩니다.

◇최영일: 네. 박사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조영무: 네. 감사합니다.

◇최영일: 지금까지 LG경제연구원 조영무 박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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