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인 카지노' 없이 첫 크루즈 취항

'내국인 카지노' 없이 첫 크루즈 취항

2015.05.28. 오전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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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이르면 올해 첫 국적 크루즈를 띄우는 등 관련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발표면서 내국인의 선상 카지노 허용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사행성 우려에다 강원랜드 등의 반발까지 거세지자, 일단 내국인 카지노 허용은 미루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습니다.

고한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닻을 올리고 출항한 크루즈가 공해 상으로 들어가면 곧이어 선상 카지노가 문을 엽니다.

카지노는 다양한 도박과 게임을 즐기려는 승객들로 순식간에 가득 찹니다.

한국인이 외국이 아닌 국내에서 갈 수 있는 카지노는 강원랜드가 유일합니다.

그러나 이 배의 국적은 이탈리아여서 외국 땅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이렇게 카지노를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나라 국적의 크루즈가 취항했을 경우입니다.

우리 배는 우리 땅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내국인은 선상 카지노에 가지 못합니다.

업계에서는 국내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반드시 내국인의 선상 카지노 출입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원성희, 해운 업체 사장]
"중국 사람이 (크루즈 1박에) 200달러를 내고, 한국 사람도 200달러를 낸다고 가정했을 때, 승선해서 카지노에 한국 사람은 못 들어가고, 중국 사람은 들어간다면 모순이 되지 않겠습니까?"

반면, 선상 카지노 허용이 사행성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강원랜드와 강원도의 반대도 거셉니다.

[김동억, 강원랜드 과장]
"내국인 출입 카지노를 폐광 지역에 허가해 준 건, 폐광 지역 광부들의 생존권 확보와 생계유지라는 특별한 목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크루즈 산업 같은 특정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카지노를 확대한다면 우리나라에 수백 개의 카지노가 생겨도 모자랍니다"

당초 내국인의 선상 카지노 출입을 추진했던 정부는, 반대에 부딪혀 사실상 한발 물러섰습니다.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은 국적 크루즈 첫 취항이 우선이라면서 내국인 선상 카지노 허용은 순차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카지노 논란에 휩싸여 크루즈 산업을 키우겠다는 정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그러나 선상 카지노는 크루즈 매출의 9% 정도를 차지하고, 크루즈 관광의 필수 요소로 인식되는 상징적인 면도 있어, 자칫 반쪽 크루즈로 전락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YTN 고한석[hsgo@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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