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보험...736만원 준다더니 실제로는 162만원

연금보험...736만원 준다더니 실제로는 162만원

2011.12.09. 오전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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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 세대' 가운데 상당수가 20년 가까이 부어 둔 보험상품을 중심으로 노년 설계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가입 당시와 상황이 달라졌다는 이유로 당초 약속보다 훨씬 적은 보험금을 지급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신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예순을 앞둔 김 모 씨 부부는 1990년부터 21년 동안이나 연금보험을 유지했습니다.

2011년부터 매년 7백여만 원에서 천여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는 설명에 매달 8만 원 가까이 꼬박꼬박 냈습니다.

[녹취:김 모 씨, 보험 계약자]
"우리 애기 아빠 봉급의 20분의 1은 되지 않았나 생각되요. 그렇지만 나중을 생각하면 85세까지 살면 2억7천만 원 이라는 돈을 준다고 그러길래."

그런데 지급 시기가 임박하자 보험사 얘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가입설계서에는 첫해 예상 연금이 736만 원으로 돼 있는데 실제로 받게 되는 돈은 162만 원 정도라고 했습니다.

세 가지 항목 중에 제대로 주는 연금은 한 가지 뿐이었습니다.

[녹취:김모씨, 보험 계약자]
"국민연금하고 이 돈 하고 타면 그런데로 생활은 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전혀 아니죠. 한 달 14만 원 꼴이니까, 부식 값도 안되는 돈이죠."

10%대이던 시중 금리가 20여년만에 4% 내외로 떨어져서 보험사가 수익을 내지 못했기때문에 실제 지급액이 달라졌다는 겁니다.

[녹취:대한생명 관계자]
"가입 당시보다 금리가 현격히 떨어져서 손실이 나고있는 상품이고요.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연금액이 발생해서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가입설계서에도 실제 지급액이 달라질 수 있다는 문구가 있어서 김 씨 부부가 처음 제시된 보험금을 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낙관적인 기대만으로 예시된 보험상품을 토대로 은퇴 설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이 부부와 똑같은 보험상품을 유지하고 있는 계약자가 560명이나 되고 다른 보험사에도 유사 상품이 많습니다.

[녹취: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부회장]
"하루 빨리 노후 준비를 위한 대체 수단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잘못된 미래 지급 예상액을 가지고 노후를 준비하다 보면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에."

한 경제연구소 조사 결과 베이비붐 세대 부부가 은퇴 후에 필요한 생활비는 3억6천만 원인데, 그만한 자산을 가진 가구는 전체의 4분의 1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만큼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이후가 불안하다는 얘깁니다.

YTN 신호[sino@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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