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의 리먼 인수 무산은 '천만다행'

산업은행의 리먼 인수 무산은 '천만다행'

2008.09.16. 오후 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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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파산보호 신청을 한 리먼브라더스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산업은행이 적극적으로 인수하려던 대상이었습니다.

인수가 무산돼 결과적으로 다행이 됐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묻지마식 해외투자 추진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이병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산업은행의 리먼브라더스 인수설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리먼브라더스 서울지점 대표 출신인 민유성 총재가 취임한 지난 6월초.

이후 산업은행은 리먼브라더스의 지분 50%를 인수하려다 지분 25%를 60억 달러, 우리 돈으로 6조 원에 사는 것으로 계획을 바꾸기도 했습니다.

산업은행이 리먼브라더스를 인수하려고 한 것은 민영화를 앞두고 글로벌 투자은행을 장기적인 성장 비전으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국정부가 부실채권에 대해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산업은행은 지난 10일 결국 인수를 공식 포기했습니다.

파산보호 신청을 한 날로부터 불과 5일 전입니다.

이를 두고 결과적으로 천만다행이라는 네티즌들의 의견이 줄을 이었습니다.

네티즌 일부는 특히 제2의 IMF 사태를 겪을 뻔했다면서 일부 언론이 리먼브라더스 인수를 무턱대고 부추겼다고 꼬집었습니다.

실제 일부 신문들은 사설과 칼럼을 통해 "서울과 월스트리트를 연결하는 금융고속도로가 생긴다"거나, "한국 금융에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섣부른 투자보다는 실익을 챙길 것을 강조합니다.

[인터뷰: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박사]
"앞으로는 위험을 떠안으면서 인수하는 것보다는 갈길을 잃은 인력들을 스카우트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결국 이번 사태는 위험 없는 기회는 없지만 위험을 제대로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전혀 다른 투자 결과를 낳는다는 교훈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하고 있습니다.

YTN 이병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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