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남북정상회담 종료...비핵화 진전될까

1차 남북정상회담 종료...비핵화 진전될까

2018.09.18. 오후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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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현 /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신범철 / 아산정책연구원 센터장, 이종훈 / 정치평론가

[앵커]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세 번째 남북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남북 회담 최초로 비핵화가 주요 의제로 설정된 가운데 양측 정상 간에 어떤 논의가 오갔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전문가 세 분을 모셨습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이종훈 정치평론가 세 분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조금 전에 10시 조금 넘어서 저희 취재기자가 전해온 내용으로는 만찬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알려졌는데 지금은 만찬이 끝났을지 이 부분은 저희가 추가 소식이 들어오는 대로 확인해서 전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종훈 평론가님, 오늘 공연을 남북 정상 부부가 같이 관람을 했다고 해요.

[인터뷰]
네, 삼지연 악단. 이미 우리도 공연 보지 않았습니까? 평창올림픽 때 축하차 남쪽으로 와서 공연을 했던 걸 기억 다 하실 겁니다.

그 악단이 이번에는 제가 보기에는 나름 야심차게 준비를 해서 가을 시즌 곡들을 선곡해서 지금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상당히 아이돌급의 그런 가수들 공연도 있었다고 얘기가 전해지는데요.

지난번에 우리 쪽에 와서 공연도 하고 또 우리 측도 예술단이 올라가서 공연하고 그런 과정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때 이후에 북한의 공연에도 꽤 변화가 있는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앵커]
삼지연 악단 하면 평창올림픽쯤에 남측에 와서 공연을 했기 때문에 상당히 익숙한 이름이기도 한데 어떤 악단이라고 볼 수 있는 건가요?

[인터뷰]
저는 직접 봤습니다.

[앵커]
남측에 왔을 때 보신 거죠?

[인터뷰]
그렇습니다. 남측에 왔을 때 공연을 봤는데 상당히 경쾌한 음악을 연주하는, 고전도 현대적으로 해석해서 음악을 연주하기도 하고 또 남측 음악을 연주하기도 하고 또 거기에 보면 삼지연악단 가수들이 있는데 굉장히 수준 높은 노래를 부르면서 남측의 가요도 부르고.

[앵커]
지금 언뜻 보기에도 연령대가 상당히 젊다는 생각이 드네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굉장히 젊고 지금 지휘자는 두 분인데 한 분은 굉장히 연세가 드신 분이고 한 분은 젊은 지휘자입니다. 그래서 그분이 나와서 번갈아가면서 지휘를 하기도 하고 그랬는데요.

어떻게 보면 북한 악단이기 때문에 우리 젊은 친구들이 보기에는 좀 과거형 그런 이미지가 느껴질 수도 있는데 대체로 30대, 40대, 50대 이런 남측의 연령대는 북측의 공연을 어느 정도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나름 세련된 그런 악단이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센터장님, 오늘 남북 정상 부부가 나란히 관람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아침부터 따지면 거의 하루 종일 일정을 만났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인터뷰]
그렇죠. 그러니까 북한에 도착한 시간이 10시였습니다. 그 이후에 같이 카퍼레이드도 하고 또 백화원 영빈관에서 환담도 하고 그다음에 정상회담을 했고 김정숙 여사는 아동병원과 음악대학을 가서 같이 관람을 했고 다시 만나셔서 공연 같이 하시고 만찬까지 지금까지 하고 계시니까 적어도 지금 시간을 고려할 때 10시간 이상 함께한 정말 전례 없는 정상회담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삼지연 관현악단이 공연하는 것이 평양대극장이라고 하던데 규모가 상당하다고 하던데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평양의 대극장, 평양대극장이 굉장히 큰 예술극장이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우리로 치면 아마 세종문화회관이나 또는 예술의 전당, 이런 정도로 봐야 될 것 같고요.

과거에 전통적으로는 북한의 모란봉극장이 있는데 좀 더 오래된 극장이고. 그래서 평양대극장이 좀 더 세련되고 현대적인 연주 공간이기 때문에 아마 거기에서 이번에 공연이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봄이 온다 공연이 열렸던 동평양대극장보다도 더 큰 규모라고 하던데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동평양대극장은 북한에서 가장 큰 예술극장이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고요. 외빈들이 왔을 때 굉장히 중요한 외빈들이 올 때 행사를 하는. 과거에 보면 중국의 최고지도자들이 오거나 이럴 때 공연을 하거나 그런 장소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오늘 조금 전에 화면에 지나가긴 했는데 김정숙 여사가 또 삼지연 악단 공연 관람할 때는 한복으로 갈아입은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그러니까 원래 여기서 출발하실 때는 양장 차림으로 가셨죠, 흰색옷을 입고 가셨고. 아마 오늘 저녁때 만찬때부터 한복을 입지 않으셨을까 이런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만 화면이 들어오면 확인이 될 것 같고요.

아무래도 저쪽 삼지연 악단의 공연 분위기 그런 것을 의식하신 게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들기는 해요. 그리고 오늘 평양 시민들이 나와서 환영을 할 때도 보면 대체로 다 한복들을 입고 참석을 했단 말이죠.

그래서 북한의 평양 시민들, 오늘 아마 공연에도 상당수가 동원되지 않았을까 싶은데. 평양 시민들하고 약간 일체감, 이런 것들을 보여주는 그런 의미에서 한복을 입지 않으셨을까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앵커]
오늘 반갑습니다도 부르고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이런 노래도 불렀다고 하는데 남측 공연에 왔을 때도.

[인터뷰]
그렇습니다. 남측 공연 때도 불렀던 노래고요. 저 6명의 여성 가수들은 굉장히 낯익은 가수들인데요. 삼지연 악단을 대표하는 6명의 가수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뒤에 보면 지금 한반도기가 걸려 있고 두 정상 내외분이 지금 앉아 있는데요.

한반도기를 걸어놓고 평양대극장에서 저런 공연을 남측의 대통령 부부께서 함께 북측 김정은 위원장 부부와 함께 본다는 것은 상당히 과거에 상상하기 어려운 상당히 파격적인 그런 장면이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저희가 오늘 일정을 소개해드리면서 사상 처음이라는 얘기를 많이 쓰고 있는데 모든 장면이 상당히 파격적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인터뷰]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무언가 새롭게 해야 된다는 부담을 안고 있는 거죠. 지난번 정상회담보다 무언가 더 의미 있는 장면을 만들어야 된다는 부담이 북측에 있었던 것 같고요.

그러니까 공항 영접이나 카퍼레이드 부분도 2000년의 정상회담과 2007년의 정상회담에서 좋은 점을 다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한 차원 업그레이드 한 거죠. 공항에서는 예포를 발사했고, 21발의.

카퍼레이드는 오픈카를 했는데 2007년 오픈카에서는 상대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인데 이번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같이했던 거죠. 그런 식으로 격을 한 차원 높였던 거고요. 이러한 그 밖의 관람이나 이런 부분에 있어서도 전례 없이 배려를 많이 한 모습이 보이는데요.

북한도 우리 측에 뭔가 성의를 보여주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다, 이렇게 평가를 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이게 약간 이례적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 것이요, 그러니까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이 북한에 갔을 때 ,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갔을 때와 대비되는 점도 있는데요. 통상적인 국빈 외교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상당히 파격적인 부분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더 이례적이다. 그만큼 파격 예우를 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죠.

[앵커]
일단 오늘 일정이 조금씩 지연되고 있기는 한데 만찬이 늦어지고 있다, 이건 좋은 신호라고 볼 수 있는 거잖아요.

[인터뷰]
그렇죠. 그러니까 만찬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분위기가 좋다 보면 시간이 좀 연장되고. 만찬장에서 아무래도 술도 한 잔씩 하고 지난번에 김정은 위원장이 우리 쪽에 와서 그때 만찬에 참석했고 그 화면들을 보지 않았습니까?

만찬장에서 서로 술도 권하고 이렇게 해서... 이번 같은 경우에는 약간 우리 촉에서 공연도 약간 준비했던 것 같고 지난번에도 북측이 그런 걸 준비했습니다마는 그런 것들이 가미가 되면 좀 더 분위기가 속된 말로 뜨는 거죠. 그렇게 되면 좀 더 연장해서 하자, 이렇게 되는 건데 지금 오늘 상황도 그런 상황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오히려 만찬 토크에서 더 진전이 될 수도 있는 그런 기대를 해봐야겠습니다.

[인터뷰]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사실은 만찬을 계기로 해서 마음이 많이 풀어지는 그리고 좀 더 인간적인 면모들을 보게 되잖아요.

술을 아무래도 한잔 정도 마시면 아무래도 흐트러진 모습도 보게 되고 또 의외의 농담, 이런 것도 오가게 되고 이러면서 인간적인 친밀도가 높아지는 그런 것으로 봐야 되겠죠.

[앵커]
만찬 화면도 저희가 들어오는 대로 여러분들께 전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전해드린 것처럼 이번 평양 정상회담. 최초의 기록이 쏟아졌는데요. 먼저 주제어 보시죠.

[인터뷰]
우선 김정은 위원장이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연 것은 오늘이 처음입니다. 당연히 북한 김정은 위원장 부부가 공항 영접을 나온 것도 처음입니다.

외국 정상회담 사례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환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조선인민군 육군, 해군, 항공 및 반항공군 명예위병대를 사열하였고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단상에 올라 이 명예위병대의 분열을 받았습니다.

또 주요 국빈급 사절이 머무는 백화원 영빈관으로 두 정상이 들어가는 장면을 생중계했는데 이 장면의 생중계도 역시 처음이었습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을 갖습니다. 노동당사에서 남북 정상이 회담을 갖기도 역시 처음입니다.

[앵커]
쏟아진 최초 기록, 그래픽으로 다시 한 번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그러니까 김정은 위원장, 평양 첫 정상회담. 김정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 공항 영접도 처음이고요. 국제비행장 예포 21발도 최초고요.

또 평양 노동당사 남북 정상회담도 최초였습니다. 김용현 교수님, 최초의 기록 중에 가장 눈에 띄는 최초라고 본다면 어떤 것이 있을 수 것 같을까요?

[인터뷰]
가장 눈에 띄는 건 예포 21발인 것 같습니다. 사실 공항에서 예포가 발사됐는지 우리가 잘 몰랐었습니다. 화면에서나 또 영상으로 나올 때는 그것이 잘 안 보였기 때문에. 그런데 예포 발사는 우리가 정상 간의 회담에서도 상당히 우호적인 그런 관계일 때 예포를 발사하는 그런 광경이 일반적인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남북 정상의 만남이 그동안 두 차례 만남을 통해서 이번 세 번째 만남이라고 하는 것이 상당한 친밀감을 가져오게 했고 또 남북 당국에 대한 상호 간의 이해와 상호 간의 따뜻한 분위기가 예포 발사로 표현됐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고요.

하나만 더 말씀드리면 노동당 본부청사입니다. 우리가 과거에 보면 북한 최고의 가장 권력의 심부를 어디로 보느냐, 이것은 결국 노동당 청사, 이렇게 봤거든요.

또 실제 노동당이 북한을 지도하는, 그리고 북한의 가장 중요한 권력기관입니다. 지금 화면에서도 우리가 봤습니다마는 노동당기가 펄럭이는, 낫과 망치와 그다음에 펜이 펄럭이는 그런 노동당기가 걸려 있는.

[앵커]
남측 카메라에 처음 잡힌 거잖아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실제 저 전면이 다 잡히고 또 내부가 다는 아니겠지만 그렇게 공개되는 그런 모습은 저는 처음 봅니다. 그만큼 북한이 외부를 향해서 자신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최대한 보여주면서 보통 국가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그런 행보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신범철 센터장님은 어떤 최초를 꼽으시겠습니까?

[인터뷰]
저도 예포가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포 부분은 어떻게 보면 국빈 방문인 걸 상징하는 거죠. 작년에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한국을 방문해서 청와대에서 행사를 했을 때도 예포를 했듯이 어떻게 보면 최고의 예우를 한 것이다.

그런데 그거는 단순히 예우의 의미만 가지는 것이 아닙니다. 결국 남북관계 특수성 때문에 상대에 대해서 이러한 예의를 베풀 수 있느냐 했던 것이 과거의 문제였고 그래서 예포를 발사하지 않았던 거거든요.

그런데 그 단계를 다음 단계로 넘어왔다는 데에서, 그러니까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비해서 한차원 달라졌다는 것을 상징한다는 의미가 있는데요.

다른 한편으로는 이것이 남과 북이 그런 과거의 특수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냐, 아니면 북한이 보다 독립적인 존재로 국가 대 국가의 관계로 변화시키려고 하는 것이냐, 이 부분까지도 정책적 함의가 있기 때문에 단순히 의전 차원에서만 바라볼 문제는 아니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오늘 남북 정상이 평양 국제공항에서 손을 맞잡는 장면을 보면서 많은 분들이 지난 2000년과 비교가 된다 이런 얘기도 많이 하시더라고요. 아버지와 아들의 영접인 거잖아요.

[인터뷰]
그렇죠. 그러니까 조금 전에 정상국가로 빠르게 북한이 변화되고 있는 그 부분에 대해서 말씀을 하셨는데요. 오늘 확실히 눈에 띄었던 부분은 부부 동반해서 영접을 나왔다, 그 부분이 역시.

[앵커]
2000년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혼자 나왔는데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혼자 나왔었고요. 그리고 저때는 악수만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포옹. 그게 좀 눈에 띄었고.

[앵커]
그만큼 가까워졌다는 얘기겠죠?

[인터뷰]
그렇습니다. 그리고 양쪽 부부 네 분이 서서 한참 동안 대화를 하셨어요. 그 4인이 한 장면에 잡혔던 저 장면이 저한테는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머릿속에 기억에 남거든요.

사실은 저런 광경이 앞으로 계속 이어질 수만 있다면 그러니까 남북한 관계도 과거와는 확실히 다른 질적인 변화 단계를 거치지 않을까 이렇게 여겨지고. 그리고 약간 번외 사항으로 조금 말씀드린다면 순안공항이 확실히 좋아졌다.

[앵커]
그렇죠. 공항이 굉장히 신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인터뷰]
그렇습니다. 예전에는 보면 약간 전통 모양의 2층 건물, 이런 정도였고. 옆에 농촌처럼 나무도 보이고 이런 식이었는데 이번에 보니까 완전히 어찌됐건 국제화된 그런 공항으로 탈바꿈한 것, 그것이 확실히 눈에 띄었습니다.

[앵커]
아버지를 뛰어넘는 깜짝 영접을 보여준 김정은 위원장이었습니다. 오늘 사상 첫 장면들이 속출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주요 의제. 비핵화에 어떤 진전을 내느냐, 이 부분이겠죠. 남북 정상이 어떤 얘기를 했을까요?

다음 주제어 함께 보시죠. 이렇게 결실과 성과를 강조했던 남북 정상. 지금 평양에서 화면이 들어왔습니다. 만찬 화면입니다.

[김정은 / 북한 국무 위원장]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그리고 남측의 손님 여러분. 꽃피는 봄 계절인 4월과 5월에 판문점 회담에 이어 풍요한 가을에 이렇게 평양에서 문재인 대통령 내외분과 여러분들을 또다시 만나게 되어 참으로 기쁘고 감회가 깊습니다.

나는 먼저 민족 앞에 약속한 판문점 선언의 이행을 위해 노심초사하시며 평화의 새시대, 민족 번영의 새역사를 흔들림 없이 이행해 나가려는 굳은 마음을 갖고 평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내외분과 일행을 열렬히 환영합니다.

지난 시기 온 겨레에게 평화, 번영의 꿈과 기대를 한껏 부풀게 했던 역사적인 6.15와 10.4 선언이 탄생한 평양에서 우리들의 만남이 마련되어 더없이 감개무량하고 한편으로는 어깨가 더 무거워짐을 느끼게 됩니다.

나는 지난 4월 새로운 역사의 출발선에서 신호탄을 쏘는 심정으로 판문점 분리선을 넘었으며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신뢰와 우의를 두터이 하고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을 채택하였습니다.

그로부터 불과 몇 달 사이에 북남관계에서 극적인 변화들이 연이어 일어나고 우리들이 함께 깔아놓는 새로운 평화의 궤도, 통일의 궤도에서 역풍을 이겨내고 멈춤 없이 갈 것입니다.

나는 우리가 판문점에서 시작한 역사적인 첫 출발이 온 겨레를 불신과 대결의 늪 속에서 과감히 벗어나 화해와 통일의 경계에 합류하게 만들었고 이 흐름이 이제는 그 누구도 되돌려 세울 수 없는 민족 화해와 평화 번영의 시대, 새 시대로 당당히 들어선 데 대해 만족스럽게 생각하며 이 자리를 빌려 남모를 고충을 이겨내며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인 문재인 대통령께 심심한 사의를 표합니다.

우리가 마음과 뜻을 합쳐 북남관계에서 전례 없이 중요한 과오를 안아온 지난 몇 달 간을 돌아보면서 우리는 앞으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자신심과 용기를 가지게 되었고 역사와 민족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무거운 사명과 의무를 더욱 절감하게 됩니다.

우리들은 좋게 출발한 평화와 통일, 번영의 새 역사를 계속 써나가야 하며 북남관계에서 꽃피는 봄날과 풍요한 가을만이 있게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물론 우리의 전진 도상에는 여전히 많은 난관이 가로놓여 있고 역풍도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북과 남이 서로 서로를 맞잡고 뜻과 마음을 합쳐 좌고우면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갈 때 길은 열릴 것이며 우리 스스로 주인이 되는 새로운 시대는 흔들림 없이 더욱 힘있게 전진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이것이 무엇보다 소중하며 귀중한 자산입니다. 나는 그러한 마음가짐과 의지를 가지고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판문점 선언을 계승, 발전시켜나가기 위한 필요한 의제들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해 나갈 것입니다.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쌓아온 신뢰와 믿음이 있기에 평화롭고 번영하는 조선반도의 미래를 열어나가는 우리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북과 남의 굽이치는 화해와 단합의 뜨거운 열기를 소중히 지켜 더욱 고조시키기 위한 데 아낌없이 노력하겠습니다. 나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이 상봉이 북남 관계의 획기적인 발전과 평화 번영을 지향해나가는 우리의 전진을 더욱 가속시키고 온겨레에게 다시 한 번 크나큰 기쁨을 안겨주는 역사적인 계기로 되리라고 확신합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의 건강을 위하여, 그리고 이 자리에 참석하신 남측의 귀빈들과 여러분 모두의 건강을 위하여 잔을 들 것을 제의합니다.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님, 그리고 귀빈 여러분. 긴 겨울을 이겨내고 함께 맞았던 봄에 가을이 오면 다시 만나자고 우리는 약속했습니다. 그 약속 그대로 나를 평양으로 초대하고 따뜻하게 맞아주신 김정은 위원장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가는 거리마다 뜨거운 환영을 보내주신 북녘 동포들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모든 분들께 남녘 동포들이 전하는 각별한 안부인사를 전합니다.

오늘 도착해 보니 평양의 발전이 참으로 놀랍습니다. 대동강변을 따라 늘어선 고층 건물과 평양 시민들의 활기찬 모습이 아주 인상적입니다. 과학과 경제를 발전시켜 주민들의 삶을 나아지게 하려는 김정은 위원장의 지도력과 성취를 알 수 있었습니다.

남북이 서로 자유롭게 오가며 서로 돕고 함께 발전한다면 온 세상이 깜짝 놀라게 될 것입니다. 지난 봄 판문점에서 우리는 남북관계에서 새로운 시대를 열었습니다. 불과 5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꿈같은 일이 시작되었습니다.

인도네시아 아시안게임에서 카누 여자 단일대표팀이 첫 금메달의 쾌거를 거두었습니다. 여자 단일 농구대표팀도 은메달이었지만 만리장성을 넘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대동강과 한강에서 흘린 땀과 눈물이 하나가 될 때 우리는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희망과 기쁨을 온 겨레에 안겨주었습니다.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는 우리 민족의 자랑이자 세계적으로도 소중한 유산입니다. 금속활자 실물이 그동안 남과 북에 각 한 글자씩 있었는데 3년 전 남북이 공동발굴 조사한 개성 만월대에서 세 번째 실물이 발굴되었습니다.

북에서는 사랑스럽다는 전, 남에서는 아름답다는 단으로 읽는 글자였습니다. 우리가 함께 이룬 성과를 축복해 주는 듯했습니다.

다음 주부터 개성 만월대 공동발굴이 재개됩니다. 아주 뜻깊고 반가운 소식입니다. 남과 북이 하나가 되어 우리 민족의 역사를 되살려낼 것입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우리는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우리의 협력은 대륙을 가르며 러시아와 유럽에 이르고 바다를 건너 아세안과 인도에 이를 것입니다.

이를 위해 나는 김정은 위원장과 머리를 맞대고 마음을 모을 것입니다. 군사,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분야에서 내실 있는 발전을 이루고 남과 북 사이의 군사적 긴장과 전쟁의 공포를 완전히 해소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하겠습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정착도 중요한 의제입니다.

항구적인 평화와 협력의 시대를 여는 큰 걸음을 시작하겠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길인 만큼 여러 가지 도전과 난관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과 나에게는 신뢰와 우정이 있습니다. 역지사지의 자세로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한다면 넘어서지 못할 어려움은 없을 것입니다.

귀빈 여러분, 나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여기 목란관을 찾은 세 번째 대한민국 대통령입니다. 김정은 위원장과는 지난 4월과 5월에 이어 벌써 세 번째 만남입니다.

김 위원장과 나는 다정한 연인처럼 함께 손 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고 넘어왔던 사이입니다. 우리의 도보다리 대화는 그 모습만으로도 전 세계인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남북의 정상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치 않고 언제든지 편하게 만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남북 간에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마침 우리 민족이 가장 좋아하는 명절인 한가위 추석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속담처럼 온 겨레의 삶을 더 평화롭고 풍요롭게 하는 만남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우리의 만남이 북과 남의 국민 모두에게 최고의 한가위 선물이 되길 기원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건배를 제의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위하여라고 화답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분의 건강과 백두에서 한라까지 남과 북, 팔천만 겨레 모두의 하나 됨을 위하여!

[앵커]
오늘 밤늦게까지 진행된 만찬 장면을 보여드렸습니다. 남북 정상의 건배사도 들어볼 수 있었는데요. 신범철 센터장님, 먼저 김정은 위원장의 건배사, 남북관계를 상당히 중요시하고 또 환대하는 그런 의미를 담았죠?

[인터뷰]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표현이 다 가득 차 있는데 핵심 키워드는 우리 민족끼리, 빨리 빨리. 그게 키워드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전반적인 흐름은 지난번 4.27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었고 그것을 통해서 양 정상 간에 신뢰가 구축됐고 그것을 바탕으로 우리가 닥친 여러 가지 문제들을 풀어나가자. 그렇기 때문에 우리 민족끼리 단결해야 되고 그러한 속도를 빨리 가자. 그런 취지의 내용을 담았는데 사실은 비핵화 부분과 함께 어우러진다면 아주 좋은 메시지가 되는데 결국 내일에 이르지만 비핵화 부분에서 진도가 나가지 않은 채 남북관계만 빨리 나가다 보면 한미 공조에 훼손이 갈 수 있는 우려가 있거든요.

따라서 이 맥락을 잇는다면 오늘 저녁 만찬을 마치시고 우리 대통령과 참모들이 이 부분에 대해서 오늘 또 정상회담한 결과도 있으니까 반드시 전략회의를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결국 협상이라는 것은 우리가 항상 이기는 것만은 아닙니다.

북측에 설득되는 부분도 있고 그것의 파급효과를 충분히 분석해서 내일 협상을 하면 좋을 것 같고요. 문재인 대통령의 말씀은 아주 핵심을 잘 담으셨다고 생각해요.

김정은 위원장의 말에 화답하면서 동시에 완전한 비핵화라는 말까지 포함하셔서 우리 정부가 핵 문제를 얼마나 중시 여기고 있는지를 잘 표현하셨다고 생각하고요.

이번 부분에 있어서 오늘은 시간이 2시간 정도였기 때문에 아주 깊숙한 논의까지 구체적인 현안, 갈등이 있는 부분까지는 다뤄지지 못했을 부분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내일은 반드시 그 부분까지 짚음으로 해서 어떻게 보면 우리의 안보 우려라고 할 수 있는 북한 핵 문제와 북한의 안보 문제라고 할 수 있는 재래식 군비 통제라든가 교류협력, 이것이 잘 조화돼서 누가 봐도 좋은 협력이 이뤄졌다, 좋은 성과가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앵커]
내일 공동 기자회견이 열릴 것인지, 이 부분도 주목되고. 그리고 만약에 열린다면 김정은 위원장이 오늘 만찬사에서 빠졌던 비핵화라는 단어를 직접 언급할 것인지 이 부분도 상당히 주목되는 부분 아니겠습니까?

[인터뷰]
그렇죠. 그러니까 사실은 조금 전에 만찬사, 김정은 위원장의 만찬사를 쭉 듣다 보면 그러니까 굉장히 풍성하다, 이런 느낌이 들잖아요. 굉장히 풍성한 표현들을 활용을 해서 남북한 관계가 개선될 것이고, 이런 것에 대한 희망을 심어주는 그런 발언을 했는데.

지금 이번 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풍성한 성과입니다. 그런데 풍성한 성과의 핵심은 역시 비핵화에 있는 거죠. 그러니까 다른 부분에서 많은 진전이 있다 하더라도 만약에 이 비핵화와 관련해서 이제까지 논의 이뤄진 데서 별로 진전이 없었다고 한다면 당장 국내에서도 보수 야당이 가만히 있지 않겠지만 2차 북미 정상회담에도 먹구름이 끼는 상황이 되어 버린다는 거죠.

그래서 김정은 위원장의 오늘 표현으로 봐서는 좀 기대를 갖게는 해요. 조금 전에 만찬사에서도 저는 가장 귀에 와 닿은 부분이 더 빨라질 것이다. 그리고 아까 영빈관에서 환담하는 과정에서도 빠르게 모든 게 진행될 것처럼 그렇게 표현하는 것들. 이런 것들이 기대감을 갖게 하긴 해요.

그리고 오늘 회담 관련해서 아직까지 아주 구체적인 뒷얘기가 전해지지는 않았습니다마는 부정적인 얘기는 아직까지 전해지지 않는 것 같고 만찬장으로 곧바로 이어졌다고 본다면 만찬장의 분위기로 봐서는 오후 대화도 굉장히 긍정적이지 않았을까, 이렇게 추정이 된단 말이에요. 그러면 여전히 절망보다는 기대에 조금 더 방점을 아직까지는 둬야 할 상황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앵커]
오늘 1차 회담이 예정보다는 길게 진행이 됐습니다. 만찬 분위기가 상당히 좋은 걸로 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만찬사에서는 얘기하지 않았지만 정상 간의 회담에서는 뭔가 진전된, 그러니까 블랭크를 채울 만한 내용을 내놓지 않았을까라는 추정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인터뷰]
비핵화 문제를 만찬사에서 꺼낼 정도로 지금 북미 관계가 상당히 농익었다 이렇게 보기는 어렵습니다. 아직까지는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는 자신이 갖고 있는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과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이 부분에 대한 것도 상당히 중요하게 판단을 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만찬사 같은 경우는 전 세계에 이 만찬사가 다 공개가 된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은데 그런 상황에서 비핵화 문제에 대해서 바로 자신이 첫날 만찬사에서 그런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고요.

오히려 우리가 더 지켜봐야 될 부분은 내일 기자회견이 이뤄지게 된다면 거기에서 본인이 직접 자신의 육성을 통해서 비핵화 의지를 천명하는, 그런 정도라면 저는 미국에게는 상당히 좋은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그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그동안 비핵화 의지를 김정은 위원장이 보였지만 정의용 실장을 통해서 비핵화 의지를 표현한달지 간접적인 그런 방식을 택했던 게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직접적인 자신의 목소리로 의지를 표명하고 그 과정에서 아마 그것이 구체적으로 남북 정상 간 회담의 결과는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비핵화 부분에 대한 북한의 구체적인 실천 행태랄지 종전선언에 대한 입장이랄지 이런 부분들이 남북관계 측면보다는 앞으로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나 또는 북미 정상회담이나 여기에서 북미 간의 문제로 아마 성과를 내놓으려고 하기 때문에 아마 내일 기자회견이 열린다 하더라도 추상적인 수준에서의 비핵화 의지가 표현되는 그런 정도라면 그렇게 나쁘지 않은 좋은 결과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조금 전에 들어온 속보 내용 전해드리면 만찬이 상당히 늦게 끝났습니다. 밤 10시 53분, 조금 전에 끝났다고 하고요. 2시간 넘게 진행이 됐다고 합니다.

상당히 긴 시간 만찬이 진행됐다고 합니다. 오늘 김정은 위원장이 허심탄회, 이 단어를 또 얘기했습니다. 내일 2차 회담이 있는데 뭔가 허심탄회하고 진전된 무언가를 갖고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드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북한도 지금 자기들이 비핵화 대화, 미국과 그런 것을 재개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을 테고 또 한국 여론을 잘 알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을 그냥 빈손으로 돌려보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언가 과거보다는 진일보된 이야기를 할 건데요.

그런데 김용현 교수님께서 말씀해 주신 수준으로, 그러니까 육성으로 내가 완전한 비핵화 의지가 있다 이 정도만 이야기하는 것은 사실은 임팩트가 없어요.

왜냐하면 지금 우리를 만족시키기 위한 대화가 아닌 것이고 비핵화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말씀을 하셨다시피 미국과 북한이 다시 대화를 재개할 수준으로 이야기가 나와야 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그 부분에 있어서 어느 정도 확신을 주는 구체적인 부분이 들어가지 않으면 사실 정상회담만으로 대화가 재개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그렇다면 우리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 김정은 위원장이 내가 완전한 비핵화를 이번에 밝히겠습니다, 이야기를 하면 거기에서 조금 더 구체적인 말씀을 해 달라. 그래서 신고라든가 이런 부분을 말씀해 주시면 우리가 그다음 단계에서 종전선언이나 이런 부분을 노력할 수 있다, 그런 식으로. 아마 저는 우리 정부가 그런 안을 한 한두 개는 가져갔을 거라고 생각해요, 북한이 수용할 수 있는 안, 그런 구체적인 안을 수용해 주는 것이 어떻게 보면 우리의 성과가 되는 것이고 다음 단계에서 폼페이오의 방북도 어떻게 보면 우리가 만들어주는 것이 되고 그렇게 됐을 때 우리가 진정한 한반도 운전자론을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이번에도 북미 회담으로 이어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내일 공동기자회견이 열린다면 또 어떤 결과가 나올지 이 부분을 기대감을 갖고 기다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그리고 이종훈 정치평론가 세 분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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