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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N팩트] 정진석 파장 확대...또 여의도 불려온 故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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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 2017-09-26 11:42
앵커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발언이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는 모습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적폐 청산을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려는 계산된 행위라고 거세게 비판하고 있지만,

자유한국당은 오히려 이번 논란을 대여 공세의 계기로 삼는 모습입니다.

국회로 가보겠습니다. 조태현 기자!

먼저 정진석 의원의 발언부터 정리해보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를 한 겁니까?

기자

논란이 시작된 건 지난 20일입니다.

정진석 의원이 최대 정치 보복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가한 것이라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말을 반박하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린 건데요, 정 의원은 일단 박 시장의 말을 궤변으로 규정했습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이 권양숙 여사와 아들이 박연차 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부부싸움을 했다며, 싸움 끝에 권 여사가 가출했고, 그날 밤 혼자 남은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적폐 청산을 내걸고 정치 보복의 헌 칼을 휘두르는 망나니 굿판을 중단하라며 거친 단어로 반발했는데요, 논란이 커지자 정 의원은 다시 한 번 글을 올려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유가족에게 상처를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박원순 시장의 주장을 반박하려는 의도였다는 건데요, 하지만 여론몰이식 적폐 청산은 나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기본적인 입장은 그대로 이어갔습니다.

정 의원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정진석 / 자유한국당 의원(어제) : 국정원이나 검찰이나 이런 국가정보기관이 정치 개입하지 말자, 정치 보복의 수단으로 이용되면 안 된다, 이런 거 하지 말자는 게 적폐 청산이에요. 그런데 적폐 청산을 외치면서 똑같은 방식을 되풀이하는 것은 또 다른 적폐를 낳는 것이다.]

앵커

정 의원에게 나름의 근거는 있을 텐데요, 어떤 겁니까?

기자

가장 큰 근거는 지난 2009년 6월 문재인 대통령, 당시에는 전 청와대 비서실장 자격으로 한겨레신문과 진행한 인터뷰 기사입니다.

문 전 실장이 노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해 언급한 내용인데요, 노 전 대통령이 2009년 초 박연차 회장이 권양숙 여사에게 건넨 100만 달러를 알게 됐고, 처음에는 권 여사가 유학 비용 정도로 설명해 노 전 대통령도 그렇게 알고 있었지만, 나중에 집을 사기 위한 돈이라는 점을 알고 노 전 대통령이 매우 충격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때문에 권 여사 역시 노 전 대통령이 있는 자리에 같이 있으려고 하지 않고 다른 자리로 가곤 했다는 겁니다.

노 전 대통령의 친구였던 정상문 전 비서관이 봉하마을에 내려오면 늘 노 전 대통령을 만났는데, 한 번은 권 여사를 먼저 만나 노 전 대통령이 의아하게 생각한 적이 있다며,

나중에 권 여사가 이실직고해 노 전 대통령이 화를 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검찰의 수사와 관련해서도 정치보복에 의한 타살로 주장하고 싶진 않다면서도, 수사가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버리도록 몰아간 측면이 있으니 타살의 요소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정진석 의원은 이런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의 SNS에 글을 올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앵커

정 의원 역시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될 것이라는 점을 예상하지 못한 건 아닐 텐데, 왜 이런 글을 올렸을까요?

기자

최근 문재인 정부의 MB 정부를 겨냥한 적폐 청산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입니다.

정진석 의원은 2000년 정계에 입문한 뒤 뚜렷한 계파색을 보이진 않았는데요, 이명박 정권이 출범한 뒤 정무수석비서관에 임명돼 청와대에서 일했습니다.

당시 사이가 나쁘던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면담을 성사시키는 등, 정권 재창출의 초석을 다졌다는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현재 보수 야당의 인식은 문재인 정부의 적폐 청산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겨냥하고 있다는 건데요,

정 의원 역시 당시 정부에 참여했던 만큼, 여권의 의도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가 박원순 시장의 주장에 강하게 반발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주장이 나온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보수 진영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공격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죠?

기자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건 벌써 8년 전의 일입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을 둘러싼 여의도의 공방은 벌써 여러 차례 진행됐는데요.

지난 2012년 대선 때에는 이인제 선진통일당 대표가 새누리당과 합당을 결정한 뒤, 새누리당 세종시당 선대위 발대식에서 노 전 대통령이 부패 혐의에 쫓겨 자살했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논란은 지난 대선에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문재인 당시 후보를 겨냥해 자기 대장이 뇌물을 먹고 자살한 사람이라고 말한 겁니다.

논란이 된 뒤에도 이는 막말이 아닌 팩트라고 말해 더불어민주당의 반발을 샀습니다.

홍 후보는 3월에도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판결과 관련해 0.1%의 가능성도 없다면서도, 만약 유죄가 되면 노 전 대통령처럼 자살하는 방안도 검토해 보겠다고 말해 다시 논란의 중심이 서기도 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은 민주당계의 뿌리로 볼 수 있는데요, 그만큼 서거에 예민할 수밖에 없어, 보수 진영의 이러한 자극이 논란으로 이어지는 셈입니다.

여권에서 보수 진영이 곤경에 몰릴 때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걸고넘어진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앵커

여당이 예민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고 했는데, 이번 정진석 의원 발언에 대해 여권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회의는 연일 정진석 의원과 자유한국당에 대한 성토장이 돼가는 모습입니다.

특히 어제 회의에서는 지도부의 강경한 발언이 줄을 이었는데요.

먼저 추미애 대표는 정 의원이 막말이 국민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며, 정치 보복 프레임을 만들기 위해 다분히 계산한 행보를 보인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먼저 추미애 대표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추미애 / 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촛불로 밝힌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달라는 과정에서 훼방꾼이 설친다고 한들 국민은 중심을 잡고 제대로 된 적폐 청산을 해줄 것을 원하고 있을 것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일단 자유한국당과 정 의원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보호하고, 적폐 청산 활동 자체를 정치 보복의 틀에 가두려는 의도로 보는 분위기입니다.

법적 대응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노 전 대통령의 장남인 노건호 씨와 권양숙 여사는 어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정 의원을 명예훼손과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조사해 달라며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노 씨는 정치적 필요에 따라 고인을 욕보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무슨 잘못을 했기에 고인이 계속 현실정치에 소환돼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통하는 민주당 김경수 의원은 허위 사실로 고인과 유족을 욕보였다면 응분의 법적 책임을 지면 된다며, 사과도 요구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는데요,

그러면서 이번에는 어떠한 타협도 하지 않겠다고 못 박아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앵커

자유한국당이 다시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선 셈인데요, 입장이 무엇입니까?

기자

일단 자유한국당은 노 전 대통령의 사망을 앞두고 벌어진 일이 대해 다시 언급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정진석 의원 발언을 놓고 여당이 침소봉대하고 있다는 건데요, 다만 노 전 대통령 측의 고소가 이뤄진 만큼, 노 전 대통령의 죽음과 관련한 전말은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노 전 대통령 측의 뇌물 수수 의혹이 서거로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는데, 이번 기회에 모든 진상을 밝혀야 한다는 건데요.

정우택 원내대표의 말 들어보시죠.

[정우택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노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서거로 덮어두었던 의문에 대해서도 이제 명명백백하게 진상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현직 대통령이 재임 중에 일가가 수백만 달러의 뇌물을 받았다는 것은 그냥 덮고 넘어갈 수 없는 일이며….]

그러면서 현 정부가 수뇌부를 임명한 검찰이 공정하게 수사하기 쉽지 않은 환경인 만큼 특검도 추진하겠다고 주장했는데요, 자유한국당은 이번 논란을 오히려 정국 반전의 계기로 삼는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두 정당의 정치적 대결이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라며, 양쪽을 싸잡아 비판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YTN 조태현[chot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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