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걱정' 많았던 VIP?

'연예인 걱정' 많았던 VIP?

2017.09.14. 오후 4:21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 임준태 /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강신업 / 변호사

[앵커]
이명박 정부 시절 블랙리스트가 드러나면서 문화, 예술인들이 가만히 있지 않겠다며 나섰습니다.

당시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도 가능할지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강신업 변호사와 얘기해 보겠습니다. 두 분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반갑습니다.

[앵커]
지난 10년 동안 왜 이리 활동을 뜸했나 했던 문화예술인들. 알고 봤더니 블랙리스트에 올라 활동을 안 한 게 아니라 못했던 상황이 드러났습니다. 방송인 김제동 씨도 그중 한 명입니다. 김제동 씨는 왜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걸까요?

그동안 방송이 뜸했던 방송인 김제동 씨 관련된 사연을 보셨습니다. 김제동 씨가 블랙리스트에 올랐는데 알고 봤더니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식 사회도 봤더라고요?

[인터뷰]
저도 사실은 이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자료를 알게 됐는데요.

아마 초기에 김제동 씨 사회 보는 그 특유의 제스처나 대중적인 인기. 그리고 또 서울의 유명한 대학도 아니고 지방에서 활동하다가 성공한 케이스, 이런 면에서 아마 초기에 국민들에게 호응을 받았지 않았을까. 그래서 아마 이명박 대통령께서도 호감을 가지셨을 것 같은 그런 추정을 해 봅니다.

[앵커]
그러면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인터뷰]
지금 얘기한 대로 재치와 순발력. 이런 것들이 인정이 돼서 MB의 취임식 사회를 본 거 아닙니까? 그런데 그다음 해, 그때는 2008년이었는데 2009년에 말이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갑자기 서거를 하시죠. 그때 노제에서 사회를 봤다는 겁니다.

사회를 보면서 그냥 본 것이 아니라 떨리는 목소리로 굉장히 아쉬워하면서 노무현 대통령님이 외로운 독도처럼 홀로 있는 듯했지만 그분의 뜻이 우리에게 전달되고 있다, 잊지 말자. 이렇게 해서 상당히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을, 서거를 애도하고 아쉬워하는 이런 사회를 봤다는 것인데 이것이 아마 MB에게는, 조금 그 정부에게는 좋지 않게 보여졌는지 그다음 1주기 노제를 보는데 아까 얘기했던 것처럼 사회를 안 보는 것이 어떻겠느냐, VIP께서 굉장히 걱정하신다. 이렇게 김제동 씨도 방송 활동해야 될 것 아니냐, 이랬다는 얘기가 있는 것이죠.

[앵커]
그러니까 국정원 직원이 이 김제동 씨를 만나서 내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당시에 직접 보고를 하는 사람인데. 대통령이 김제동 씨 걱정을 많이 한다, 1주기 사회는 안 보는 게 낫지 않겠냐 이렇게 얘기했다는 거예요. 이걸 보면 지금 국정원에서 일일이 연예인들의 방송활동이나 이런 것들. 발언이나 이런 부분들을 관리한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방송에서 제가 정말 공개적으로 답변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기는 합니다마는 과거에 지금이라고 할 수 없고 과거 정보기관에서는 그런 일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정부 정책에 다른 색을 갖고 있는 그런 사람들에 대해서 성향이나 행동. 이런 부분도 아마 생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이게 이제 드러난 겁니다. 국정원에서 연예인들, 방송인들, 문화, 예술인들을 직접 관리한 리스트가 발견이 되면서 세상에 드러나게 됐는데. 저는 이 부분이 귀에 들어왔어요. VIP가 김제동 씨 걱정을 많이 한다. 이 말을 또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할지.

[인터뷰]
국정원 직원이 해줬다는 말 아닙니까? 그 얘기는 결국은 알아서 하라는 얘기 아니겠습니까? VIP가 걱정을 많이 하고 있으니까 노무현 대통령 서거하고 노제 다음에 추모제, 1주기. 이런 때 그것을 앞두고 얘기를 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 사회를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런 얘기도 한 거고 그다음에 국정원에서는 그리고 MB는 아무래도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김제동 씨가 좌파 성향의 연예인이다 이런 생각을 했을 수가 있겠죠. 그런 것에 대한 제동을 걸려고 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그런데 한편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이 방송인들의 발언이나 활동을 신경을 쓰고 관리하는 데 직접 관여한 것 아니냐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는 그런 정황이 있다, 이런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인터뷰]
가능한 얘기죠. 예를 들면 대중적 파급 효과가 있는 인기 연예인들이 정부 정책이나 이슈에 대해서 코멘트 하면 그게 뉴스에 나올 거 아닙니까? 그렇다고 본다면 대통령께서도 뉴스를 보시다 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하고 다르게 나가고 있구나, 좀 잘 챙겨봐. 이런 한마디 정도만 했었더라도 관련된 부서에서는 상당히 긴장하지 않았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앵커]
지금 김제동 씨는 이것뿐만 아니고요. 국정원과 관련된 국정원 직원과 얽힌 또 다른 기억도 공개했습니다. 들어보겠습니다.

[김제동 / 방송인 (어제) : 언론을 탔으니까 말씀해 드릴게요. 국정원 직원 별로 겁내지 마세요. 이거 진짜 국정원 직원들이 새겨들어야 합니다. 능력이 좀 있어야 돼요. 저 만나는 보고 문자를 국정원 담당자한테 보내야 하는데 국정원 직원이 저한테 보냈어요. 그래서 간첩 잡겠어요? 간첩을 만드는 게 아니라 잡아야 될 거 아니에요? 간첩을 만드느라고 실제 북한에서 보낸 간첩을 못 잡는 것 아니에요?]

[인터뷰]
언론을 탔으니까 내 입으로 말씀해 드릴게요. 국정원 직원 별로 겁내지 마세요. 이거 진짜 국정원 직원 새겨들어야 합니다.능력이 좀 있어야 돼요. 저 만나는 보고 문자를 국정원 담당자한테 보내야 하는데 국정원 직원이 저한테 보냈어요. 그래서 간첩 잡겠어요? 간첩을 만드는 게 아니라 잡아야 될 거 아니에요? 간첩을 만드느라고 실제로 북한에서 보낸 간첩을 못 잡는 것 아니에요?

[앵커]
김제동 씨와 국정원 직원이 만났는데 이 국정원 직원이 상부에 보고를 해야 하는데 김제동 씨한테 문자를 잘못 보냈다, 이런 얘기를 한 거예요.

[인터뷰]
네, 그렇습니다. 멍청한 국정원 직원이다 이런 얘기인데요. 결국 그걸 갖고 웃음을 만드는 능력을 보면 탁월하죠. 어쨌든 그렇게 국정원이 자신에게 문자를 잘못 보낼 정도로 활동을 잘 못하고 있으면서도 이렇게 블랙리스트나 만들고 그런 활동을 한다는 것에 대해서 비판을 지금 하고 있는 거죠. 그런데 국정원이라고 하는 것은 국가안보라든지 국가 경쟁력 제고 이런 것들을 하는 것인데 이와 같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다는 건 어쨌든 국정원의 본연의 업무와는 다른 것 같고. 그런 것들이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죠.

[앵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 봐야 될 부분이 이 국정원에서 그러니까 조직적으로 연예인들을 관리했던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지금 이런 얘기를 들었을 때요.

[인터뷰]
그 부분은 예전에 노태우 대통령 시절 또 김영삼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까지만 해도 각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출입하는 기관이 다 있었습니다. 언론뿐만 아니라 연예계 쪽도 이런 여러 형태의 정보 수집 활동을 해 왔기 때문에 이것은 어떻게 보면 그때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국민들이나 공무원들 또 관계 인사 분들은 국정원에서 다 하는가 보다,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 그것을 법으로 따지다 보면 국내 정보에 대해서 관여하는 것이 일종의 법 위반 사항이 있다. 요즘은 국내에 관련된 정보수집 활동도 많이 줄어들고 있는 그런 상황이 있는 거죠.

[앵커]
그러니까 이번에 드러난 사실들이 의미가 있는 부분이 국정원 직원이 직접 와서 개인적으로 만나서 이런 발언을 하지 않는 게 낫지 않겠냐 이런 활동은 좀 위험한 거 아니냐 이렇게 얘기한 게 드러났으니까 문제가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인터뷰]
그렇습니다. 그런 것들을 지금 폭로하고 있는 거죠. 사실 그랬을 것 같고요. 어쩌면 지금 나오는 것처럼 좌파 성향을 가졌다라고 그 당시 정부에서 본 그런 연예인들을 일대일 마크로 관리를 했을 수도 있고 그중에서 김제동 씨는 특히 눈에 띄는 그런 연예인이었다고 볼 수 있겠죠. 그래서 김제동 씨가 활동을 그때 상당히 못했다는 것 아닙니까? 그 이후로 아마 방송활동을 해야 되지 않겠느냐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어떤 성향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퇴색되지 않았다고 보고 정부에서는 아무래도 계속해서 활동에 대해서 제약을 가하지 않았나 이런 얘기가 있는 거죠.

[앵커]
이제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문화예술인들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 이런 입장입니다. 문성근 씨 같은 경우 민형사소송을 진행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고요. 김미화 씨도 그런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이런 얘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누구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건지. 계획이 어떻게 나오고 있는 거죠?

[인터뷰]
일단 피고가 확정되어야 소송의 진행이 가능한데 과연 정부 기관에서 한 행동에 대해서 어디까지 피고를 특정을 해서 특히 민사소송 같은 경우는 적극적으로 원고가 소송을 제기하는 사람이 적극적으로 자료를 발굴해야 합니다. 물론 형사사건 같은 경우는 경찰이나 검찰이 이런 범죄자들을 가려줄 수 있는 국가기관이 있지만 민사사건 같은 경우는 정말 연예인들이 얘기하신 것처럼 아마 소송을 진행하기에 상당히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본다면 이 형사사건에서 국정원과 관련된 또 요즘 말하는 블랙리스트 관련된 사건들이 아마 선행 판결로서 유죄가 확정된다면 그 이후에 민사사건으로 제기하는 것이 소송 절차상으로 볼 때 유리하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추정합니다.

[앵커]
문성근 씨 같은 경우는 SNS에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정부와 이명박 전 대통령, 그리고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대상으로 민형사 소송을 진행하겠다, 이렇게 얘기했는데. 좀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는 상황인가요?

[인터뷰]
네, 가능한 얘기죠. 원세훈이라든지 또 MB라든지 이런 사람들은 국가의 어떤 공무원 아닙니까? 국가 공무원의 불법 행위라는 얘기고요. 그다음 국가가 잘못했을 때는 국가를 상대로 또 소송을 할 수가 있거움 지금 그래서 엄밀히 말하면 정부가 아니라 국가와 MB와 원세훈을 상대로 소송을 하겠다는 얘기고요. 이때 소송은 민형사소송을 모두 말하는 거죠. 아마 형사소송은 직권남용이나 권리행사방해. 이런 것들을 얘기하는 것 같고요. 때에 따라서는 명예훼손도 가능합니다.

그다음에 민사소송은 그로 인해서 활동을 못해서 경제적 손해를 입었다라고 하는 것이죠. 그런데 지금 교수님이 말씀하신 대로 그렇게 소송을 하기 위해서는 구체적 사례와 구체적 증거를 모아야 됩니다. 그래서 문성근 씨도 영화제작가협회라든지 이런 연예인들에게 그런 사례를 제보해 달라. 그러면 그런 사례들을 모아서 여럿이서 함께 소송을 제기하자,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 거죠.

[앵커]
그러면 리스트에 올라 있는 연예인들이 지금 80명 넘게 나왔는데 연예인뿐만 아니라 작가라든가 아니면 감독이라든가 이런 분들까지 포함해서 80명이 넘게 나왔는데 같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건가요?

[인터뷰]
그렇게 하겠다는 얘기고요. 적어도 그중에서 상당수가 같이하겠다고 의사를 모으면 각자 나는 어떻게 그런 블랙리스트에 올라서 손해를 입었는지, 어떤 불이익을 받았는지 이런 것들을 모아서 그것들을 소송의 자료로 쓸 수 있겠죠.

[앵커]
교수님 보시기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도 조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고 보십니까?

[인터뷰]
아마 피고 측으로 특정이 된다면 당연히 조사받을 가능성이 높고요. 또 더 나아가서 민사소송의 피고인으로 확정이 되면 민사소송 재판에서도 저는 대상이 될 수 있다라고 법적으로는 가능하다고 봅니다.

[앵커]
어떤 정황이 나와야 하는 거죠?

[인터뷰]
결국에는 증거 아니겠습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느 정도는 그런 정황이 나타나고 있는 거죠, 정황. 그런데 구체적 주장과 증거가 있어야 되는데 그러면 나는 어떤 손해를 입었는지, 얼마의 손해를 입었는지,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이런 것들이 입증이 돼야 되는 것이죠.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이때 오르기 전에는 내가 1년에 소득이 5억이었다. 그리고 많은 방송에 출연했다. 그랬는데 이거 오르고 나서 방송이 뚝 끊기고 하나도 못 벌었다, 그런 식으로 입증을 하는 것이 남아 있는 것이죠.

[앵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관여가 돼 있다, 이거를 조사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

[인터뷰]
그것은 청와대가 직접 지시가 있었는지 지금 VIP일일보고를 했다는 거 아닙니까? 어쨌든 그렇다면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그다음 누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라든지 그런 직접 지시를 받았는지 이런 것들이 드러나야 될 겁니다.

[앵커]
그러면 하나 더 여쭤볼게요. 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된 블랙리스트 재판도 진행 중인데 이 재판에 견주어서 볼 때 지금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의 블랙리스트 사건. 앞으로 조사라든가 재판에 넘겨지면 진행 상황은 어떻게 전망해 볼 수 있을까요?

[인터뷰]
지금 드러난 것만 보면 박근혜 전 대통령 같은 경우에는 구체적으로 지시를 했는지는 정확히 드러나지 않았거든요. 이 블랙리스트에 관련해서는 말이죠. 그래서 저번에 블랙리스트 재판에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모 부분은 인정을 안 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이명박 전 대통령 같은 경우는 지금 VIP 일일보고를 했다, 청와대 지시가 있었다는 얘기가 나오기 때문에 물론 그것이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직접 한 것인지 비서실장이 한 것인지 이런 것들은 밝혀져야 하겠지만 상당 부분 지금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앵커]
검찰에서도 이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는 연예인들을 불러서 또 조사를 한다고 하니까요. 앞으로 진행이 어떻게 되는지 보도록 하겠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