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미국내 북한 정권 교체론 가열 조짐...현실성은?

[취재N팩트] 미국내 북한 정권 교체론 가열 조짐...현실성은?

2017.08.01. 오전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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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에서 북한 정권교체론이 부쩍 강조되고 있습니다. 미국 언론과 정치권, 전문가 집단 사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오는 대북 강경론 양상과 의미를 점검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왕선택 YTN 통일외교 전문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며칠 사이에 미국에서 많은 이야기들이 나왔습니다. 중요한 내용 몇 가지를 정리해주시지요.

[기자]
미국에서 최근 나온 북한 관련 논의 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또 트윗, 이것이 가장 중요할 것입니다.

미국 시각으로 30일 어제죠. 내각 회의에서 북한을 잘 다룰 수 있을 것이다, 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언급을 했고요.

7월 29일 트윗에서는 중국에 대해 매우 실망했다. 중국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라고 불평한 적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 발언도 주목입니다.

어제 날짜 31일에 안보리 발언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긴급회의 개최가 논의됐는데 중국의 비협조를 겨냥해서 결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면 회의를 열 필요도 없다, 이런 식으로 강경하게 중국을 겨냥한 불만을 표명했습니다.

그리고 30일 트윗에서는 대화의 시간은 끝났다 이렇게 일갈했고요. 언론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내용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키신저 전 국무장관의 발언이 압권인데 현지 시각으로 29일자 뉴욕타임스 보도에서 미국과 중국이 북한 붕괴 이후에 대해서 합의만 한다면 북핵 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표현을 내놓았고 또 그 전에는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제이 레프코위츠 전 북한 인권 특사가 한국 주도의 통일을 전제로 한 지금의 한반도 정책을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대신 남과 북 모두 공존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새로운 정책으로 변경해야 한다. 이런 식의 주장을 내놓았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많은 논의들, 많은 주장들이 있었습니다. 이것과 기초해서요. 미국이 직접 북한 정권 교체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런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봐야 될까요?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렇게 봐야 할까요?

[기자]
지금 말씀드린 것처럼 논의의 양과 수준을 보면 당연히 북한 정권 교체를 추진할 것이다라고 분석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북한 정권 교체 추진이라고 하는 것은 매우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이번에도 다양한 논의가 나오긴 했지만 자세히 하나하나씩 뜯어보면 정권 교체를 하겠다는 의사 표현이라기보다는 북한에 대한 불쾌감 표출에 더 방점이 가 있다 이렇게 해석을 할 수가 있고요.

그다음에 현실적으로 미국 정부나 정치권이 현재 역대급 정치 혼란이 진행 중이어서 북한 정권 교체 같은 중대한 결정을 진지하게 검토할 수 있는 조건이 아니라는 점도 중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지금 불쾌감을 미국에서 표현하는 것이고 미국 내 정치 상황이 지금 혼란스럽다. 이 부분은 백악관 스카라무치 공보국장 해임 이 건을 말씀하시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스카라무치 공보국장이 취임 열흘 만에 해임됐는데 지난 7월 21일날 백악관 공보국장으로 입성했습니다. 그것에 대해서 불만을 품고 숀 스파이서 대변인이 사임을 했죠.

그다음에 스카라무치 공보국장이 들어오자마자 백악관의 비서실장 라인스 프리버스에 대해서 거의 인신모욕에 가까운 비난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결국 몰아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문제는 프리버스 실장 후임에 존 켈리 국토안보 장관이 임명됐는데 이 켈리 후임 비서실장은 스카라무치 해임을 요구한 겁니다. 이걸 트럼프 대통령이 수락을 해서 결국 열흘 만에 공보국장이 해임되는 이런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대혼란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트럼프 행정부 출범이 6개월이 지났는데 미국 국무부 부장관 또 차관, 아태 차관보 여전히 공석입니다. 국방부도 아태 차관보가 공석이기 때문에 대리 체제가 진행되고 있고요.

이런 상황에서 전쟁에 준하는 중대 결정을 내린다 이런 것들은 불가능하다고 봐야 되겠습니다. 만약에 이런 상황 속에서 무리하게 그런 것을 추진한다면 미국 스스로 중대한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겠습니다.

[앵커]
그렇지만 요즘 계속 나오는 이야기는 심상치 않은 게 사실입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대놓고 비난하면서 북한 문제를 다룰 수 있다, 이렇게 강조하지 않았습니까? 이 부분을 생각해 보면 단순히 무시하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은 면밀하게 관찰해야 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6일과 7일, 시진핑 중국 주석과 회담한 것을 계기로 해서 북핵 문제 해결 주도권을 시진핑 주석에게 넘기는 상황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후원을 받고 시진핑 주석이 그동안 북핵 문제 해결을 추진했는데 우리가 알다시피 결과가 좋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중 간의 긴장감이 고조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의 신뢰 관계를 공식적으로 부인하게 된다면 미국 독자적인 북핵 문제 해결로 국면이 전환되는데. 문제는 미국 정치권과 행정부가 혼란하기 때문에 미국 외교 정책을 통합성 있게 추진하기도 어렵고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 미국이 중국의 협조를 받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없는 상황입니다.

결국 중국을 비난하고 중국과의 협조 중단을 선언하면 오히려 더 곤란한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에 지금처럼 중국을 지속적으로 압박하는 것 외에 현실적으로 다른 대안은 찾기 어려운 조건입니다.

[앵커]
논의가 나온 것 중 여러 가지 다양한 가능성을 짚어보고 있습니다. 조금 전에 말씀해 주신 니키 헤일리 대사의 발언, 대화의 시간이 끝났다.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군사적인 옵션을 채택하겠다 이런 의지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던데요?

[기자]
헤일리 대사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출신의 정치인입니다.

트럼프 행정부 대북정책이 최대 압박과 관여인데 그중에서 압박의 메시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대변인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죠.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은 관여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을 통하는 방식으로 해서 최대의 관여 구상도 전개하고 있고 비공식적인 협조자들을 통해서 북한과 대화도 추진하는 그런 상황입니다.

그래서 외부적으로 압박 발언이 더 크게 들린다고 해서 압박과 관여 정책에서 관여 부분을 외면한다 이렇게 하는 것은 현재 상황에 대한 오판 가능성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사실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 미국의 정책을 가장 정확하게 반영하는 당국자는 유엔 대사가 아닙니다.

오히려 국무부의 아태 차관보나 국무부의 대북정책특별대표 다음으로는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아시아담당 선임국장 이런 사람들이 그야말로 미국의 정책을 가장 잘 반영하는 사람들인데 아태 차관보 현재 공석이고 다른 당국자들이 있긴 한데 이분들은 오히려 대북 정책에 대한 언급을 회피하거나 원칙론만 반복하는 그런 상황이라는 점을 중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현 정권에서 지금 주목해야 할 일이 아닌 조금 주변에서 이야기가 나오는 거라고 볼 수 있을 텐데 키신저 전 국무장관입니다.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 미국과 중국이 협상을 해야 한다, 제안을 했습니다. 이건 어느 정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요?

[기자]
내용적으로만 본다면 키신저 전 장관의 제안 실현 가능성이 희박합니다. 그래서 놀랄 필요가 없다, 이렇게 보는데요. 다만 키신저 장관의 제안 중에서 우려스러운 부분은 있습니다.

왜냐하면 한국 정부의 존재가 배제된 그런 발상이기 때문입니다. 요약해서 말하면 미국과 중국이 합의하면 북핵 문제 해결도 되고 북한 정권이 소멸될 수도 있다 이런 인식인데. 키신저 전 장관의 영향력이 워낙에 크기 때문에 미국의 다른 전문가들도 한국 정부를 무시하는 발상을 하고 있다 이런 것들을 보여주는 하나의 단면이라고 하겠습니다.

미국 전문가 집단을 상대로 해서 우리 정부가 우리 정부의 존재감이라든가 역할 이런 것들을 설명하는 노력이 필요한 대목입니다.

[앵커]
워낙 영향력이 큰 인물이니까요. 키신저 전 장관이 말한 대로 미국과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양자 간 비밀 합의를 할 가능성, 희박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근거는 어디 있는 건가요?

[기자]
내용을 보면 발상의 전환 차원으로 키신저 전 장관이 말씀하신 건데 내용은 북한이 붕괴한 이후 주한미군을 철수한다고 미국이 약속을 하면 중국이 북한을 붕괴시키는 노력에 협조할 수도 있다. 그러면 북핵 문제 해결이 된다. 이런 얘기입니다.

문제는 주한미군 철수를 미국이 약속하는 것이 전제조건이라는 것인데 북핵 문제 해결 차원에서 본다면 일리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미국 입장에서 전체적으로 보면 손해가 나는 내용입니다,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는 것이니까요. 또 중국 입장에서도 문제가 있습니다.

미국 말만 믿고 북한 붕괴에 협조하고 또 북핵 문제도 해결했지만 미국이 실제로 약속을 지키지 않고 미군을 철수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결국 이런 신뢰관계가 부족한 상황에서 성립하기가 어려운 제안이라고 하겠습니다.

크게 보면 키신저 전 장관의 제안 언제나 강대국 간의 비밀 거래를 가장 중요한 정책 수단으로 사용하는 그런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상황에서도 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비밀 거래를 성사시키면 약소국인 한국과 북한의 운명은 비밀 거래 내용에 따라서 결정된다, 이런 인식이거든요.

그런데 21세기 국제 질서가 조금 변했고요. 한국과 북한의 국내 정치 상황, 동북아에서 차지하는 한국과 북한의 위상 이런 것들을 고려할 때 현실성이 크게 떨어지는 인식이다 이렇게 평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 미국 내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의견들 종합적으로 조금 짚어봤습니다. 지금까지 왕선택 YTN통일외교 전문기자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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