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일만에 가까스로 추경안 국회 본회의 통과

45일만에 가까스로 추경안 국회 본회의 통과

2017.07.22. 오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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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영일 / 시사평론가

[앵커]
45일 만에 지금 추가경정예산안이 우여곡절 끝에 통과가 되었는데요. 이 이야기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시사평론가 최영일 평론가 함께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이게 어젯밤에 예결위를 통과했기 때문에 오늘 표결에는 문제가 없지 않을까 했는데 아침에 또 한 번 산이 있었네요.

[인터뷰]
드라마네요, 드라마. 그런데 이게 해프닝, 블랙코미디에 가까운 이야기라고 할 수 있어요. 여러 가지 문제가 동시에 벌어졌는데 한 세 가지로 요약을 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자유한국당이 퇴장 가능성은 늘 있다, 상존한다, 이렇게 봐야 옳습니다. 지금 계속 국회 보이콧도 이어지고 있었고요. 여러 가지 이슈를 가지고 격돌이 있어 오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첫 번째,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다 모여도 120석입니다. 물론 이중에 안민석 의원 같은 경우에는 지금 해외에 나가있고. 지금 이런 상황이어서 해외 출장 중인 의원들은 할 수 없고 그러면 적어도 110여 명 정도는 철통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어도 정족수를 채울까 말까 하는 상황이라는 것을 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여소야대 국회인데. 그 부분이 이해가 안 됩니다. 그러니까 너무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지금 만에 하나 정세균 국회의장이 10분만 더 시간을 두고 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으면 월요일로 넘기겠습니다.

그러면 또 지금 오늘 토요일, 일요일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인데 월요일 본회의가 통과된다는 또 그야말로 하나 확증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단 말이죠. 그러면 또 날짜는 또 사흘 더 연기되고. 그러면 이 추경안은 48일째로 접어들 수 있었던 상황이고요.

지금 4명이 부족했는데 지금 정확한 숫자를 나중에 보도에서 아마 집계를 해 주실 것으로 보입니다만 민주당 의원들이 적어도 4~5명 정도가 불참한 상황이었다. 그 이상 불참한다면 집권여당의 추경 처리 전략이 미스였다, 이렇게 볼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지금 다행히 해프닝 끝에 정족수가 채워졌고 표결이 저상적으로 진행됐고 추경안이 통과되었습니다. 11시 54분에 통과가 됐는데요. 선포되었으니까 망정이지 이게 만약에 정족수가 4석, 3석, 2석 혹은 1석이 부족해서 이게 월요일로 미뤄졌다면 집권여당, 추미애 대표를 비롯해서 그 의원들은 국민들 질타를 면키 어려웠을 거예요.

그리고 벌어졌던 일에서 결국은 자유한국당이 퇴장을 함으로써 일시적으로 정족수가 미달했다가 다시 돌아옴으로써 정족수가 채워져서 물론 자유한국당 참여 의원들은 다 반대했을 것으로 보여집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제1야당은 존재감을 과시했거든요.

잠깐 동안 존재감을 보여줬잖아요. 자리에 앉아 있지만 않고 이탈을 해도 국회는 마비된다. 본회의는 진행될 수 없다, 지금 이걸 보여줬단 말이에요. 어찌 보면 저는 이걸 무력시위라고 말씀드리고 싶은데.

[앵커]
그런데 최 평론가님 이게 표결 직전에 집단퇴장을 하지 않았습니까? 이 부분을 자유한국당이 어떤 전략으로 삼았던 걸까요, 아니면 우발적으로...

[인터뷰]
그렇게 보이진 않습니다.

[앵커]
나중에 다시 들어왔기 때문에 또 그런 거 같지는 않고요.

[인터뷰]
그래서 어제 합의가 이루어졌었고 그런데 자유한국당은 또 자유한국당의 입장에서 뭔가 지금 추경 처리에 불만이 있는 거죠. 어제 원내대표와 국회의장이 합의는 했습니다만, 예결위를 통과는 했습니다마는 사실 어젯밤에 전해진 속보를 보면 지금 80억 원의 공무원 증원 예산 때문에 싸우고 있었던 거 아니에요.

11조 300억 중에서 다 합의가 되었는데 80억 원을 넣을 것이냐, 뺄 것이냐. 쓸 것이냐 말 것이냐 이게 핵심적으로 충돌의 쟁점이었고 그 결과는 지금 4000여 명 공무원 증원할 예정이었던 것을 2000명대로 절반 정도 감소하는 선에서 여야 합의가 어젯밤에 극적 타결한 거거든요.

그러면 오늘 표결만 하면 끝나는 일입니다. 물론 여기에 대해서도 지난밤 사이에 국민여론이나 여야의 입장이 갈렸어요. 그러면 결국은 여당은 왜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려고 하는 안을 더 후퇴시켰느냐. 결국 절반으로 증원을 감소시킨 것조차도 여당의 전략실패다.

야당들에 대해서 또 국민에 대해서 설득 부족이었다. 여러 가지 질타들이 분분한 밤을 보내고 오전 11시 반이면 추경예산안은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처리가 되는 것이었는데 지금 정말 식은땀이 나는 상황이 4명의 의원이 부족해서, 3명이 부족해서, 마지막에 1명이 부족해서 통과되니 마니 하는 지금 국민들이 쉬어야 할 토요일 오전에 뉴스를 다 바라보고 계실 거거든요.

[앵커]
지금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였어요.

[인터뷰]
한국당은 전략은 아니었던 것 같고요. 표결에 들어가는 상황에서 끝까지 뭔가 항의를 하는 입장에서 일단은 지금 다 빠집시다 하는 우발적인 분위기가 연출되었다가 자유한국당도 만약에 퇴장함으로써 오늘 추경안이 월요일로 미뤄졌다면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뿐만 아니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도 굉장히 많은 질타를 주말 내내 받았을 거예요.

결국은 본회의를 무산시킨 장본인이 돼버리는 거거든요. 그래서 마지막에 그나마 돌아온 것은 정말 잘했다, 저는 잘했다고 칭찬해 주고 싶습니다마는 애초에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어야 했는데 우선 이 추경안이 누구에게 절실한가.

정부의 절실한 안이라는 걸 말씀을 드리면 결국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서 지금 만약 오늘 이 시간에 지역구에 내려가 있었던 의원들이 있다면 많이 반성하셔야 됩니다. 무엇이 중요한지 우선순위를 제대로 못 잡고 있었다는 점에서 질타를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앵커]
그런 면에서 민주당의 느슨한 상황 대처, 여기에 대해서 비판이 나올 것 같고 이 와중에 그렇다면 말씀하신 대로 제1야당의 입지가 강화되는 그런 상황이 돼 버렸어요.

[인터뷰]
그런 상황이 돼버렸죠. 사실은 캐스팅보트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40석의... 39석이죠, 국민의당. 그리고 20석의 바른정당까지는 어제 합의한 것을 따르고 있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러면 어찌보면 캐스팅보트인데 자당이 아닌 다른, 제2야당, 제3야당까지도 배석을 시켜놓고 집권 여당의 의원 수가 머릿수를 못 채워서 통과되지 못할 뻔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정말 집권 여당은 입이 10개라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 연출돼버린 거고요.

이런 일이 있으리라는 생각을 못했겠죠. 그러면서 아마 비판의 화살을 한국당으로 돌릴 수 있어요. 왜 퇴장을 하느냐, 이 상황에서. 이게 매우 절묘했던 게 뭐냐하면 표결에 들어가는 시점에서 퇴장을 하다 보니까 본회의는 개의된 상태예요.

줄을 서서 표결하고 있는 상황인데 그 순간 시점에 실시간으로 전광판에 카운트가 되는데 150석 미만으로 떨어지니까 그 본회의가 성립이 안 되는 상황이 연출돼버린 겁니다.

그러니까 이건 저는 퇴장한 한국당도 그렇고 다 누구도 의도하지 않은 상황이 일시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여지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지키지 못했던 여당 의원들이 첫 번째로 혼이 나야 되는 상황이고요.

그리고 자유한국당은 본회의 표결에 지난밤에 합의해 놓고도 어떤 항의 사안이 더 있었을지 모르지만 본회의를 무산시킬 뻔 했다는 점에 대해서 제1야당의 존재감 과시에 지금 미소를 지을 때는 아니죠. 국민들을 걱정시켰다는 점에서는 똑같이 혼나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래서 여야가 합의한 사항을 가지고 신의를 깨면 안 된다는마지막 판단을 하고 자유한국당이 복귀한 그런 상황. 11조 300억 원에 이르는 추가경정예산안 오늘 179명이 참석을 했고요.

찬성이 140명, 반대 31명, 그리고 기권 8명, 이렇게 가까스로 45일 만에 통과된 상황인데 사실 추경이 꽉 막혀 있다가 물꼬를 텄던 게 추미애 대표의 머리자르기 발언이 국회를 꽉 막히게 했다가 청와대에서 대리사과를 한 이후에 물꼬가 터진 거 아닙니까?

[인터뷰]
맞습니다. 바로 그 시점이죠. 그게 7월 13일이에요. 사실은 7월13일까지 모든 것이 다 막혀 있었어요. 그때가 어느 시점이냐 하면 문재인 대통령은 G20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귀국했던 시점에 돌아와 보니 아직 추경이 통과가 안 됐고 추경 뿐만 아닙니다.

정부조직법도 통과가 안 된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간신히 추경 전에 분리해서 정부조직법은 먼저 통과시켜줬죠. 그러면서 눈에 띄는 대목이 중소기업청이, 청에서 중소벤처부로 승격이 됐죠. 새로운 신임 장관이 필요하게 된 상황이라 이 자리까지 채워져서 내각이 끝나게 되는 겁니다.

우리가 조각이라고 하죠. 이런 면에서는 모든 것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두 달이 지난 상황에서도 질질 끌리고 있었는데 추경안이 어찌 보면 마지막 첫 단추, 마지막 첫 단추가 완결이 된 시점입니다.

왜냐하면 추경예산안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 직접 국회에 가서 시정연설을 했잖아요. 역대 추경안은 대통령이 시정연설한 바가 없거든요. 정부 예산안은 10월에 일반적으로 취임 첫 해에는 대통령들이 다 갔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4번을 또 다 갔고 이런 전통이 있었는데.

[앵커]
이 추경안만 가지고.

[인터뷰]
너무 중요하다는 거죠. 왜냐하면 문재인 정부의 여러 가지 적폐청산도 있고 국민들에게 공약한 바 국민들이 기대하는 바가 있지만 경제를 살리지 못하면 정말 모든 것이 다 허무해집니다.

경제를 살려 놓아야만 정치적인 적폐 해소라든가 많은 문제가 다 국민들에게 지지를 받을 수 있는데 이 추경예산안을 마중물로 생각하고 있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게 막혀 있던 상황에서 아까 말씀을 하신 대로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머리자르기 발언도 있었고. 머리자르기 발언보다는 판사 출신이신데 굳이 당대표가 말하지 않았어도 되었었는데 미필적 고의라든가 국민의당을 좀 공격하는 발언이 나와서 틀어졌던 거죠.

이 상황을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국회를 13일에 방문해서 대리 사과로 유감을 표하면서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았다고 볼 수 있으니까 그만큼 청와대, 정부 측의 절박감을 볼 수 있는 대목이에요.

[앵커]
그러니까요. 사실 국민의당이 스텐스를 약간 변화한 것도 청와대 오찬회동 후인데 마지막으로 이 부분만 정리를 하죠, 아까 내용을 잠깐 짚어주셨는데. 공무원 증원과 관련한 80억 원 예산 이 부분은 추경예산 전액 빼고 목적예비비에서 사용하기로 한 거고요. 그다음에 증원하는 공무원 수를 2000명대로 줄이는 것.

[인터뷰]
4000명대였죠.

[앵커]
이걸로 합의가 된 거죠?

[인터뷰]
이걸로 합의가 된 겁니다. 그래서 80억이 11조 300억 추경안에 들어있는 정말 미미한 비중이기는 합니다마는 이것을 야당이 반대한 근거는 공무원을 채용하게 되면 공무원 1인당 30년 동안 평균 17억 정도의 추가 예산이 들어간다.

그런데 이 공무원을 2000명 혹은 4000명 이렇게 늘렸을 때 이 예산은 향후에 막대한 재정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런 거거든요. 그러면 맞기는 맞아요. 한 명의 공무원이 평균 연봉을 우리가 생애주기 동안 한 5000만 원 내외로 잡았을 때 그 정도의 예산이 들어가는 것은 맞거든요.

그러면 이 공무원의 생산성, 사회적인 기여도가 문재인 정부가 주장하는 것처럼 정말 순기능을 할 것이냐. 야당이 재정부담이라고 얘기하는 것처럼 일 안 하는 공무원을 자리만 늘려 놓고 재정 부담으로 끌어안을 것이냐에 대한 격돌이었는데 사실은 지금 일자리 대통령을 표방한 새 정부 때문입니까?

그렇다고 본다면 새 정부가 첫 고리를, 첫 단추를 꿸 수 있도록 야당이 협치 차원에서 먼저 협조해 주는 것도 추경에 관해서만 필요해 보였었는데 어쨌든 밀당 끝에 절충안으로 딱 결정이 된 겁니다.

그리고 예비비에서 쓰자, 정부 예산 중에 500억이 예비비가 있으니까 추경에 넣지 말고 예비비로 쓰시오. 이것은 국민의당 의원 일부 제안이었고 여기에 대해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또 반대였어요.

공무원 증원 자체를 반대했는데 하지만 공공일자리 창출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데 이 부분을 아예 원천적으로 못하게 차단하는 것이 옳으냐라는 공방이 있었거든요. 절충적으로 통과가 된 만큼 정부의 기대만큼 전폭적으로 굴러가기는 어렵겠습니다마는 시작은 됐고요.

그러면 예비비에서 쓰든 추경에서 쓰든 어쨌든 지금 합의된 만큼의 주어진 권한 내에서 정부가 뭔가를 보여주기를 기대하는 단계로 넘어갔다고 봐야겠고요. 오늘 참 토요일 오전 아슬아슬하게 국회가 본회의 처리를 하네요.

[앵커]
그러니까요. 마지막까지 정말 드라마 같았던 추경안 통과 과정 최영일 시사평론가와 함께 짚어보았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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