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기념식 역대 최대로...무슨 일이?

5·18 기념식 역대 최대로...무슨 일이?

2017.05.18. 오후 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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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위한 행진곡이 광주에 뜨겁게, 아주 뜨겁게 울려 퍼졌습니다.

현직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꼭 '4년 만'으로 모든 국민에게도 개방됐습니다.

제자리를 찾은 37주년 5·18 기념식,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오늘 기념식에서의 관심사 중 하나는, 문재인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37주년 5·18 기념식에서 울려 퍼진 문 대통령 기념사에는 진정성과 절절함, 그리고 단호함이 묻어났습니다.

[문재인 / 대통령 : 새 정부는 5·18 민주화운동의 진상을 규명하는 데 더욱 큰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헬기 사격까지 포함하여 발포의 진상과 책임을 반드시 밝혀내겠습니다.]

먼저, 문재인 대통령은 5·18 민주화운동 진상을 규명하는 데 노력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5·18 진상규명 의지를 재차 밝힌 만큼 특별법 제정을 포함한 후속 조치가 조만간 가시화 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영일 / 시사평론가 :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해) 아직도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이야기가 떠돌면 앞으로도 굉장히 긴 시간 유언비어만 난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악용되거나 남용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이 문제를 아마 문재인 정부에서는 좀 명확하게 규명할 그런 부분들을 완결짓겠다고 하는 의지를 오늘 대통령이 표명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문 대통령이 민주화 운동 희생자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한 부분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당시 옥사하거나 분신 사망한 대학생과 노동자의 이름을 부르면서 "희생과 헌신을 헛되이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문재인 / 대통령 : 1982년 광주교도소에서 광주 진상규명을 위해 40일 간의 단식으로 옥사한 스물아홉 살, 전남대생 박관현.1987년 ‘광주사태 책임자 처벌'을 외치며 분신 사망한 스물다섯 살, 노동자 표정두…. 수많은 젊음들이 5월 영령의 넋을 위로하며 자신을 던졌습니다.]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유가족을 안아주고 위로해주기도 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5·18 희생자 유족의 추모사를 가만히 듣던 도중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고, 자리에서 일어나 5·18 때 아버지를 잃은 유가족을 꼭 안아줬습니다.

그리고, 오늘 기념식의 하이라이트.

수많은 논란 끝에 제창 방식으로 불려진 '임을 위한 행진곡' 순서였습니다.

1분 남짓한 이 노래가 함께 불리기까지 꼬박 9년이 걸렸습니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문 대통령은 오늘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직접 작곡한 김종률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과 정세균의장의 손을 꼭 잡고 노래를 불렀습니다.

올해 5·18 기념식을 마지막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이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됩니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제창하는 내내 한 중년 여성의 손을 꼭 잡고 노래를 불러 눈길을 끌었는데요.

지난 1987년 6월 항쟁 당시 전경이 쏜 최루탄을 맞고 숨진 연세대 학생 고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인 배은심 씨였습니다.

[백성문 / 변호사 :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을 기념하고 민중가요로 불렸던 곡인데 여기에 정치권이 색깔을 씌우면서 편을 가르는 하나의 도구가 됐었단 말이에요. 같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굉장히 보기 좋지 않습니까? 여기에 이제는 정치권에서 더 이상 색깔을 붙이거나 하는 그런 일들은 앞으로는 없었으면 좋겠고요. 이게 진보건 보수건 여당을 지지하건 야당을 지지하건 그것과 초월해서 이 음악을 바라보셨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민주화 운동이 가진 의미보다 해마다 국론 분열 논란으로 더 주목을 받았던 5.18 기념식.

제자리를 찾은 기념식이 앞으로도 정의와 민주주의의 의미를 더해가는 장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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