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나도 친구에게 연설문 보여준다" 발언 논란

이정현 "나도 친구에게 연설문 보여준다" 발언 논란

2016.10.25. 오후 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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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나도 친구에게 연설문 보여준다" 발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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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 파문에 대해 일단 문건 유출이 사실인지 확인하고, 그 경위를 따져보는 게 우선이라고 말하면서도 본인도 대정부질문이나 연설문 원고를 쓸 때 친구 등 다양한 사람의 얘기를 듣는다고 발언했습니다.

하지만, 여론은 곱지 않습니다. 이정현 대표의 "나도 친구에게 연설문 보여준다"는 발언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먼저 이정현 대표의 말대로 연설문을 쓸 때 친구나 지인에게 조언을 구하고 쓸 수는 있지만 다 쓴 연설문을 친구나 지인이 먼저 받아보고 고치는 행위는 전적으로 다르다는 주장입니다.

특히, 대통령의 연설은 대통령이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해 국민에게 알리고 동시에 동의를 구하는 중요한 정치 행위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최순실 씨가 연설문을 손댔다는 것은 국정 운영에 공무원이나 전문 인력이 아닌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개인이 관여했다는 뜻으로 다시 말해 최순실 씨의 의견이 국민의 동의를 구하는 자리에서 읽혔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대통령 연설문은 발표되기 전까지 일종의 '기밀'에 속합니다. 새누리당도 대통령 연설문 기밀 유지의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이에 대해 발언을 한 바 있습니다.
25일,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사소한 메모 한 장이라도 밖으로 새어나가서는 안 될 청와대 문건이 무더기로 청와대 밖 자연인에게 넘어갔다는 뉴스를 보고 어젯밤 좀처럼 잠을 못 이뤘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게다가 일부 언론 보도를 통해 최순실 씨는 44번이나 연설문을 수정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상태입니다. 국정에 관한 전문 지식이 없는 최순실 씨가 한 두 번도 아니고 무려 44번이나 연설문을 수정했다는 것인데요. 이상한 연설문 작성 과정이 일종의 관행처럼 여겨졌다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 연설 담당관을 지낸 강원국 씨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연설문 44건 수정이)사실이라면 제도화됐다는 얘긴데 대통령의 지시나 승인 없이 상식적으로 가능했겠느냐”고 말했습니다.

이정현 대표의 말은 마치 대통령이 다양한 사람들의 말을 듣고 연설문을 수정했다는 의미처럼 읽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과 여론은 비판적인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는 모습입니다.

YTN PLUS 최가영 모바일PD
(weeping0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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