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병' 키우는 소방관, 순직보다 자살 많다

'마음의 병' 키우는 소방관, 순직보다 자살 많다

2016.09.18. 오전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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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누군가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소방관은 참혹한 사고 현장에 뛰어들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나 우울증 등 마음의 병을 앓는 경우가 일반 시민보다 훨씬 많은데요.

심지어 순직한 소방관보다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소방관이 더 많습니다.

임성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벽이 불에 타고 지붕이 무너지고 바닥이 꺼져도.

마지막 일이 마무리될 때까지 소방관은 사고 현장을 떠날 수 없습니다.

그때 마주하는 위협과 희생자의 처참한 모습은 소방관의 마음에 깊은 상흔을 남깁니다.

[한태전 / 서울 성북소방서 소방장 : (사건 현장에서) 찔린 부위를 봤을 때 바닥에 피가 흥건해 있었고 그 광경을 봤을 때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집에 가서도 말수가 적고 밥맛이 없고요.]

실제로 지난 2014년 전국 소방공무원 3만7천여 명 가운데 40%에 가까운 만4천여 명이 외상 후 스트레스나 우울증 등을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한 달 안으로 치료받은 경우는 3%에 그쳤고, 일 년 안에 치료한 경우도 6%에 그쳤습니다.

이러한 영향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소방관도 최근 5년 동안 41명으로, 같은 기간 순직한 소방관의 1.5배에 달합니다.

국민안전처 정신건강전문가들이 일선 소방서를 방문하는 '심리상담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습니다.

[박승균 / 경기 구리소방서 동료상담지도사 : 힘들어하는 소방관들을 위해서 전문심리치료센터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소방관들을 위한 전문소방병원이 건립됐으면 좋겠어요. 그건 장기적으로 꼭 해주셨으면, 국민이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에 따라 지방직 소방관을 국가직으로 전환해 지원을 확대하는 등 근본적인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YTN 임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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