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 北 김양건 비서 사망을 둘러싼 의혹은?

[뉴스통] 北 김양건 비서 사망을 둘러싼 의혹은?

2015.12.30. 오후 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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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양건 노동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어제 오전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양건 비서는 평남 안주 출신으로 김일성종합대학 불어과를 졸업해 노동당 대남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을 역임했습니다.

또 김정일·김정은 시대에 걸쳐 핵심 대남 전문가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최근 대북확성기 제거 공로로 ‘영웅' 칭호를 얻었는데요.

지난 아시안게임 폐막식 당시 최룡해, 황병서와 함께 남한을 방문하기도 했는데, 당시 김양건 비서의 모습 잠깐 보시겠습니다.

[김양건, 북한 대남담당 노동당 비서](작년 10월)
"우리 일행을 깍듯이 맞아주고 성의를 표시해줘서 감사합니다.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이번 인천 아시안 경기대회는 우리 조선 민족의 영예와 힘을 세계에 과시한 아주 뜻깊은 대회였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내 대표적인 온건파, 대남 통 김양건 비서, 김양건 비서의 사망으로 북한은 장례위원회를 꾸려 추모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북한 매체들도 김양건 비서의 사망을 신속히 보도했는데요.

[조선중앙TV]
"당 중앙위원회 비서 김양건 동지는 교통사고로 주체 104, 2015년 12월 29일 6시 15분에 73살을 일기로 애석하게도 서거하였다.

갑작스럽게 교통사고로 사망한 김양건 비서, 그의 발인은 내일 치러진다고 하는데요.

근데 좀 이상한 부분이 있습니다.

북한의 과거 국장의 경우입니다.

보통 4일에서 5일로 치러졌는데요.

지난 11월 리을설 호위사령관이 사망했을 당시도 김정은 위원장이 장례위원장을 맡아 국장을 치렀습니다.

당시는 사망경위를 상세히 설명하며 5일 장을 치렀는데요.

하지만 이번 김양건 비서의 경우 29일 새벽 6시경 교통사고가 났다는 것만 설명되고 그 이외의 것은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또 김정은 위원장 명의의 장례위원회가 꾸려졌지만, 3일 장으로 내일 발인을 치르겠다고 하니 지난 북한의 국장에 비해 좀 다른 경향을 보이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전옥현, 전 국가정보원 제1차장]
"통상 비서급이 사망할 경우에는 5일 장이고 충분하게 사망 경위를 충분하게 북한 주민들이 또 대외에서도 이해할 수 있게끔 설명해 주는 게 관례인데 그냥 어제 6시경에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장의위원장은 김정은이다. 내일 탈상한다, 이렇게 되어 있거든요. 굉장히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본다면 김양건 사망과 관련된 일종의 의혹 내지는 어떤 정치적 해석 같은 걸 빨리 찾아내고 싶은 정치적인 필요성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본다면 단순한 교통사망일 수도 있겠지만 이런 교통사망의 배후에 뭔가 정치적인 요인이 게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김양건 장례가 앞뒤가 잘 안 맞아요."

그동안 북한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거물급 인사들은 김양건 비서뿐만이 아닙니다.

북한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대표적 인사는 김용순 전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 리제강 전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을 꼽을 수 있습니다.

또 김정은 위원장의 고모부 장성택은 생전 두 차례 이상 교통사고로 위장한 살해 위협을 받기도 했는데요.

2006년 9월 북한군 외화벌이 트럭이 뒤에서 들이받았는데 암살 기도란 설이 파다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김양건 비서의 사망 역시 북한 내부 권력 암투에 따른 사망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윤걸, 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 대표]
"김정은 정권이 새로 등장하면서 핵심고위층들이 이제강 조직지도부 1부 부장이나 그다음에 뿐만 아니라 오극렬까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 알려지지 않을 뿐이지. 이러한 핵심간부들에 대한 비공식적이면서 음흉한 시도들이 분명히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고…."

하지만 우리 정부는 북한 내 추모 분위기를 고려할 때 교통사고는 위장이 아닌 것 같다고 전했는데요.

이번 김양건 비서의 사망으로 또 한가지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 또 있습니다.

바로 최룡해의 복귀입니다.

최룡해는 최근 지방 협동농장으로 추방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번 김양건 노동당 비서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엔 최룡해의 이름이 올라가 있습니다.

따라서 최룡해의 복권과 김양건 비서의 죽음에 북한 내부 권력에 어떤 변화의 움직임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진무, 한국국방연구원 박사]
"김양건은 물론 국제 대남 담당이지만 어쨌든 김정은을 둘러싼 권력 이너서클 속에서 한 멤버였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죠. 그러면 5명 그중에서 한 명이 빠져버리면 또 새로운 권력관계가 형성될 수밖에 없고 또 새로운 사람이 거기에 들어와야 되니까. 그러니까 아무래도 북한 내의 권력이 조금 더 불균형해지는 게 아니겠냐."

이제 2015년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내일 모레, 아마도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가 있을지도 모르겠는데요.

대표적인 온건파 김양건 비서가 사망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의 대남분야 정책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북한 내부의 또 다른 변화의 조짐을 예의주시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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