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교수 수차례 망명 요청 한국대사관이 외면"

"황 교수 수차례 망명 요청 한국대사관이 외면"

2014.08.27. 오후 1:57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북한 피바다가극단 단원과 함께 중국에 연수를 왔다가 실종된 평양음악무용대학 황 모 교수는 여러차례 한국행 망명을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한국대사관이 사실상 외면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예상됩니다.

김호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중국 지린성 옌지에 교육연수차 나왔다가 지난 6월 실종된 황 모 교수!

황 교수는 올해 초부터 사라지기 직전까지 베이징 주재 한국대사관에 수차례 망명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감시 때문에 직접 전화를 걸 수 없어 중국에서 알게 된 중국 동포를 통해 여러번 한국행 망명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인터뷰:김희태, 북한인권개선모임 사무국장]
"황 교수가 한국행을 원해서 자기와 연관있는 중국 교포를 통해서 한국대사관에 도움 요청을 여러차례 했는데 한국대사관에서는 탈북자 문제에 대해서 개입할 수가 없고 스스로 들어오면 그 때부터 보호할 수 있다는 얘기만 수차례 들었기 때문에 황 교수 입장에서는 대단히 절망과 좌절감을 느꼈고..."

황 교수는 스스로 대사관 안으로 들어가기란 불가능해 사실상 거부 당한 것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대사관 주변에는 3미터 높이 담이 이중으로 둘러져 있고, 수많은 사복경찰이 깔려있어 접근 자체가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황 교수는 실종 직전인 지난 5월말 한 대북 인권활동가를 통해 마지막으로 한번 더 한국행을 타진했습니다.

그 때 역시 대사관 밖 탈북자 문제는 개입할 수 없다는 똑같은 답변만 들었다고 황 교수 부탁을 받고 대신 대사관에 전화를 걸었던 이 활동가는 전했습니다.

그 뒤 결국 황 교수는 한국행을 포기하고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인터뷰:김희태, 북한인권개선모임 사무국장]
"한국대사관에서는 스스로 알아서 해결하라는 그런 무책임한 답변을 받았고 그 것을 중국 교포를 통해서 황 교수에게 연락하니까 황 교수가 자기는 그러면 환영받지 않는 한국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 관계자는 황 교수가 제3자를 통해 전화를 했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지만 기록에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는 탈북자 문제와 관련해 중국과의 외교적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탈북자를 난민으로 보지 않고 불법월경자로 보는 중국 국내법 하에서 탈북자를 접촉하고 지원하는 것은 불법행위라는 한계점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탈북자들은 목숨을 걸고 한 차례 북한을 탈출한다해도 중국에서 또 한번 위험한 제3국으로의 탈출을 감행해야 하는 게 현실입니다.

YTN 김호준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