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제재 풀라는 상황에선 6자회담 못 해"

"북한이 제재 풀라는 상황에선 6자회담 못 해"

2010.07.18. 오후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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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북한이 제재를 무효화하라는 전제조건을 내거는 상황에서는 6자회담을 재개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번 주 베트남에서 열리는 아세안 지역안보 포럼, ARF에서는 6자회담과 천안함 사건을 둘러싸고 남북 간 2라운드 외교전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윤경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유명환 외교부 장관은 북한이 6자회담 재개 희망 의사를 밝힌 것은 궁지에 몰린 천안함 국면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국제사회의 관심을 돌리려는 구실로 6자회담을 활용하려는 것이라며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평등한 6자회담과 평화협정 체결 논의를 주장한 것은 결국 제재 해제를 조건으로 내세우면서 의제 또한 바꾸려는 속셈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북한의 제2차 핵실험으로 인해서 유엔 안보리가 제재 결의안 1874호를, 그것을 무효화해달라는 그런 요구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북한의 전제조건이 붙어 있는 6자회담은 논의할 시점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천안함 사건과 6자회담 재개 조건을 둘러싼 남북 간 공방은 오는 23일 하노이에서 열리는 ARF 외교장관회의에서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이번 회의는 특히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 베트남과 미얀마, 라오스 등 북한과 우호관계인 국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박의춘 북한 외상이 직접 나서 공세의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명환 장관은 이런 점을 의식한 듯 폐막식에서 채택할 의장성명은 합의가 아닌 각국의 입장을 병기하는 것이라며 결과물에 대한 확대해석을 미리 경계했습니다.

[녹취: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이미 천안함 사태는 G8에서 강력한 의장성명이 나왔고 그 다음에 안보리에서도 의장성명이 나왔기 때문에 ARF에서 그 문제에 대해서 큰 의미를 둘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미 FTA와 관련해서는 미국이 협정문을 개정하는 수준까지 요구한다면 수용할 수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그러나 미세한 조정을 통해 상대방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게 될 것이라며 미국의 구체적 요구를 받으면 논의할 것이라고 말해 조만간 재협의가 진행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YTN 윤경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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