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연중캠페인 함께한 30년, 당신 곁의 YTN [김도래 / 국가유산 보존전문가]

함께한 30년, 당신 곁의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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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01. 오전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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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장 속 전시된 불상, 오래된 책과 목조건축, 빛바랜 그림들까지.
국가유산 보존전문가 김도래 씨는 오늘도 세월을 견뎌온 유물들과 마주합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안쪽에는 금이 가고 곰팡이가 스며들고 재료가 약해져 보이지 않는 통증이 숨어 있습니다. 이 보이지 않는 아픔을 찾아내고 달래주는 일이 그가 매일 마주하는 일입니다.

"문화재(국가유산)가 할아버지인데, 젊은 청년으로 만들 수는 없어요. 다만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일이고, 사명감으로 해야 하는 일입니다."
다양한 유물을 마주하지만, 그가 지키려는 기준은 하나입니다. 유물이 본래의 모습과 시간을 최대한 간직한 채 조금이라도 더 오래 견딜 수 있도록 돕는 것. '새것처럼'이 아니라, '있는 모습 그대로 오래도록' 남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김도래 씨가 바라보는 국가유산은 '지금 우리의 것'이 아닙니다. 그는 매번 복원 작업에 들어갈 때마다 '미래 세대가 이 유물을 어떻게 마주하게 될지'를 먼저 떠올립니다. 오늘 손대는 한 부분, 오늘 선택하는 재료가 수십 년 뒤 후손들이 만나게 될 국가유산의 얼굴을 결정짓기 때문입니다.

국가유산을 보존하는 현장은 겉으로 보기엔 화려하지 않습니다. 미세한 틈을 메우고 색을 조금 보정하며, 눈에 띄지 않는 부분의 손상을 늦추는 작업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조용한 반복의 과정에서 한 시대의 기술과 신념, 장인들의 정성과 아름다움은 차분히 다음 세대로 전해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김도래 / 국가유산 보존전문가 : 유물은 현시대에 우리 것이 아닙니다. 앞으로 태어날 미래 후손들의 것입니다. 후손들을 위해서 저희는 잘 지키고, 잘 가꾸고 후손들한테 잘 전달해 줘야 합니다. 국가유산에 관심과 정성을 다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기획 : 한성구 / 타이틀 : 이원희 / 그래픽 : 남영련 / 음악 : 김은희 / 연출 : 강민섭, 정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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