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연중캠페인 함께한 30년, 당신 곁의 YTN [김진억 / 사진작가]

함께한 30년, 당신 곁의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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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16. 오전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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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이 흩날리는 시골 마을 꽃밭에서 할머니와 사진작가 김진억 씨가 서 있습니다. 그는 조심스럽게 말합니다.
"어무이, 사진 한 장만 찍어드려도 되겠습니까?"
쑥스러운 듯 웃으며 손사래를 치던 할머니는, 이내 작가의 부탁에 못 이겨 카메라 앞에 섭니다.
"하나, 둘! 하트~"

김진억 작가는 몇 년 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사진작가의 꿈을 좇아 홀로 길을 나섰습니다. 그가 향한 곳은 사람의 발길이 뜸한 시골. "자기 사진을 남길 기회가 적은 사람들의 인생샷을 찍어드리고 싶어서요." 그렇게 시작된 여정은 '지금 시골은'이라는 이름으로 소셜미디어에서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왔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마을을 누비다 보면 어르신들이 먼저 말을 건넵니다.
"어디서 왔노?", "뭐 때문에 여기 왔노?"
질문을 시작으로 어르신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꺼냅니다. 김진억 작가는 때론 고민 상담하듯 어르신들께 털어놓기도 하고, 반대로 작가에게 마음속 이야기를 꺼내는 어르신도 많습니다.
"그 순간이 참 좋았어요. 서로 공감하고, 이야기 나누며 그 시간이 사진 속에 담기니까 더 특별하게 느껴졌죠.“

김 작가는 어르신들이 처한 현실을 '연민'이 아닌 '존재 그대로의 삶'으로 바라봅니다.
"누군가는 슬픔을 느낄 수도 있지만, 그분들은 일상에서도 행복을 느끼세요. 겉모습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돼요."

한 할머니는 사진을 받고 활짝 웃으며 말했습니다.
"내 평생 사진 한 장 없었는데, 이게 내 인생샷이네."
그 순간, 김 작가도 함께 웃었습니다. 어르신의 삶을 온전히 담아낸 사진 한 장이 서로를 따뜻하게 안아주었습니다.

그는 여전히 시골을 돌며 인생샷을 찍어 액자에 담아 선물합니다. 인화비와 교통비는 부담스럽지만, 기뻐하는 어르신들을 보면 그게 다 보람이라고 말합니다.
작은 카메라에 담긴 사진 한 장이 누군가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따뜻한 시선은, 우리 사회를 조금 더 포근하게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