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골 농부 에런의 김치 사랑

호주 시골 농부 에런의 김치 사랑

2018.10.28. 오후 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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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인이 한 명도 살지 않는 호주의 한 작은 마을 사람들이 김치를 먹고 있습니다.

아침에 빵과 함께 김치를 먹고 있는 사람도 있는데요.

마을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김치, 도대체 누가 전파한 걸까요?

윤영철 리포터가 소개합니다.

[기자]
시드니에서 차로 2시간 남짓 떨어진 시골 마을 빌핀.

매주 토요일이면 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과일과 채소를 들고 장터로 모이는데요.

한국인 한 명 없는 이 마을에 김치 가판대가 눈길을 끕니다.

주민들은 익숙한 듯 김치를 사고 직접 먹어보기도 하는데요.

[마틸다 줄리엔 / 마을 주민 : 김치의 양념을 정말 좋아해서 매일 아침 달걀을 얹은 토스트와 함께 먹고 있어요. 완벽해요. 김치를 사랑해요. 건강에도 좋고 김치를 먹으면 아시아에 온 것 같은 향이 나서 정말 좋아요.]

장터에서 김치를 파는 청년은 유기농 농장을 운영하는 호주 농부 에런.

2년 전 프랑스인 친구의 소개로 우연히 김치를 접하면서 맛의 신세계로 입문했습니다.

매콤하면서도 시큼한 중독성 있는 맛, 게다가 건강한 음식이라는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직접 김치를 담기 시작한 건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재료로 더욱 건강한 김치를 만들고 싶어서였습니다.

[에런 브로큰 / 호주 농부 : 유기농법은 온전히 작물을 생각하고 키우는 방식이에요. 해충이나 화학 첨가물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으로부터 안전하면서 동시에 어떻게 하면 작물이 가장 성장하기 좋은 환경인지를 고민해야죠. 튼튼하고 건강한 작물을 키워야 좋은 채소, 좋은 김치가 나올 수 있어요.]

김칫소에 들어가는 무와 생강도 직접 길러냅니다.

'에런 김치'만의 특별한 비법은 바로 직접 양봉한 꿀을 넣는다는 겁니다.

한국 김치와 조금 다를 수 있지만 에런 씨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마을에 김치를 알리고 있습니다.

[에런 브로큰 / 호주 농부 : 저만의 특별한 재료는 당연히 꿀이에요. 이 농장 고유의 특산품이죠. 무도 다양한 종류로 사용해보려고 시도해요. 가끔 일본식 무를 써요. 모두 이 농장에서 신선한 물과 깨끗한 공기를 먹고 자라나는 작물들이라 사실 하나하나 다 특별한 것 같아요.]

[임은제 / 친구·요리사 : 너무 자랑스럽지 않아요? 한국인인 저로서도 너무 자랑스럽고요. 김치가 한편으론 세계적인, 정말 유명한 건강한 음식으로 알려지지 않을까는 바람과 희망이 있어요.]

더 많은 사람에게 김치를 알리고 싶다는 시골 농부 에런.

에런 씨의 김치 사랑 덕분에 한국인 한 명 없는 호주의 작은 마을이 김치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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