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한 故 구본무 회장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한 故 구본무 회장

2018.05.21. 오후 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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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구본무 회장이 향년 73세로 별세했습니다.

지난해, 뇌혈관 질환으로 몇 차례 수술과 함께 치료를 받아왔지만 최근 급속하게 병세가 나빠졌습니다.

고 구인회 LG 창업주의 장손이자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본무 회장은 'LG 가문 3세'입니다.

1995년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연 매출 30조 원이던 내수기업 럭키금성을 연 매출 160조 원의 글로벌 기업 LG로 키웠습니다.

성품이 소탈했던 구 회장은 휴일, 개인적인 용무를 볼 때면 수행원 없이 혼자 다녔다고 합니다.

저녁 자리가 늦어지면 운전기사를 돌려보내고 택시로 귀가하는 경우도 많았고, 그를 알아본 사람에게 친근하게 대해 '이웃집 아저씨 같다'는 평이 많았는데요.

자녀들의 결혼식도 '작은 결혼식'으로 친인척만 불러 간소하게 치렀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에도 관심이 많았습니다.

"국가와 사회 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보답하겠다"며 2015년, 'LG 의인상'을 만들었는데요.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한 소방관, 경찰, 군인 등 '제복 의인'부터 얼굴도 모르는 이웃을 위해 위험을 무릅쓴 '시민 의인'까지 70명이 넘는 수상자를 배출했습니다.

구본무 회장은 2016년 12월 '미르 재단'에 출연금을 낸 일로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 출석했습니다.

여기에서 기업과 정부 사이에 불공정한 거래가 없도록 국회에서 막아달라는 '사이다 발언'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죠.

[하태경 / 새누리당 의원 : 그러면 명분만 맞으면 앞으로도 국가에서 돈을 내라고 하면 다 낸다는 말씀이세요?]

[구본무 / LG그룹 회장 : 명분만 맞으면 여러 가지 아니겠습니까? 수해 연금이나 불우이웃 돕기.]

[하태경 / 새누리당 의원 : 자발적으로 내는 것이지, 정부에서 시키는 것을 일단 거부해야 되는 것 아니에요? 앞으로도 그러면 다음 대통령 들어서 뭐 좀 내라고 하면 다 들어주실 거예요, 또 나오실 거예요, 청문회?]

[구본무 / LG그룹 회장 : 국회에서 입법을 해서 막아주십시오.]

[구본무 / LG 그룹 회장: 전경련은 헤리티지재단처럼 재단으로 운영하고, 각 기업 간의 친목단체로 남아야 합니다. 그것이 저의 의견입니다.]

병세가 깊어지자 연명 치료를 거부한 구 회장은 조용하고 간소하게 장례를 치르길 희망했는데요.

고인의 뜻대로, 장례는 '비공개 가족장'으로 진행되고 있고 조화와 직원 등의 조문도 정중히 거절하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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