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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게 미끄러지듯 흐르는 아름다운 재즈의 선율.
감미로운 음색으로 재즈의 깊이를 더하는 이 악기는 한국의 전통 악기 해금입니다.
섬세하면서도 오묘한 줄 켜는 소리에 관객들은 넋을 놓고 귀를 기울입니다.
[데파니 차나타 / 관객 : 아주 새롭고 정말 환상적인 악기예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는데 두 줄만으로 손의 움직임과 활의 위치에 따라 그렇게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다니 놀라웠어요.]
[정 혜 원 / 관객 : 해금으로 재즈를 연주한 분은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보통 이제 한국 국악 악기 생각하면 좀 국악 내에서 연주하는 게 더 많이 상상이 되는데 생각보다 재즈랑도 무척 잘 어울려서 놀랐어요.]
재즈에 해금 연주를 접목한 주인공은 고수정 씨.
고 씨는 유럽을 중심으로 자신만의 음악적 해석을 통해 해금의 매력을 알리고 있습니다.
[고 수 정 / 해금 연주자 : 저는 해금 연주자 고수정이고요. 지금 유럽이랑 한국에서 활동 중이고 재즈, 전통 음악, 클래식 등을 해금으로 연주하면서 관객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수정 씨가 해금 연주자로 유럽 무대에 서게 된 건, 어릴 적 우연히 마주한 사물놀이가 계기가 됐습니다.
힘차고 역동적인 사물놀이 공연이 어린 수정 씨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은 건데요.
[고 수 정 / 해금 연주자 : 11살 때였고 그때 초등학교에 사물놀이 팀이 왔어요. 그래서 막 공연을 막 무척 멋있게 해주고 가셨는데 그 뒤로 사물놀이에 꽂혀서….]
장구를 잡으며 국악의 세계에 들어섰고, 여러 국악기를 거쳐 해금의 매력에 매료됐습니다.
해금은 단 두 줄만으로 다양한 음악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정 씨에게 너무나 잘 맞는 악기였는데요.
그렇게 해금으로 국악 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까지, 전통 국악인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그러던 수정 씨에게 새로운 전환점이 찾아온 건 2021년, 독일에서 열린 재즈 워크숍이었습니다.
해금 연주의 폭을 넓히기 위해 선택한 독일행은 수정 씨의 인생을 통째로 바꿔놓았습니다.
[고 수 정 / 해금 연주자 : (개인적으로) 해금으로 전통 음악만 연주해야 하는 시대가 이제 끝났다고 생각하게 돼서 나의 해금 연주의 스펙트럼을 좀 넓히자 해서 독일에 오게 됐고요.]
한국 전통 악기로 유럽 음대의 문을 두드리는 일은 전례가 없는 도전이었는데요.
해금의 가치를 알아본 뮌헨 음대 교수진이 입학과정부터 비자 문제까지 아낌없는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그레고르 휘브너 / 뮌헨 음악극 대학 작곡 교수 : 그동안 해금이라는 악기를 전혀 몰랐습니다. 수정이가 제 앞에서 연주를 해줬는데, 그것은 완전히 새로운 세계, 제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새로운 소리였습니다. ’이 사람과 꼭 함께 작업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습니다.]
우리 민족의 ’한’을 품은 국악과 억압된 역사 속에서 자유를 노래해 온 재즈.
서로 다른 음악이지만, 삶을 표현하는 방식이 닮았다는 점에서 수정 씨는 재즈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고 수 정 / 해금 연주자 : 재즈나 한국 음악이나 어떤 역사 속에서 올 수밖에 없는 그런 한의 정서라든지 이런 것들이 비슷해서 연주할 때 교수님들이 막 ’넌 이미 재즈 뮤지션이야.’, ’한국 음악이 이미 재즈다.’, 뭐 이렇게 해 주신 게 저한테는 비슷한 점이었고….]
닮아 있는 만큼, 넘어야 할 벽도 분명했습니다.
재즈의 즉흥 연주와 잦은 조성 변화는 해금 연주자에게 쉽지 않은 도전이었는데요.
[고 수 정 / 해금 연주자 : 어려웠던 점은 이게 악기적으로는 해금은 지판이 없는 악기예요. 비올라, 첼로, 바이올린, 기타를 보면 손을 어떤 지판에 대고 음정을 짓게 되는데 해금은 손이 공중에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그런 점이 조의 변화나 이런 게 많은 재즈 음악에서는 길을 잃기 쉽다고 표현을 해야 할까요?]
수정 씨는 재즈의 언어를 이해하기 위해 화성학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음을 쌓아가며 연주하는 방법을 익히자 해금으로 표현할 수 있는 세계는 한층 더 넓어졌습니다.
[고 수 정 / 해금 연주자 : 국악을 연주할 때 어떤 정답을 두고 이렇게 연주하고 싶다는 거를 좀 염두에 두고 연주했는데 지금은 조금 더 감성적인 사람이 된 것 같아요. 연주적으로도 좀 자유로워지고….]
[게오르그 운터홀츠너 / 기타리스트, 재즈 연주 동료 : 이런 특별한 악기와 함께 연주한다는 건 거의 새로운 문화에 마음을 여는 것과도 같아서 정말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독일에서 시작한 수정 씨의 음악 여정은 이제 유럽 전역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뿌리에서 출발했지만 삶의 감정을 음악으로 풀어낸다는 점에서 닮아 있는 재즈와 국악.
수정 씨는 앞으로도 재즈를 통해 해금이 지닌 다양한 가능성을 무대 위에서 계속 펼쳐갈 계획입니다.
[고 수 정 / 해금 연주자 : 단 한 사람이라도 더 해금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고 10년, 20년 뒤에는 좀 더 많은 사람이 ’나 그 악기 안다’ 이렇게 하는 날이 오는 것이 저의 작은 소망이고 (마지막 꿈은) 건강하게 오래오래 해금을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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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미로운 음색으로 재즈의 깊이를 더하는 이 악기는 한국의 전통 악기 해금입니다.
섬세하면서도 오묘한 줄 켜는 소리에 관객들은 넋을 놓고 귀를 기울입니다.
[데파니 차나타 / 관객 : 아주 새롭고 정말 환상적인 악기예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는데 두 줄만으로 손의 움직임과 활의 위치에 따라 그렇게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다니 놀라웠어요.]
[정 혜 원 / 관객 : 해금으로 재즈를 연주한 분은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보통 이제 한국 국악 악기 생각하면 좀 국악 내에서 연주하는 게 더 많이 상상이 되는데 생각보다 재즈랑도 무척 잘 어울려서 놀랐어요.]
재즈에 해금 연주를 접목한 주인공은 고수정 씨.
고 씨는 유럽을 중심으로 자신만의 음악적 해석을 통해 해금의 매력을 알리고 있습니다.
[고 수 정 / 해금 연주자 : 저는 해금 연주자 고수정이고요. 지금 유럽이랑 한국에서 활동 중이고 재즈, 전통 음악, 클래식 등을 해금으로 연주하면서 관객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수정 씨가 해금 연주자로 유럽 무대에 서게 된 건, 어릴 적 우연히 마주한 사물놀이가 계기가 됐습니다.
힘차고 역동적인 사물놀이 공연이 어린 수정 씨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은 건데요.
[고 수 정 / 해금 연주자 : 11살 때였고 그때 초등학교에 사물놀이 팀이 왔어요. 그래서 막 공연을 막 무척 멋있게 해주고 가셨는데 그 뒤로 사물놀이에 꽂혀서….]
장구를 잡으며 국악의 세계에 들어섰고, 여러 국악기를 거쳐 해금의 매력에 매료됐습니다.
해금은 단 두 줄만으로 다양한 음악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정 씨에게 너무나 잘 맞는 악기였는데요.
그렇게 해금으로 국악 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까지, 전통 국악인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그러던 수정 씨에게 새로운 전환점이 찾아온 건 2021년, 독일에서 열린 재즈 워크숍이었습니다.
해금 연주의 폭을 넓히기 위해 선택한 독일행은 수정 씨의 인생을 통째로 바꿔놓았습니다.
[고 수 정 / 해금 연주자 : (개인적으로) 해금으로 전통 음악만 연주해야 하는 시대가 이제 끝났다고 생각하게 돼서 나의 해금 연주의 스펙트럼을 좀 넓히자 해서 독일에 오게 됐고요.]
한국 전통 악기로 유럽 음대의 문을 두드리는 일은 전례가 없는 도전이었는데요.
해금의 가치를 알아본 뮌헨 음대 교수진이 입학과정부터 비자 문제까지 아낌없는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그레고르 휘브너 / 뮌헨 음악극 대학 작곡 교수 : 그동안 해금이라는 악기를 전혀 몰랐습니다. 수정이가 제 앞에서 연주를 해줬는데, 그것은 완전히 새로운 세계, 제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새로운 소리였습니다. ’이 사람과 꼭 함께 작업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습니다.]
우리 민족의 ’한’을 품은 국악과 억압된 역사 속에서 자유를 노래해 온 재즈.
서로 다른 음악이지만, 삶을 표현하는 방식이 닮았다는 점에서 수정 씨는 재즈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고 수 정 / 해금 연주자 : 재즈나 한국 음악이나 어떤 역사 속에서 올 수밖에 없는 그런 한의 정서라든지 이런 것들이 비슷해서 연주할 때 교수님들이 막 ’넌 이미 재즈 뮤지션이야.’, ’한국 음악이 이미 재즈다.’, 뭐 이렇게 해 주신 게 저한테는 비슷한 점이었고….]
닮아 있는 만큼, 넘어야 할 벽도 분명했습니다.
재즈의 즉흥 연주와 잦은 조성 변화는 해금 연주자에게 쉽지 않은 도전이었는데요.
[고 수 정 / 해금 연주자 : 어려웠던 점은 이게 악기적으로는 해금은 지판이 없는 악기예요. 비올라, 첼로, 바이올린, 기타를 보면 손을 어떤 지판에 대고 음정을 짓게 되는데 해금은 손이 공중에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그런 점이 조의 변화나 이런 게 많은 재즈 음악에서는 길을 잃기 쉽다고 표현을 해야 할까요?]
수정 씨는 재즈의 언어를 이해하기 위해 화성학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음을 쌓아가며 연주하는 방법을 익히자 해금으로 표현할 수 있는 세계는 한층 더 넓어졌습니다.
[고 수 정 / 해금 연주자 : 국악을 연주할 때 어떤 정답을 두고 이렇게 연주하고 싶다는 거를 좀 염두에 두고 연주했는데 지금은 조금 더 감성적인 사람이 된 것 같아요. 연주적으로도 좀 자유로워지고….]
[게오르그 운터홀츠너 / 기타리스트, 재즈 연주 동료 : 이런 특별한 악기와 함께 연주한다는 건 거의 새로운 문화에 마음을 여는 것과도 같아서 정말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독일에서 시작한 수정 씨의 음악 여정은 이제 유럽 전역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뿌리에서 출발했지만 삶의 감정을 음악으로 풀어낸다는 점에서 닮아 있는 재즈와 국악.
수정 씨는 앞으로도 재즈를 통해 해금이 지닌 다양한 가능성을 무대 위에서 계속 펼쳐갈 계획입니다.
[고 수 정 / 해금 연주자 : 단 한 사람이라도 더 해금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고 10년, 20년 뒤에는 좀 더 많은 사람이 ’나 그 악기 안다’ 이렇게 하는 날이 오는 것이 저의 작은 소망이고 (마지막 꿈은) 건강하게 오래오래 해금을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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