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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무소속 후보의 당선은 바로 SNS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만큼 SNS의 영향력이 컸다는 얘기인데요.
2년 만에 스마트폰 가입자가 2천만 명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때문에 SNS의 위력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고 그동안 정당체계에의존해 온 기존의 정치판에도 대변혁을 초래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YTN포커스, 오늘은 정치는 물론 우리 생활 전반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SNS의 실상과 문제점, 대책 등을 살펴봅니다.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의 이원재 교수 나와 계십니다.
[질문]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SNS의 힘 때문이라는 얘기를 하는 분 많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
SNS의 영향력이 있었다고 얘기할 수 있죠.
그런데 과연 그게 SNS 혼자만의 영향력이었을까 라는 질문을 던지면 상당히 다른 여러 가지 요소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생각나는 것은 SNS와 언론과의 일종의 동조 현상입니다.
언론이 SNS를 부각시킴으로써 작을 수 있었던 SNS의 영향력을 훨씬 키워준 과정이 분명히 존재하고, 실제 통계적 수치를 통해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질문]
일반 시청자들 위해서 SNS가 무엇이고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지 말씀해 주시죠.
[답변]
한국 사회에서 인터넷이 대중적으로 사용된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SNS와 인터넷 게시판을 비교하면 SNS의 특성을 잘 알 수 있는데 SNS에는 친구 맺기, 끊기, 뉴스피드라는 기능이 특수하게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사람들은 자기가 신뢰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전해주는 소식만 빠르고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이전 게시판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던 것과 굉장히 다른 점입니다.
보통 SNS 통해서 거대한 연결망, 네트워크에 포함돼 있다고 생각하는데 게시판의 경우에는 한 가지 소식에 대해 모든 사람들이 동일하게 노출되지만 SNS는 같은 네트워크 속해 있다고 하더라도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이 다 다르기 때문에,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 전해져 오는 소식이 다른 것입니다.
각자에게 맞춤형 정보의 창구가 되는 것이죠.
[질문]
가장 대표적인 SNS로는 트위터, 페이스북을 들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SNS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 대략으로나마 파악할 수 있습니까?
[답변]
아주 좋은 질문입니다. 대략으로밖에 파악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지속적으로 사용자가 늘기 때문이죠.
세계 유수의 기관, 연구소들이 매일 카운트를 업데이트하는데 한국의 트위터,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약 470만 명? 450만 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는 7억에서 8억 사이 인구가 두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질문]
SNS 활용자에 젊은층이 많다고 해석할 수는 없나요?
[답변]
그렇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SNS가 실제로 모든 사람들에게 평등한 정도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죠.
일단 스마트폰을 살 수 있어야 하고 두 번째는 SNS가 새로운 기술입니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활용할 수 있는 지적인 능력, 교육 수준, 시간의 자유가 함께 수반돼야 하기 때문에 젊은층이 여기에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이 더 많았다는 것을 통해서 SNS의 주된 사용자층을 유추해 내는 것은 가능합니다.
[질문]
SNS가 우리 정치, 선거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을 언제부터라고 봐야 할까요?
[답변]
많은 분들이 '인증 샷'이 SNS에 등장한 이후 SNS가 선거에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주장하는데 저는 저는 그것보다 한국 언론이 SNS를 부각시키기 시작한 시점이 SNS가 영향력 비로소 갖게 된 시점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 예를 들어도 30만 표 차이 났지만 SNS에서 박원순 지지했던 사람들, 당시 인증 샷 둘러싼 트윗의 양을 봤을 때 30만 개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SNS에서 나와 비슷한 연령대, 나와 비슷한 정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느냐를 언론이 실시간으로 보도했죠.
실제로 퇴근 시간 투표율을 높이자는 인증 샷, 투표 독려 트윈과 실제 투표율 사이에 통계적 상관관계가 분명히 있는데 언론이 그 사실에 대해서 보도한 기사 수와도 아주 뚜렷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외부 사람들이 트윗 내에서 벌어지는 것을 보고 나도 저기에 동참해야겠다는 동기를 유발시킨 거죠.
[질문]
SNS가 정치뿐만 아니라 언론, 미디어에도 엄청난 변화 초래하고 있고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답변]
전 세계 보편적 현상으로 이해하기보다는 한국 사회의 특수한 현실에 기반해서 이해하는 것이 훨씬 정확하리라고 생각합니다.
과연 지난 몇 년간 그것이 10년, 20년 될 수 있는데, 한국의 기성 언론이 대중으로부터 진정한 신뢰를 얻었는가, 언론이 기본의 가치와 덕목 지키고 있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트윗이나 SNS를 통해서 자신이 원하는 맞춤형 뉴스를 접하고자 하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기성 언론에 대한 불신을 갖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따라서 기존 언론에 대한 불신이 SNS를 통해 퍼져나가고 사람들로 하여금 기존 언론을 더 불신하게 만드는 게 아니고 실제로 SNS에 참여하기 전에 사람들이 갖고 있던 기성 언론에 대한 불편함, 심정을 SNS가 반영하고 있다고 보는 게 훨씬 옳습니다.
한국의 기성 언론은 굉장한 위기, 변화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미래 언론 환경이 SNS와 공존할 텐데 과연 대중에게 얼마나 더 많은 호소력을 기성 언론이 갖게 될 것이냐, SNS의 가장 기본적인, 철학적인 화두는 바로 신뢰입니다.
신뢰는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죠.
신뢰 무너지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있지만 쌓는것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이런 어려운 문제를 한국의 기성 언론에 SNS가 던지고 있습니다.
[질문]
서울시장 보궐 선거가 끝난 뒤 한나라당에서 SNS 전문가를 영입해야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SNS에 신경 쓰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 얘기는 SNS가 야당이나 진보 세력에만 유리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느낌 갖게 하는데 그렇게 받아들여도 되는지요?
[답변]
역시 한국 사회 특수 현실과 연관돼 있습니다.
이번 선거를 세대 전쟁이라는 말로 표현하는데 세대 전쟁, SNS 광풍이 젊은이들을 특정한 정치적 견해로 몰아갔다는 SNS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갖고 계신 분들이 그렇게들 표현하십니다.
저와 저의 카이스트 동료들이 SNS 데이터를 갖고 안철수 현상 이후부터 분석한 바에 따르면 실제로 SNS 영향력은 굉장히 일시적이고 국지적입니다.
그것이 포괄하고 있는 트위터 유저의 수가 아무리 양보해도 4만 명을 넘지 않습니다.
그것도 전국에 4만 명이기 때문에 서울시장 선거에 결정적 영향력 미쳤다고 얘기하기 어렵죠.
그렇다면 SNS의 영향력과 위력이 도대체 무엇이냐?
외국의 정부나 정치인들은 이것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데 이들은 SNS에 참여함으로써 사람들의 기호나 정치적 성향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끌고 오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대신, SNS가 일반 여론조사 파악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값싼 방식으로 대중의 심정이나 민심의 향배를 정확하게 반영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이 SNS에 그 동안 소홀했다고 인정하고 있죠.
그렇다면 한나라당이 SNS 공간에서 자신의 신뢰를 쌓아나가는 것은 하루 이틀, 한두 달에 이뤄지는 게 아닐 것입니다. 굉장히 오랜 시간이 필요한 것이죠.
[질문]
해외에서는 우리나라보다 SNS의 위력이 먼저 나타나지 않았습니까?
재스민 혁명이나 반 월가 시위도 SNS 없었으면 불가능했다고 하는데요?
[답변]
트위터 서비스가 처음 소개됐을 때 당시 몇몇 뉴스에서 새로운 기술을 소개하는 코너가 있었어요.
거기에 트위터 창업자가 나와서 트위터를 소개하는데 당시 앵커나 사람들이 관심 있었던 부분은 이게 무료 문자 서비스라는 것이었어요.
돈을 내지 않고 인터넷을 이용해 무료로 문자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에만 사람들이 흥미로워 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트위터 주목받게 된 것은 2008년 4월 미국 버클리 대학원생이 이집트에 갔다가 거리시위를 촬영했고 그쪽 경찰들에게 체포됐습니다.
그 순간 그 대학원생이 "나 체포됐어"라고 트윗을 날립니다.
그것을 본 친구들이 미국 대사관 연락하고 언론에 알리면서 극적으로 석방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아마 그때가 처음으로 SNS가 단순한 문자 서비스가 아니고 엄청난 함의를 갖고 있는 것이구나 하고 언론과 학계가 주목하게 된 최초의 사건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질문]
SNS의 영향력, 위력은 커질 수밖에 없는데 역기능도 많지 않습니까?
허위 사실을 유포한다거나 '아니면 말고' 식의 뜬 소문을 전달하는, 물론 개인간의 소통이지만 파급력 큰데 이런 역기능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합니까?
[답변]
두 가지를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 SNS에서 잘못된 정보가 유통됐을 때 그것이 사용자들을 통해서 자체적으로 보정되는 속도와 기성 언론이 정정보도문을 내는 속도 사이에 어느 것이 더 빠를까요?
저는 SNS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질문 자체가 SNS에 대한 비판적 시각에 근거하고 있는 질문입니다.
SNS는 사람들 사이 소문이 빠르게 퍼지는 공간이기 때문에 분명히 허위사실 유포가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어떤 허위 사실 보도가 있었는지 팩트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기성 언론과의 관계 속에서 SNS를 파악한다는 입장에서 다시 말씀드리면 SNS 사용자들이 자신이 신뢰할 수 있는 언론이 전해주는 정확한 보도에 승복하고 받아들일 준비가 얼마든지 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SNS와 기성 언론과의 관계 속에서 진실에 관한 사실에 관한 방향으로 의견 수렴되는 것이 얼마든지 빠르고 정학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SNS 규제를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두 개의 영어 단어가 나옵니다.
하나는 'regulation'이고 두 번째는 'censorship'입니다.
우리 말로 번역하면 하나는 규제고 하나는 검열이죠.
regulation에 관한 미국, 유럽 정부의 입장은 사람들이 SNS를 통해서 하는 말에 대한 규제가 아니고 사용자들의 프라이버시를 어떻게 지켜주는가를 위한, 그래서 서비스 프로바이더인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규제하려는 것이죠.
일반 사용자들의 개인 정보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한 규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SNS 규제에 대한 대부분의 담론입니다.
두 번째 censorship의 경우인데 이게 검열에 대한 것이죠.
헛소문 퍼나른다거나 비방이나 명예훼손을 한다거나. 그런데 censorship과 SNS로 검색해 보면 90% 이상이 중국 이야기입니다.
사회주의 국가에서 SNS를 검열하고 있다는 이런 추세로 봤을 때 한국의 정부와 정치적인 제도적인 발전을 책임지고 계시는 분들이 어떤 점들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는 굉장히 명확합니다.
[질문]
SNS가 정치뿐만 아니라 기업, 경제적인 분야에서도 활용되고 있고, 특히 고객을 상대로 하는 기업들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데 국내 기업들은 SNS와 관련해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까?
[답변]
한국 인넷이 다른 국가들보다 발달했기 때문에 한국 대기업들도 발빠르게, 오래 전부터 SNS의 위력을 이해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실제로 SNS 유통되는 정보를 분석해주는 회사들이 대기업에 컨설팅을 해 주면서 막대한 수익을 얻고 있습니다.
20세기를 TV의 시대라고 하는데 혹자는 TV의 시대라기보다는 TV를 통해 광고가 무제한으로 보여지는 시대라 표현하기도 합니다.
자본주의 경제 체제에서 광고는 윤활유와 같은데 광고의 범람, 위력이 20세기 문화 전반을 규정 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1세기가 되고 SNS 등장하면서 마케팅을 전공하는 학자와 광고를 만드는, 광고를 통해 물건을 파는 기업들이 위기 의식을 느끼기 시작했는데 광고의 효과가 예전 같지 못하다는 깨달음 때문이었습니다.
사람들이 SNS 통해서 정리된, 자기가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전해주는 제품 정보에 더 신뢰를 갖고 실제로 구매까지도 연결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마케팅의 초점이 SNS를 통한 사람들의 의견, 긍정적인 반응 쪽으로 옮아가고 있는데 이것이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SNS에다 자기네 물건을 광고하는 것으로는 절대 효과를 보지 못합니다.
대기업들도 알고 있고요.
우선 신뢰를 얻겠다고 합니다.
한국의 기업들이 SNS에서 벌이는 활동은 제품 광고가 아니라 제품에 전문적 식견을 가질 만한 사용자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작업을 몇 넌 전서부터 진행하고 있습니다.
[질문]
SNS 영역은 갈수록 확산되고 그 영향력 또한 커질 수밖에 없는데 SNS 사용자나 기업, 정부 당국에 SNS 발전을 위한 제언 있다면 어떤 말씀을 해 주시겠습니까?
[답변]
SNS가 가장 눈에 띄는 변화를 일으킨 것이 바로 선거였습니다.
지금 지난 서울 지방선거 이후 SNS를 주로 정치적으로 해석하고 규제나 제도적 보완을 통해 어느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야겠다는 의견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데, 저는 SNS가 여전히 'SNS 광풍'이라고 불릴 만한 현상을 만들어낸 적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서도 증명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SNS가 과연 무엇이냐? SNS는 SNS를 사용하는 계층, 집단의 마음 속 민심을 정확하게 대변해 주는 일종의 신호 체계라고 생각합니다.
이 신호의 의미를 한국의 정치권이나 정부, 기성 언론이 어떤 식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은 것이냐, 당장 SNS를 규제하고 건전한 SNS 육성을 위해 사람들의 활동 방식에 선을 긋게 되면 사람들은 SNS를 떠날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그 사람들의 마음 자체를 변화하게 만들지는 않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많은 사람들이 충격 받은 것이 왜 젊은 사람들이 야당을 지지했느냐인데, 한국 정치권이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은 SNS를 쓰는 젊은 세대가 아니고 유권자층의 세대가 변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약 5년 전에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했던 40대의 절반이 5년이 지났기 때문에 50대가 됐습니다.
야당 지지층의 나이의 한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기성 정치권이 물리적, 생물학적으로 변하고 있는 인구 구성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던질 것이냐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하고 스스로 변화 추구해야 합니다.
사실 SNS가 언론과 정치권에 그것을 깨닫게 해준 좋은 신호의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클로징]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무소속 후보의 당선은 바로 SNS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만큼 SNS의 영향력이 컸다는 얘기인데요.
2년 만에 스마트폰 가입자가 2천만 명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때문에 SNS의 위력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고 그동안 정당체계에의존해 온 기존의 정치판에도 대변혁을 초래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YTN포커스, 오늘은 정치는 물론 우리 생활 전반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SNS의 실상과 문제점, 대책 등을 살펴봅니다.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의 이원재 교수 나와 계십니다.
[질문]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SNS의 힘 때문이라는 얘기를 하는 분 많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
SNS의 영향력이 있었다고 얘기할 수 있죠.
그런데 과연 그게 SNS 혼자만의 영향력이었을까 라는 질문을 던지면 상당히 다른 여러 가지 요소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생각나는 것은 SNS와 언론과의 일종의 동조 현상입니다.
언론이 SNS를 부각시킴으로써 작을 수 있었던 SNS의 영향력을 훨씬 키워준 과정이 분명히 존재하고, 실제 통계적 수치를 통해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질문]
일반 시청자들 위해서 SNS가 무엇이고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지 말씀해 주시죠.
[답변]
한국 사회에서 인터넷이 대중적으로 사용된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SNS와 인터넷 게시판을 비교하면 SNS의 특성을 잘 알 수 있는데 SNS에는 친구 맺기, 끊기, 뉴스피드라는 기능이 특수하게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사람들은 자기가 신뢰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전해주는 소식만 빠르고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이전 게시판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던 것과 굉장히 다른 점입니다.
보통 SNS 통해서 거대한 연결망, 네트워크에 포함돼 있다고 생각하는데 게시판의 경우에는 한 가지 소식에 대해 모든 사람들이 동일하게 노출되지만 SNS는 같은 네트워크 속해 있다고 하더라도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이 다 다르기 때문에,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 전해져 오는 소식이 다른 것입니다.
각자에게 맞춤형 정보의 창구가 되는 것이죠.
[질문]
가장 대표적인 SNS로는 트위터, 페이스북을 들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SNS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 대략으로나마 파악할 수 있습니까?
[답변]
아주 좋은 질문입니다. 대략으로밖에 파악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지속적으로 사용자가 늘기 때문이죠.
세계 유수의 기관, 연구소들이 매일 카운트를 업데이트하는데 한국의 트위터,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약 470만 명? 450만 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는 7억에서 8억 사이 인구가 두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질문]
SNS 활용자에 젊은층이 많다고 해석할 수는 없나요?
[답변]
그렇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SNS가 실제로 모든 사람들에게 평등한 정도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죠.
일단 스마트폰을 살 수 있어야 하고 두 번째는 SNS가 새로운 기술입니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활용할 수 있는 지적인 능력, 교육 수준, 시간의 자유가 함께 수반돼야 하기 때문에 젊은층이 여기에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이 더 많았다는 것을 통해서 SNS의 주된 사용자층을 유추해 내는 것은 가능합니다.
[질문]
SNS가 우리 정치, 선거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을 언제부터라고 봐야 할까요?
[답변]
많은 분들이 '인증 샷'이 SNS에 등장한 이후 SNS가 선거에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주장하는데 저는 저는 그것보다 한국 언론이 SNS를 부각시키기 시작한 시점이 SNS가 영향력 비로소 갖게 된 시점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 예를 들어도 30만 표 차이 났지만 SNS에서 박원순 지지했던 사람들, 당시 인증 샷 둘러싼 트윗의 양을 봤을 때 30만 개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SNS에서 나와 비슷한 연령대, 나와 비슷한 정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느냐를 언론이 실시간으로 보도했죠.
실제로 퇴근 시간 투표율을 높이자는 인증 샷, 투표 독려 트윈과 실제 투표율 사이에 통계적 상관관계가 분명히 있는데 언론이 그 사실에 대해서 보도한 기사 수와도 아주 뚜렷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외부 사람들이 트윗 내에서 벌어지는 것을 보고 나도 저기에 동참해야겠다는 동기를 유발시킨 거죠.
[질문]
SNS가 정치뿐만 아니라 언론, 미디어에도 엄청난 변화 초래하고 있고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답변]
전 세계 보편적 현상으로 이해하기보다는 한국 사회의 특수한 현실에 기반해서 이해하는 것이 훨씬 정확하리라고 생각합니다.
과연 지난 몇 년간 그것이 10년, 20년 될 수 있는데, 한국의 기성 언론이 대중으로부터 진정한 신뢰를 얻었는가, 언론이 기본의 가치와 덕목 지키고 있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트윗이나 SNS를 통해서 자신이 원하는 맞춤형 뉴스를 접하고자 하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기성 언론에 대한 불신을 갖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따라서 기존 언론에 대한 불신이 SNS를 통해 퍼져나가고 사람들로 하여금 기존 언론을 더 불신하게 만드는 게 아니고 실제로 SNS에 참여하기 전에 사람들이 갖고 있던 기성 언론에 대한 불편함, 심정을 SNS가 반영하고 있다고 보는 게 훨씬 옳습니다.
한국의 기성 언론은 굉장한 위기, 변화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미래 언론 환경이 SNS와 공존할 텐데 과연 대중에게 얼마나 더 많은 호소력을 기성 언론이 갖게 될 것이냐, SNS의 가장 기본적인, 철학적인 화두는 바로 신뢰입니다.
신뢰는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죠.
신뢰 무너지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있지만 쌓는것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이런 어려운 문제를 한국의 기성 언론에 SNS가 던지고 있습니다.
[질문]
서울시장 보궐 선거가 끝난 뒤 한나라당에서 SNS 전문가를 영입해야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SNS에 신경 쓰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 얘기는 SNS가 야당이나 진보 세력에만 유리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느낌 갖게 하는데 그렇게 받아들여도 되는지요?
[답변]
역시 한국 사회 특수 현실과 연관돼 있습니다.
이번 선거를 세대 전쟁이라는 말로 표현하는데 세대 전쟁, SNS 광풍이 젊은이들을 특정한 정치적 견해로 몰아갔다는 SNS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갖고 계신 분들이 그렇게들 표현하십니다.
저와 저의 카이스트 동료들이 SNS 데이터를 갖고 안철수 현상 이후부터 분석한 바에 따르면 실제로 SNS 영향력은 굉장히 일시적이고 국지적입니다.
그것이 포괄하고 있는 트위터 유저의 수가 아무리 양보해도 4만 명을 넘지 않습니다.
그것도 전국에 4만 명이기 때문에 서울시장 선거에 결정적 영향력 미쳤다고 얘기하기 어렵죠.
그렇다면 SNS의 영향력과 위력이 도대체 무엇이냐?
외국의 정부나 정치인들은 이것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데 이들은 SNS에 참여함으로써 사람들의 기호나 정치적 성향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끌고 오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대신, SNS가 일반 여론조사 파악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값싼 방식으로 대중의 심정이나 민심의 향배를 정확하게 반영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이 SNS에 그 동안 소홀했다고 인정하고 있죠.
그렇다면 한나라당이 SNS 공간에서 자신의 신뢰를 쌓아나가는 것은 하루 이틀, 한두 달에 이뤄지는 게 아닐 것입니다. 굉장히 오랜 시간이 필요한 것이죠.
[질문]
해외에서는 우리나라보다 SNS의 위력이 먼저 나타나지 않았습니까?
재스민 혁명이나 반 월가 시위도 SNS 없었으면 불가능했다고 하는데요?
[답변]
트위터 서비스가 처음 소개됐을 때 당시 몇몇 뉴스에서 새로운 기술을 소개하는 코너가 있었어요.
거기에 트위터 창업자가 나와서 트위터를 소개하는데 당시 앵커나 사람들이 관심 있었던 부분은 이게 무료 문자 서비스라는 것이었어요.
돈을 내지 않고 인터넷을 이용해 무료로 문자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에만 사람들이 흥미로워 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트위터 주목받게 된 것은 2008년 4월 미국 버클리 대학원생이 이집트에 갔다가 거리시위를 촬영했고 그쪽 경찰들에게 체포됐습니다.
그 순간 그 대학원생이 "나 체포됐어"라고 트윗을 날립니다.
그것을 본 친구들이 미국 대사관 연락하고 언론에 알리면서 극적으로 석방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아마 그때가 처음으로 SNS가 단순한 문자 서비스가 아니고 엄청난 함의를 갖고 있는 것이구나 하고 언론과 학계가 주목하게 된 최초의 사건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질문]
SNS의 영향력, 위력은 커질 수밖에 없는데 역기능도 많지 않습니까?
허위 사실을 유포한다거나 '아니면 말고' 식의 뜬 소문을 전달하는, 물론 개인간의 소통이지만 파급력 큰데 이런 역기능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합니까?
[답변]
두 가지를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 SNS에서 잘못된 정보가 유통됐을 때 그것이 사용자들을 통해서 자체적으로 보정되는 속도와 기성 언론이 정정보도문을 내는 속도 사이에 어느 것이 더 빠를까요?
저는 SNS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질문 자체가 SNS에 대한 비판적 시각에 근거하고 있는 질문입니다.
SNS는 사람들 사이 소문이 빠르게 퍼지는 공간이기 때문에 분명히 허위사실 유포가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어떤 허위 사실 보도가 있었는지 팩트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기성 언론과의 관계 속에서 SNS를 파악한다는 입장에서 다시 말씀드리면 SNS 사용자들이 자신이 신뢰할 수 있는 언론이 전해주는 정확한 보도에 승복하고 받아들일 준비가 얼마든지 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SNS와 기성 언론과의 관계 속에서 진실에 관한 사실에 관한 방향으로 의견 수렴되는 것이 얼마든지 빠르고 정학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SNS 규제를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두 개의 영어 단어가 나옵니다.
하나는 'regulation'이고 두 번째는 'censorship'입니다.
우리 말로 번역하면 하나는 규제고 하나는 검열이죠.
regulation에 관한 미국, 유럽 정부의 입장은 사람들이 SNS를 통해서 하는 말에 대한 규제가 아니고 사용자들의 프라이버시를 어떻게 지켜주는가를 위한, 그래서 서비스 프로바이더인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규제하려는 것이죠.
일반 사용자들의 개인 정보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한 규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SNS 규제에 대한 대부분의 담론입니다.
두 번째 censorship의 경우인데 이게 검열에 대한 것이죠.
헛소문 퍼나른다거나 비방이나 명예훼손을 한다거나. 그런데 censorship과 SNS로 검색해 보면 90% 이상이 중국 이야기입니다.
사회주의 국가에서 SNS를 검열하고 있다는 이런 추세로 봤을 때 한국의 정부와 정치적인 제도적인 발전을 책임지고 계시는 분들이 어떤 점들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는 굉장히 명확합니다.
[질문]
SNS가 정치뿐만 아니라 기업, 경제적인 분야에서도 활용되고 있고, 특히 고객을 상대로 하는 기업들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데 국내 기업들은 SNS와 관련해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까?
[답변]
한국 인넷이 다른 국가들보다 발달했기 때문에 한국 대기업들도 발빠르게, 오래 전부터 SNS의 위력을 이해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실제로 SNS 유통되는 정보를 분석해주는 회사들이 대기업에 컨설팅을 해 주면서 막대한 수익을 얻고 있습니다.
20세기를 TV의 시대라고 하는데 혹자는 TV의 시대라기보다는 TV를 통해 광고가 무제한으로 보여지는 시대라 표현하기도 합니다.
자본주의 경제 체제에서 광고는 윤활유와 같은데 광고의 범람, 위력이 20세기 문화 전반을 규정 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1세기가 되고 SNS 등장하면서 마케팅을 전공하는 학자와 광고를 만드는, 광고를 통해 물건을 파는 기업들이 위기 의식을 느끼기 시작했는데 광고의 효과가 예전 같지 못하다는 깨달음 때문이었습니다.
사람들이 SNS 통해서 정리된, 자기가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전해주는 제품 정보에 더 신뢰를 갖고 실제로 구매까지도 연결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마케팅의 초점이 SNS를 통한 사람들의 의견, 긍정적인 반응 쪽으로 옮아가고 있는데 이것이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SNS에다 자기네 물건을 광고하는 것으로는 절대 효과를 보지 못합니다.
대기업들도 알고 있고요.
우선 신뢰를 얻겠다고 합니다.
한국의 기업들이 SNS에서 벌이는 활동은 제품 광고가 아니라 제품에 전문적 식견을 가질 만한 사용자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작업을 몇 넌 전서부터 진행하고 있습니다.
[질문]
SNS 영역은 갈수록 확산되고 그 영향력 또한 커질 수밖에 없는데 SNS 사용자나 기업, 정부 당국에 SNS 발전을 위한 제언 있다면 어떤 말씀을 해 주시겠습니까?
[답변]
SNS가 가장 눈에 띄는 변화를 일으킨 것이 바로 선거였습니다.
지금 지난 서울 지방선거 이후 SNS를 주로 정치적으로 해석하고 규제나 제도적 보완을 통해 어느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야겠다는 의견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데, 저는 SNS가 여전히 'SNS 광풍'이라고 불릴 만한 현상을 만들어낸 적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서도 증명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SNS가 과연 무엇이냐? SNS는 SNS를 사용하는 계층, 집단의 마음 속 민심을 정확하게 대변해 주는 일종의 신호 체계라고 생각합니다.
이 신호의 의미를 한국의 정치권이나 정부, 기성 언론이 어떤 식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은 것이냐, 당장 SNS를 규제하고 건전한 SNS 육성을 위해 사람들의 활동 방식에 선을 긋게 되면 사람들은 SNS를 떠날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그 사람들의 마음 자체를 변화하게 만들지는 않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많은 사람들이 충격 받은 것이 왜 젊은 사람들이 야당을 지지했느냐인데, 한국 정치권이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은 SNS를 쓰는 젊은 세대가 아니고 유권자층의 세대가 변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약 5년 전에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했던 40대의 절반이 5년이 지났기 때문에 50대가 됐습니다.
야당 지지층의 나이의 한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기성 정치권이 물리적, 생물학적으로 변하고 있는 인구 구성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던질 것이냐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하고 스스로 변화 추구해야 합니다.
사실 SNS가 언론과 정치권에 그것을 깨닫게 해준 좋은 신호의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클로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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