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식 추기경, 콘클라베에서 '다크호스' 부상했던 진짜 이유 [지금이뉴스]

유흥식 추기경, 콘클라베에서 '다크호스' 부상했던 진짜 이유 [지금이뉴스]

2025.05.09. 오전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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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성직자 최초의 교황청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성직자부 장관)이 가톨릭교회의 정점인 교황의 자리에 오르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현지시간 7일부터 8일까지 이틀째 이어진 콘클라베에서 제267대 교황으로 미국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선출됐습니다.

유 추기경은 이번 콘클라베를 앞두고 차기 교황 후보군으로 분류되며 기대받았습니다.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는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다음 날인 지난달 22일 유 추기경을 포함한 12명이 유력 후보라고 보도했는데, 교황청 사정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진 이탈리아 최대 일간지의 예측이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신문은 유 추기경의 약력과 함께 "남북한 화해를 모색한 포콜라레 운동의 일원"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이미 가톨릭계에서는 교세가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아프리카 출신 교황 탄생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지난해 12월 5일 공개한 '다음 교황이 아프리카나 아시아에서 나올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로마발 기사에서 유 추기경을 동양에서 나올 가능성이 있는 예상 밖의 주자로 지목한 것도 기대감을 키웠습니다.

이 매체는 유 추기경이 신학적으로 주류에 속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나 사회적 불의와 정치적 권위주의를 고발하는 데 적극적이어서 조건 없이 가톨릭 신앙을 옹호했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비슷하다고 평가했습니다.

1951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난 유 추기경은 이탈리아 로마 라테라노대에서 교의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로마 현지에서 사제 서품을 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교황청에서 주로 사용하는 이탈리아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하며, 로마에서 공부하고 활동한 덕분에 교황청 내 인적 네트워크도 탄탄합니다.

특히 2021년 6월 대주교 승품과 동시에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으로 발령이 났는데, 성직자부는 전 세계 사제·부제의 직무와 생활, 신학교 사제 양성 관련 업무를 관장하는 교황청의 주요 행정기구 중 하나로 교황청 역사상 한국인 성직자가 교황청 장관으로 임명된 첫 사례였습니다.

그는 이듬해인 2022년 8월 추기경에 서임됐습니다.

교황청 장관으로 임명되기 전에도 프란치스코 교황과 가깝게 소통하며 특별한 친교를 쌓아온 유 추기경은 2014년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에도 당시 대전교구장이었던 그의 역할이 컸습니다.

당시 성 김대건 안드레아(1821-1846) 신부의 탄생지인 충남 당진 솔뫼성지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 참석을 청하는 그의 서한을 계기로 교황의 방한이 이뤄졌습니다.

그는 이후에도 바티칸에서 수시로 교황을 개별 알현해 한국 가톨릭교회의 주요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23년 9월 가톨릭 성지인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전에 한국 최초 사제인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성상이 세워졌는데, 교황청 장관인 유 추기경은 이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아시아 성인의 성상이 성 베드로 대성전에 설치된 건 교회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교황청 중앙 행정의 핵심 보직을 맡은 점, 탁월한 업무 추진력과 소탈하고 열린 리더십, 프란치스코 교황이 추구한 개혁 노선의 연속성, 아시아 대표성 등으로 유 추기경은 이번 콘클라베에서 '다크호스'로 주목받았습니다.

하지만 한국이 교세 면에서 세계 가톨릭 전체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는 점, 그리고 필리핀의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이 아시아권 대표주자로 각인된 점 등은 한계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제작 | 이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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