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피눈물 나는 '전세사기'...고소조차 힘든 현실, 왜?

[자막뉴스] 피눈물 나는 '전세사기'...고소조차 힘든 현실, 왜?

2024.05.16. 오후 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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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에 거주하는 박상연 씨,

지난달 말 전세 보증금 7천5백만 원을 돌려받았어야 했지만, 집주인은 2주 가까이 연락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가까운 경찰서를 찾아 잠적한 집주인을 전세사기로 고소하려 했는데, 돌아온 답변은 도와주기 어려울 거란 말이었습니다.

[박상연 / 30대 세입자 : 수사과정에서 입증하는 게 쉽지 않아서 민사로 가는 게 조금 더 빠르게 보증금을 회수하는 방법이라고 얘기를 전달받았습니다. 경찰서에 찾아간 이유는 어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보증금을 빨리 회수하고 싶은 마음인데….]

전세사기는 임대인이 세입자를 속일 의도가 있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계약 시점입니다.

박 씨 사례 같은 경우, 일반적인 계약 기간을 따랐다면, 2년이나 4년 전의 일을 스스로 되돌이켜 봐야 하는 셈입니다.

그런 뒤에나 사기 범죄로 고소가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노종언 / 변호사 : 처음에 돈을 받았을 땐 사기 고의가 없었다가 돈을 갚으라고 독촉했을 때 그때 이후로 거짓말하면서 차일피일 미루는 건 사기로 보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굉장히 오래 지난 경우에는 입증이 많이 어렵습니다. 실무적으로.]

전세사기 피해자로 지정되기도 까다롭습니다.

사기 혐의가 있다고 판단돼 임대인에 대한 수사가 이뤄진 상태거나,

임대인이 주택을 여러 채 가지고 있고 피해자가 여럿인 경우에 가능합니다.

수사기관이 적극적으로 나서주지 않으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에게 남은 선택지는 민사소송뿐인 상황.

이마저도 실효성은 떨어집니다.

피해자 대부분은 오피스텔이나 다세대 주택 세입자인데 소송 비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경매 절차 등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임대인으로부터 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집주인이 가진 자산을 추적하는 일도 쉽지 않은데, 법원에 재산명시 조회를 신청해도 평균 1년 가까이 걸립니다.

[박상연 / 30대 세입자 : 제가 모은 돈이 그렇게 많지도 않은데 이 돈을 나중에 못 찾게 된다면 정말 너무나도 많이 힘들 것 같고. 그런 부분이 조금 정말 지금 힘듭니다.]

다음 달이면 전세사기 특별법이 만들어진 지 꼭 1년이 됩니다.

21대 국회 막판, 세입자를 위한 '선 구제·후 회수' 개정안이 본회의에 올라 처리를 앞두곤 있지만, 여전히 임대인의 책임 강화 등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YTN 권준수입니다.

촬영기자; 신홍
디자인; 기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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