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한 달 치 월급 받고 '권고사직', 가구 1위 한샘의 배신

[자막뉴스] 한 달 치 월급 받고 '권고사직', 가구 1위 한샘의 배신

2023.03.15. 오후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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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샘 공장 맞은편의 제품 포장용 골판지 공장.

원청업체인 한샘의 요구로 지난 2011년 50km 떨어진 안산으로 이사까지 왔습니다.

한샘 골판지 물량의 70%를 공급해 왔습니다.

내수용 2,500가지, 수출용 500가지 종류를 맞춤형으로 공급하며 납품일을 지킨 성실함을 인정받아 경쟁사의 러브콜도 받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매출의 95%를 올려준 한샘과의 의리를 지키기 위해 거절했습니다.

지난해 12월 23일, 한샘은 12년째 그래 왔듯이 1년 치 공급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런데 5일 만에 계약을 뒤집고 공개 입찰로 공급 업자를 다시 정하겠다고 통보가 온 겁니다.

[한샘 하청업체 대표 : (한샘에다가) 무리한 내용 아니냐고 했을 때 저쪽에서 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 협상 대상에 들어가지 않으니 그걸로 끝이라고 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입찰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결국, 계약은 다른 두 업체로 넘어갔습니다.

이 때문에 이 업체는 월 임대료 1,800만 원과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폐업 위기에 내몰렸습니다.

평소 같으면 20여 명의 종업원들이 분주하게 작업을 하고 있을 공장이 덩그러니 비어 있습니다.

한 대에 8억 원하는 플렉소 기계 3대가 있었는데 1대는 자리를 비운 상태입니다.

휴일 근무도 마다치 않았던 직원들은 한 달 치 월급을 받고 권고사직을 당했습니다.

[한샘 하청업체 직원 : 진짜 밤을 새가면서 일할 때가 있어요. 납기일 맞추느라고. (그런데) 문을 닫는다는 거예요. 그래서 내가 사장님한테 가서 울었어요. 너무 억울해서.]

업체 측은 사모펀드가 한샘을 인수한 이후 적자를 기록하자 원가 절감에 나선 탓이라며 투자 설비 등의 배상을 요구했습니다.

한샘은 협력사를 합리적으로 선정한다는 사모펀드 방식에 맞춰 부득이하게 새 시스템을 도입했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한샘 관계자 : 투명하고 합리적인 구매 프로세스를 만들기 위한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공정한 입찰을 진행했습니다.]

하도급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최수정 /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실장 : 하도급법에 위반되는 그런 사항들을 만약에 특약으로 하게 되면 이제 부당한 특약 금지라고 해서 사실은 이제 부당한 특약으로 인정이 되거든요.]

하청 업체가 계약 파기로 손해를 본 경우, 공정거래조정원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송이 / 공정거래조정원 제조하도급팀장 : 저희 조정원에 하도급 협의회에 분쟁 조정 신청을 해주셔서 분쟁 조정을 진행해주시면 이제 상대방이랑 좀 어느 정도 협상을 할 여지가 있긴 하거든요.]

전문가들은 사모펀드들도 경영에 나설 경우 하청 업체와 상생 관계를 구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YTN 이승윤입니다.

촬영기자:윤소정
자막뉴스:류청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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