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정치인에게도 투표할 수 있나" 묻자 웃음 터진 탈레반 재조명

"여성 정치인에게도 투표할 수 있나" 묻자 웃음 터진 탈레반 재조명

2021.08.20. 오전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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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정치인에게도 투표할 수 있나" 묻자 웃음 터진 탈레반 재조명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출처 =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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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 대원들이 올해 초 여성 인권에 관한 인터뷰를 하던 중 웃음을 터뜨리며 촬영을 중단한 모습이 뒤늦게 주목받고 있다.

지난 17일(현지 시각) 인도 인디아 투데이, 힌두스탄 타임스 등은 몇 달 전 탈레반 대원들이 인터뷰에서 보여준 모습이 온라인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인터뷰는 올해 초 미국 온라인 미디어 바이스 뉴스가 촬영한 탈레반에 대한 다큐멘터리의 일부였다.

당시 바이스 뉴스의 여성 기자 힌드 하산은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대원 세 명과 이야기를 나눴다. 하산은 인터뷰를 진행하기 전 전신을 가리는 부르카 착용을 요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대원은 머지않아 아프가니스탄에 탈레반 지도자가 탄생할 것이라고 보고 있었다.

이에 하산은 탈레반 대원들에게 "탈레반이 통치하게 된다면 아프간 여성들의 권리와 민주주의가 보장되는가"라고 물었고, 탈레반 대원은 "그렇다. 샤리아법(이슬람 율법)에 따라 여성의 권리는 유지될 것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하산은 "그렇다면 아프간 국민이 여성 정치인에게 투표하는 것이 가능하냐"고 재차 질문했다.

그러자 탈레반 대원들은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고 이들 중 한 명은 "촬영을 멈춰달라"고까지 요구했다. 카메라 방향이 바뀌자 "질문이 웃기다"고 말하는 대원들의 음성도 들려왔다.

이는 탈레반의 여권에 대한 인식을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으로, 탈레반이 지난 15일 수도 카불을 장악한 뒤 트위터에서 수백만 조회 수를 기록하며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지난 1996년부터 2001년까지 탈레반이 집권할 당시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은 교육을 받거나 일을 할 수 없었다. 또 남성과 동행하지 않으면 외출을 할 수 없었고, 외출 시에는 부르카를 착용해야 했다. 이에 탈레반이 다시 정권을 장악하면서 아프간 여성들의 인권 탄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17일 카불 점령 후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여성이 이슬람법의 틀 안에서 여성 권리를 존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날 폭스뉴스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타하르 지역에서 한 여성이 부르카를 입지 않고 외출했다가 무장 세력이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YTN 문지영 (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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