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이트의 기능을 모두 활용하기 위해서는 자바스크립트를 활성화 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브라우저에서 자바스크립트를 활성화하는 방법을 참고 하세요.

[와이파일] '갑질'의 경계선...가격 깎기와 후려치기
Posted : 2018-12-12 10:40
[와이파일] '갑질'의 경계선...가격 깎기와 후려치기
▶가격 깎기? 후려치기?

"깎아주세요." 물건을 살 때 상인에게 한 번쯤은 해봤을 말이다. 같은 물건을 좀 더 싼 가격에 사고 싶은 마음이야 누구나 같겠지만, 원가 300원짜리 물건을 100원으로 깎아달라고 한다면?

불합리하다. 정상적이라면 불가능한 거래다. 하지만, 상인이 약자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내가 상인이 입주해있는 건물의 건물주라고 생각해보자. 상인은 혹시라도 쫓겨날 것을 걱정해 울며 겨자 먹기로 100원에 물건을 건네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거래 관계에서 갑과 을이 존재하느냐는 가격 깎기냐, 후려치기냐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

[와이파일] '갑질'의 경계선...가격 깎기와 후려치기

▶중소기업중앙회 입찰에 갑을은 존재한다.

중소기업중앙회는 광고주다. 광고대행사는 광고주로부터 광고료를 받고 전략적으로 광고 시간을 확보해온다.
그리고 수수료를 받는다. 통상 지상파는 13~16%, 종합편성채널은 15~19% 법정수수료를, 케이블TV는 15%를 준다. 중소업체 운영에 그 정도의 금액은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 수수료를 중소기업중앙회는 입찰 경쟁에 부쳤다. 좀 더 싼 가격에 일할 업체를 찾는 건 당연한 것이라지만 과거 입찰을 따낸 업체를 보면 수수료가 낮아도 너무 낮다. 지난해 3%, 전년도에는 2%대, 통상 수수료의 5분의 1수준이다. 결국 참여했던 두 업체 가운데 한 곳은 올해 문을 닫았다.

최근 3년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을 수소문해 수수료가 낮은 이유를 물었다. 일감을 따내려면 어쩔 수 없지 않냐고 말한다. 손해 볼 상황이면 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 그만 아닌가? 그랬더니 중소 광고업체가 1년에 맡는 광고는 기껏해야 두세 건에 불과하단다. 그나마도 이런 기관의 광고를 따내야 다른 한 건을 따낼 여지가 생긴단다.

결국 이 거래에서도 갑을은 존재했다.

[와이파일] '갑질'의 경계선...가격 깎기와 후려치기

▶돈 받을 일을 하는가?

혹자는 이렇게 반문한다. 광고대행사가 무슨 일을 하길래 수수료를 10%씩이나 받는가? 대행사에게는 광고 시간 확보 역할 이외에 혹여라도 광고주가 망할 경우에 대비해 이미 나간 광고대금을 지급하겠다는 보증의 역할도 있다.

집을 이사할 때마다 아깝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다. 부동산 중개수수료다. 뭘 했다고 돈을 몇 퍼센트씩 줘야 하나? 서류 하나 작성하는 게 다 아닌가? 겉보기에는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부동산 사기 등에 대비해 보험에도 가입해야 하고, 적당한 집을 찾을 때까지 많은 발품을 팔아야 한다. 누구도 그 일의 가치를 폄하할 수는 없다. 볼일이 끝났으니 도움받았던 걸 모른 척해선 안 될 일이다.


[와이파일] '갑질'의 경계선...가격 깎기와 후려치기

▶자멸로 가는 출혈 경쟁

광고업계 관계자 5명, 광고학 교수 4명. 이들은 모두 하나같이 광고업계에서 수수료를 평가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광고시장은 건설업이나 제조업처럼 단가를 줄일 수 있는 시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시청률에 따른 광고 단가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수수료를 깎으라는 건 최소한의 영업 비용을 무시한 '갑질'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거기서 살아남고자 업체들은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다. 부실공사를 막기 위해 입찰 하한가가 정해져 있는 건설업계와 달리 이 시장은 하한가도 없다. 수수료를 깎으라는 게 흔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다. 백번 양보해 중소업체들의 도태가 시장 원리에 따른 불가피한 현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중소기업을 보호해야 할 중앙회가 이를 조장하는 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댓글등 이미지 배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