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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 ‘백석탄’, 번쩍거리며 달려드는 하얀 돌
Posted : 2020-07-27 15:06
청송 ‘백석탄’, 번쩍거리며 달려드는 하얀 돌
청송 백석탄으로 가는 길은 쉽지 않다.

배낭을 메고 몇 시간 걸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외진 청송에서도 더 들어가야 하는 이곳은, 청송의 자부심인 이른바 청송 8경중에서도 으뜸이라는 신성계곡의 일부다.

15km에 이르는 계곡 중 12km의 녹색길은 신성리 공룡발자국화석, 백석탄 등 네 곳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명소를 자랑하며,

​선비들이 학문을 강론하고 산수를 즐기던 방호정을 포함한다.

계곡을 따라 걸으면 정말 색다른 힐링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얘기하는 건 이 길 전체를 걸어본 건 아니라는 뜻이다.

전체 트래킹을 한다면 단풍 드는 가을이나, 눈 내리는 겨울이 어떨까 싶다.

모든 지자체의 관광시즌은 여름 휴가철이지만 청송은 그게 아닌 것 같다.

특히나 이곳은 그러하다. 백석탄의 여름은 너무 강렬하다.

청송 ‘백석탄’, 번쩍거리며 달려드는 하얀 돌

어쨌건 신성계곡의 색다름이 무엇인지 맛이라도 봐야 할 것 아닌가.

그건 이곳에만 와도 충분히 알 수 있다.

햇살은 하얀 돌들에 부딪쳐 수천 개의 반사광으로 번쩍거리며,

​개울가엔 이런 빛들을 막아줄 그늘도 보이지 않는다.

한마디로 유네스코 유적지가 아니더라도 이곳은 물놀이를 할 여건은 아니다.

실제로 신성계곡 중에서 백석탄에서 물놀이를 하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동네 전체가 이렇게 고요함을 유지 할 수 있는지도 모른다.

이 하얀 개울은 고독하고, 강인하고, 뻣뻣하다.

음악으로 치면 데스메탈 같다고나 할까.

​이유도 없이 무한 질주하는 젊음과 맞닿아 있지만, 젊은이들의 모습은 당연 보이지 않는다.

이러니 내비게이션에 지명을 입력하고 도착할 때가 되면 ‘여기가 맞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된다.

​표지판이 보이지 않아도 그곳이 맞으니 주차하고 내리면 된다.

청송 ‘백석탄’, 번쩍거리며 달려드는 하얀 돌

백석탄의 반사광에 속절없이 시선을 휘둘리다 보니,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이 떠올랐다.

주인공 뫼르소는 ‘태양 때문에’ 살인 했다고 주장하지만, 어느 누구도 이해하지 못한다.

그가 총을 쏘는 행위를 통해 피하고 싶었던 건 그 해변가 모래사장에 쏟아지던 눈을 찌르는 햇볕이다.

​이곳 백석탄의 여름 한낮의 햇살은 이게 무슨 소리인지를 충분히 상상할 수 있게 한다.

​까뮈의 이 소설은 한줄 요약이 가능하다.

어머니의 장례식에 울지 않고, 눈이 부셔서 총을 쏘았다고 말하면 이방인이 된다.

청송 ‘백석탄’, 번쩍거리며 달려드는 하얀 돌

백석탄에 반사된 빛은 하얗기도 하며, 때로 푸르스름하기도 하다.

달빛 아래에서 이 빛은 어떤 모양일까. 푸른색이 더 짙어 보일까.

웹을 뒤적거려도 사진을 찾을 수가 없다. 이곳의 달빛 야경을 찍은 사람이 없는 것일까.

처음 발을 디딘 이후 청송을 이렇게 자주 오게 될 진 몰랐다.

한 번에 몰아서 관광하듯 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씩 천천히 시간을 두고 돌아보고 싶다.

청송은 그런 곳이다.

트래블라이프=양혁진 dwhhh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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