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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강구항, 대게 잡던 최불암 '영광이여 다시 한번'
Posted : 2020-06-07 17:05
영덕 강구항, 대게 잡던 최불암 '영광이여 다시 한번'
영원한 것은 없다. 2020년의 한반도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대한민국은 영구불변의 나라일 것 같고 분단은 이제 익숙해진 현실 같지만, 역사를 조금만 들여다봐도 그저 어떤 한 시대의 모습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신라시대 경주에 살았던 어느 백성을 생각해보자. 그들에게 천년 가까이 존속한 신라는 어쩌면 국가가 아니라 세상 자체였는지도 모른다.

국가가 이러할진대 지역과 도시의 흥망성쇠는 말할 것도 없다.

지금 영덕의 강구항과 포항의 구룡포항을 비교하면 세상일은 돌고 도는 것이라는 평범한 진리에 고개를 끄덕거리게 된다.

영덕 강구항, 대게 잡던 최불암 '영광이여 다시 한번'

그리고 그 배경엔 미디어가 있다.

영덕 강구항을 띄운 건 90년대 후반 인기를 끈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 였다.

극중 최불암이 맡은 역할이 대게 잡이 선장이었으니 뭐 더 설명할 필요가 없다.

영덕 강구항, 대게 잡던 최불암 '영광이여 다시 한번'

허영만의 식객에도 소개된 이야기지만 사실 대게 잡이는 구룡포항, 강구항, 더 윗 쪽의 울진항이 삼파전을 벌이는 전진기지였다.

하지만 선점 효과는 무시무시한 것이어서 위의 드라마는 무엇인지도 모르는 젊은 세대들조차, 영덕대게는 들어봤어도 포항 대게나 울진 대게는 듣도 보도 못한 말이 되었다.

구룡포 과메기, 포항 과메기는 들어봤어도 영덕 과메기는 못 들어본 것과 같다.

구룡포가 최근 급격하게 뜬 것도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때문이다.

국수와 과메기, 그리고 호미곶 일출이라는 기존의 관광 재료들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었는데, 그 여파는 주말에 밀려드는 차량의 행렬들로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영덕 강구항, 대게 잡던 최불암 '영광이여 다시 한번'

반면 영덕의 강구항은 어쩌면 예전의 기억 속으로 회귀한 듯하다.

항구 곳곳엔 아직 드라마의 향수를 잊지 못하는 관광객들을 위한 안내판이 붙어 있지만 빛바랜 낡은 사진첩을 뒤지는 듯한 느낌을 어쩔 수가 없다.

영덕 강구항, 대게 잡던 최불암 '영광이여 다시 한번'

제 철이 아닌 해수욕장도 한산하다. 영덕엔 고래불, 장사, 대진 해수욕장이 유명하며 장사 해수욕장은 6.25 당시 상륙작전의 전적지로도 알려져 있다.

장사 상륙작전 전승 기념관도 개관했으니 해안가를 따라가다 눈에 보이면 한번쯤 들러볼만 하다.

그런데 이런 스산한 강구항의 모습이 더 좋았으니 참 이상하기도 하다.

영덕 강구항, 대게 잡던 최불암 '영광이여 다시 한번'

흥망성쇠의 소용돌이 속에서 성이 아닌 쇠에 이끌리는 건 단순한 낭만이 아니라 실질적인 이유 때문이다. 밀려드는 차들에 진을 빼느니 평온함을 되찾은 조용한 항구가 끌리는 건 나이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주 오래전 이슬비 내리던 어느 겨울 아침의 강구항 풍경과 복숭아 밭의 늦여름 열기가 문득 떠올려지는 것도 이런 여유로움 덕분일 것이다.

트래블라이프=양혁진 dwhhh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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