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날개는 있는데 아우라는 없는 '캡틴 아메리카'…무미건조한 히어로물

[Y리뷰] 날개는 있는데 아우라는 없는 '캡틴 아메리카'…무미건조한 히어로물

2025.02.12. 오후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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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리뷰] 날개는 있는데 아우라는 없는 '캡틴 아메리카'…무미건조한 히어로물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 포스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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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에서 슈퍼히어로 영화가 흥행 보증수표로 불리던 호시절이 다시 오는 것은 가능할까?

마블의 새 영화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를 보면 그 시절 영광을 재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숙원이 될 것 같다고 느껴진다.

오늘(12일) 개봉한 영화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는 대통령이 된 새디우스 로스 장군과 재회 후, 국제적인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된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 샘이 전 세계를 장악하려는 음모 뒤에 숨겨진 존재를 파헤쳐 나가는 과정을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로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이다.

'헐크 사냥꾼'이라고 불리며 슈퍼히어로를 통제하고 탄압해왔던 새디우스 로스 장군은 대통령이 된 이후 해체된 어벤져스를 재건하려고 하며, 동시에 지구상에 가장 강력하고 단단한 물질은 아다만티움을 세계와 공유하는 조약을 체결하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그는 과거 정부에게 고문당했던 슈퍼 솔저이자 현재는 샘의 친구인 이사야에게 암살 시도를 당한다.

암살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이시야가 함정에 빠졌다고 생각하는 샘은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로서 숨겨진 음모와 진짜 범인을 찾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영화는 지난 2008년 개봉했던 '인크레더블 헐크'를 시작으로 영화 '이터널스'와 디즈니+ 시리즈 '팔콘과 윈터 솔져' 등에 등장했던 다양한 캐릭터와 사건들을 다시금 조명한다. 하지만 감독은 마블 세계관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어도 이번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연출해 작품으로의 진입 장벽을 낮췄다.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문제는 '모두를 위한 영화'를 만드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영화가 무미건조하고 무색무취하다고 느껴질 만큼 매력이 없다는 점이다.

특히 슈퍼히어로물이라는 외피에 첩보물로 변주를 주며 대중과 평단의 사랑을 받았던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와 자연스레 비교가 되며 안타까움을 더한다. 조직 내 음모와 배신 속에서 진실을 파헤치고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주인공, 세뇌당해 악당으로 변한 친구, 다양한 인물들이 벌이는 갈등과 협력, 정치적 암투와 권력 다툼까지.

'윈터 솔져'는 기존 슈퍼히어로 영화와는 차별화되는 설계로 관객을 사로잡은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작품은 모양새와 구도만 언뜻 닮아있을 뿐, 전작이 가진 매력을 구현하는 데는 완벽히 실패했다.

그저 영화는 전형적인 '영웅과 악당'의 구조를 답습하고, 이 과정에서 그 어떤 개성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뻔한 전개가 반복된다. '윈터 솔져'와 비교해 되려 이야기의 밀도와 완성도가 퇴보했다는 인상마저 준다.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특히 주인공인 샘이 '아이언맨' 시리즈의 토니 스타크와 같이 최첨단 장비가 없다면 그저 평범한 인간일 뿐이라는 점을 상기해 본다면, 그가 영웅으로서 갖는 부담감과 책임감 그리고 고뇌 등을 집중적으로 조명하지 않은 것 역시 아쉽다.

방패 위에 날개까지 갖게 된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이지만, 캐릭터는 물론 영화조차 여전히 원조 캡틴 아메리카의 짙은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자신의 진정한 매력조차 찾지 못한 듯하다.

영화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 줄리어스 오나 감독 연출. 안소니 마키, 해리슨 포드, 대니 라미레즈, 쉬라 하스, 쇼사 로크모어, 칼 럼블리,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리브 타일러, 팀 블레이크 넬슨 등 출연. 러닝타임 118분. 12세 이상 관람가. 쿠키 영상 1개. 2025년 2월 12일 극장 개봉.

YTN star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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