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현장] "박은빈 포에버"...'우영우' 감독X작가의 무한신뢰(종합)

[Y현장] "박은빈 포에버"...'우영우' 감독X작가의 무한신뢰(종합)

2022.07.26. 오후 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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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을 '우영우 신드롬'으로 열광케 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제작진이 캐스팅과 연출 비하인드를 전했다. 이 드라마를 통해 자폐인에 대한 시선이 변화하고 있는 현상, 캐릭터 패러디 논란 등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오늘(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는 ENA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 제작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유인식 PD와 문지원 작가가 참석했다.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 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그리는 드라마다. 닐슨코리아 수도권 시청률 기준 15%를 돌파하는 등 방송계에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이날 유 PD는 '우영우'의 인기에 대해 "이렇게까지 사랑 해줄거라곤 예상을 못했다. 알려지지 않은 채널에서 방송을 시작했고 자폐란 소재가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음식으로 따지자면 저희 드라마는 평양냉면처럼 슴슴한 편이라서, 그저 입소문을 타고 좋아하시는 분들이 찾아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초반부터 열화와 같은 반응이 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인기를 실감하는 건 몇 십년 째 연락을 못드린 분들에게서 연락이 온다. 예를 들면 고등학교 때 은사님이 문자를 주셔서 '우리 아들이 재밌다고 해서 봤더니 연출이 너더라'고 하셨다. 울컥했고 그저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힐링'을 키워드로 솔짐담백하고 순수하기 까지한 우영우 캐릭터가 연일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는 가운데 그가 태수미(진경 분)와 모녀 지간인 출생의 비밀까지 갖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질문이 이어졌다.

문 작가는 "제가 우영우와 엄마라는 출생의 비밀 코드를 넣겠다 했을 때는 처음에 제작사에서 '괜찮냐, 새롭고 신선한 드라마를 해야하는데 클리셰를 가져오는게 괜찮냐'고 우려가 있으셨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제가 오히려 영화를 하던 사람이라 드라마 문법에 익숙하지 못하다 보니 출생의 비밀은 새로웠던 것 같다. 문법을 생각하지 않고 두 사람 관계에 집중해 풀어내자 했는데, 좋게 반응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전했다.

'우영우'의 인기가 고공행진하자, 일부에서는 '우영우' 속 자폐인 캐릭터인 우영우의 말투, 행동을 패러디하는 일이 생겼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우영우 패러디에 거부감이 생긴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유 PD는 "유튜브 등에서 우영우 캐릭터를 따라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 그분들이 꼭 자폐를 비하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하시지는 않았을 것이다. 자신이 사랑하는 캐릭터를 보다 보면 한번쯤은 따라하고 싶지 않느냐"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도 "드라마 안에서 우영우가 하는 행동은 어떤 맥락 안에서 하는 행동이기 때문에 드라마 클립을 보셔도 이해하실 수 있지만, 그게 아니라 드라마 바깥에서 하게 되면 또다른 맥락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런 것들이 불특정 다수에게 바로 전달되는 세상이니 본인의 의도와는 다르게 해석될 수도 있다"라고 했다.

이어 "조심성을 가져야 하는 시대가 된 것 같다. 몇 년 전에 받아들이시던 감수성과 지금의 감수성이 빠르게 변해가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부터는 패러디, 여기서부터는 희화화라고 정할 수 없다. 이런 부분들이 사회적 합의나 시대적인 감수성의 차원에서 공론화가 되면서 기준점이 생겨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한다"라고 했다.

유 PD는 배우 박은빈 씨와도 했던 대화를 공개했다. 그는 "박은빈과도 함께 이야기 한 내용은 우영우의 캐릭터나 연기는 저희 드라마 극 바깥에서 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박은빈도 인터뷰 등 밖에서도 이런 행동 등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새로운 기준점을 만들어 주시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문 작가는 자폐인을 소재로 한 이유에 대해 "독특한 사고방식, 엉뚱함, 윤리의식, 정의감 특정 관심 분야에 대해서 지나치게 해박한 지식, 엄청난 기억력 등 모든 자폐인이 그런 건 아니지만 강화되는 인간의 특성들이다. 거기서 호감을 느꼈다"며 "어두운 장르 스릴러를 기획하다가 톤이 바껴서 '증인'이 나오게 됐다. 이상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창의적인 힘, 그런 게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 가족이나 지인이 자폐인이라면 저도 우영우라는 드라마를 보는 게 굉장히 불편했을 것 같다. 쉽게 재밌다고는 절대 못했을 것 같다. 복잡한 심정을 전해드리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논란 속에서 그분들이 겪을 더 복잡한 기분에 대해선 충분히 공감한다"고 덧붙였다.

현장 비하인드에 대해서도 물었다. 이 가운데 극중 우영우가 아버지가 만든 김밥은 세로로, 밖에서 먹는 김밥은 가로로 먹는 것이 의도된 연출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유 PD는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봤더니 의도한 거 같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박은빈 배우가 김밥을 먹는 장면이 굉장히 많다. 먹는 신이기 때문에 일부러 점심을 굶고 와서 연기를 하기도 한다. 신에 따라서 많이 먹어야 할 때도 있어서 우영우 김밥같은 경우는 얇게 썰어서 자주 먹을 수 있게끔 만들어 놓을 때가 있다. 아마 그러다 보니 가볍게 세로로 먹는 게 본인이 더 좋았던 게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은빈 배우의 아이디어가 가미되지 않은 신이 없다 싶을 정도다. 현장에 와서 연기하는 걸 보고 거기에 가감하는 수준이다"라며 박은빈 씨에 대한 칭찬을 덧붙였다.

또 박은빈 씨 캐스팅 이유도 전했다. 그는 "1년 정도 기다림 끝에 박은빈을 캐스팅했다. 이 역할을 할 배우가 많지 않다. 처음엔 어려울 것 같단 답이 왔는데, 이 역할은 아무리 생각해도 박은빈이 하지 않으면 어렵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같은 연기파 배우도 부담스러울 역이었다. 별다른 대안이 없어 기다렸다. 그런데 기다림 이상, 기대 이상으로 잘 해주시고 있다. 흔치 않은 배우다. 박은빈 포에버!"라고 외쳤다.

극중 우영우의 절친인 동그라미(주현영 분)의 이름이 왜 이렇게 특이한 지에 대한 답도 나왔다. 문 작가는 "자폐인들이 동그라미를 선호하기 떄문에 베스트프렌드의 이름을 동그라미로 지은 건 아니다. 동그라미가 영우의 가장 큰 친구면서 정신적 지주이면서, 또 영우보다 더 이상한 구석이 있는 친구라 생각해서 개성 넘치는 이름으로 지어주겠다는 생각이었다. 여러 후보를 두고 고민하다가 고른 이름이다"라고 말했다.

극중 박은빈 씨가 강태오 씨와 러브라인을 이루는 설정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문 작가는 "자폐라는 이름 때문에, 자기의 세계에 집중하고 자기중심적인 영우가 성장하는 데 있어 사랑을 하고, 다른 사람을 초대하고 발맞춰 나가는 것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영우의 사랑 이야기는 필수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러브라인을 넣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또 "두 사람이 함께한 순간이 액자에 넣고 싶을 만큼 소중하고 기념할 만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회전문 신 등을 넣었다. 초반부에 설레임 위주, 서로에게 빠져들고 호감에 집중을 했다면 후반부에는 조금 더 깊은 고민이 드러날 것 같다."라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준호의 경우에도 장애가 있는 여성을 사랑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러브라인의 방향을 언급했다.

후반부 관전 포인트에 대해서도 전했다. 유 PD는 "어떤 것이 훌륭한 변호사인가라는 고민이 대해 우영우 나름의 답을 찾아가는 모습이 나올 것이다. 한바다 안의 캐릭터들이 변화와 발전하는 재미도 있을 것이며, 좋은 배우의 열연도 기대해주면 좋겠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드라마가 인기절정인 만큼 다음 시즌에 대한 계획도 있을까. 유 PD는 "아직 방송이 반 밖에 안 나갔다. 사실 시즌제가 돼서 2,3가 나오는 건 만드는 사람 입장에선 행복하지만 사업적이나 스케줄적으로 이게 쉽진 않다. '우영우 월드2'가 아직 구체화 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ENA]

YTN star 공영주 (gj9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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