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다큐멘터리 윤여정’ 끈질겼던 생존자 윤여정의 진심

[Y리뷰] ‘다큐멘터리 윤여정’ 끈질겼던 생존자 윤여정의 진심

2021.04.30. 오전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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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여정의 동료 및 선·후배 등 11명이 윤여정의 오스카 수상을 기념해 KBS1 ‘다큐멘터리 윤여정’에 모였다. 다큐멘터리는 한국 배우 최초 아카데미상 수상이란 새 역사를 쓴 윤여정의 55년 연기 인생을 차근차근 되짚어보며 ‘미나리’ 같이 끈질겼던 윤여정의 진심을 탐구했다.

‘다큐멘터리 윤여정’은 지난해 방송된 ‘다큐멘터리 개그우먼’ 제작진의 후속작으로, 인터뷰와 아카이브 영상만으로 TV 속 여성의 모습과 시대 변화를 담는 시리즈 다큐멘터리다. 동료 배우 김영옥, 강부자, 이순재, 박근형, 최화정, 한예리, 김고은과 작가 노희경, 영화 감독 김초희와 영화 제작자 심재명, ‘화녀’ 제작자 정진우 감독 등이 윤여정의 작품 세계와 윤여정의 인간성에 대한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로 할리우드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영화 속에서 선보인 독특한 연기 스타일로 전세계서 총 42개의 트로피를 쓸어 담았다. 그중에서도 전세계적으로 최고 영예의 상으로 여겨지는 오스카 트로피까지 거머쥐며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한예리는 윤여정이 ‘미나리’에서 선보인 연기에 대해 “전형적인 할머니가 아닌 순자라는 연기하고 있다는 게 더 두드러지게 보였다. 선생님께선 늘 그렇게 연기하셨다. 그냥 보통의 할머니, 누구나 연기할 수 있는 할머니, 여성이 아니라 본인만의 유니크함을 보여주셨다. 그 부분을 외신 기자들, 해외 관객들이 높게 평가해주신 게 아닐까”라고 생각을 전했다.

다큐멘터리는 윤여정이 각종 시상식에서 보여준 수상소감을 조명하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콧대 높은 영국인들’ 발언을 비롯한 윤여정의 위트 있는 수상소감들이 할리우드를 매료시켰다는 것. 이에 대해 영화 제작자 심재명은 “아카데미 시상식에 가기까지의 레이스, 정말 많은 상을 받으면서 보여준 윤여정이라는 배우의 개인 캐릭터도 굉장히 흥미진진한 관전평을 갖게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강부자는 윤여정과 나눈 인상적인 대화를 밝히기도 했다. 윤여정이 인터뷰가 너무 많아 정신이 없다면서도, 현재 누리고 있는 뜨거운 인기에 대해 “식혜 위 밥풀이야. 인기는 하루아침에 없어지는 거야”라고 말했다며 웃음보를 터트리기도 했다.

이러한 윤여정의 발언은 인지도가 거의 없다시피 했던 TBC 3기 공채 시절의 과거 모습과 대비를 이뤄 더욱 인상적이다. 다큐멘터리는 진학한 대학이 마음에 들지 않아 TBC 공채 탤런트 시험을 본 윤여정이 몇 년간 남정임, 문희, 윤정희 등 미녀 배우들에 밀려 변변한 역할 한번 해본 적 없었지만, 이후 MBC로 옮겨가 드라마 ‘장희빈’을 찍은 후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된 과정을 조명했다.

이후 김기영 감독의 ‘화녀’로 시체스 영화제 여우주연상, 백상연예대상 여우주연상 등을 수상하며 충무로의 주목을 받은 윤여정은 연기 생활을 접고 미국에서 결혼생활에 전념했다. 하지만 이혼 후 한국으로 돌아오고 나서는 주는 역할 마다 못하는 ‘생계형 배우’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모든 게 가족 때문이었다. 실제로 윤여정은 “내 새끼 둘, 먹여 살려야 된다. 교육시켜야 한다. 난 내 새끼 둘 어머니 역할을 너무 끔찍하게 했기 때문에 국민 어머니는 됐다”라며 배역 불문 부득불 일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밝혔다.

안방극장에 복귀했다고 지금처럼 마냥 사랑만 받은 것도 아니었다. 윤여정은 과거 한 인터뷰에서 “내가 기호 있는 여배우가 아닌 걸 잘 알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복귀 이후 맡았던 역할들이 주로 직장 생활하는 여자, 독립성이 강한 여자, '사'자 들어간 여자였고 시청자들은 그런 부류의 여성 캐릭터를 싫어했다는 게 윤여정의 솔직한 생각이다.

하지만 노희경 작가는 “(윤여정씨는) 도전해 볼 만한 것에 자신을 던진다. 선견지명이 있었다. 다양함을 요구하는 시대가 온다는 걸 아시고 있었던 거 같다. 생계든 뭐든 압박이 있었을 테지만 견디고 종국엔 원하는 대로 쟁취하신 것 같다. 젊은 감독, 작가들은 그런 선생님 보며 독특한 역할, 도전하고 싶을 때 좋은 파트너로 같이 일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다큐멘터리 윤여정’은 영화 ‘미나리’ 속 순자가 미국으로 가져가 씨를 심었던 미나리처럼, 낯설고 어려운 환경에서도 꿋꿋이 살아남았던 ‘생존자’ 윤여정의 이야기를 펼쳐 보이며 안방극장을 감동으로 물들였다. 이날 방송은 윤여정을 향한 높은 관심 속에서 동시간대 프로그램들을 제치고 지상파 1위를 차지했으며, 평균 시청률은 6.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월 3일 방송 이후 약 13개월만에 가장 높은 시청률이다.

YTN Star 이유나 기자 (lyn@ytnplus.co.kr)
[사진제공 = KBS1 '다큐멘터리 윤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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