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주 난치병 투병 고백 “원인 불명… 마라톤처럼 이겨내겠다”

대한민국 육상계의 '전설' 이봉주가 난치병 투병 사실을 전해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지난 15일 방송된 TV CHOSUN ‘스타다큐 마이웨이’에는 이봉주가 출연했다.

이봉주는 1991년 전국체전 마라톤 종목에서 우승하고, 1993년 전국체전에서는 2시간 10분 27초로 체전 신기록 우승 및 체전 MVP까지 거머쥐며 뛰어난 실력을 선보였다. 이후 국가대표가 되어 1996년 제26회 애틀랜타 올림픽 마라톤 은메달,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마라톤 금메달, 2001년 제105회 보스턴 마라톤 우승 등 여러 대회에서 상을 휩쓸며 대한민국 '대표 마라토너'로 자리 잡았다. 2009년 대전 전국체전 마라톤에서 우승한 뒤 만 39세의 나이로 은퇴하고, 이후 방송과 자선 활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해왔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부터 원인불명의 통증으로 허리조차 펴지 못하게 되면서,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1년 넘게 이유도 모른 채 극심한 허리 경련과 통증에 시달리는 이봉주는 유명한 병원을 모두 찾아다니며 꾸준한 치료와 매일 재활 훈련을 받고 있는 상황.

그러나 휠체어와 지팡이의 도움 없이는 거동조차 편치 않은 정도다. 걸을 때 역시 극심한 통증으로 부축을 받아야만 한다는 그는 조금만 걸어도 마치 마라톤을 뛴 것처럼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이날 밝혀진 이봉주의 병명은 '근육 긴장 이상증'이었다.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비정상적인 자세를 취하거나 근육이 비틀어지는 이상 운동 현상이 나타나는 신경학적 질환이다. 그러나 병의 원인은 여전히 알 수 없다.

그는 "작년 한 해는 병원에 다닌 것 밖에 없었던 거 같다. 병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면 쉽게 고칠 수가 있는데 원인이 안 나오핬다. 그렇다고 수술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다른 방법이 없으니까 계속 원인 찾아만 다녔다"라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봉주는 "'이 몸으로 평생 가면 어떻게 하나' 그런 생각도 들고 좌절할 때도 많았다. 그래서 밖에 나가기가 두렵고 그럴 때가 많았다. 어르신들도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다니는데 젊은 사람이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고 다니니까 스스로 많이 위축될 때가 많았다"며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는지"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러나 그는 "내 인생을 마라톤과 비교하자면 하프 조금 지난 거 같다. 하프 지나서 한 25km 지점까지 와있는 것 같고 그때부터는 정신력인 거다. 지금이 제일 중요한 고비인 거 같다"며 "이 고비를 현명하게 잘 넘길 수 있도록 앞으로 남은 기간을 정말 잘 마무리하는 기간으로 정해서 마라톤을 해왔듯이 마라톤처럼 하면 정말 뭐든 이겨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그런 정신력을 갖고 한번 버텨볼 거다"라고 회복 의지를 다졌다.

YTN star 김성현 기자 (jamkim@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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