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깨고파"...26년차 배우 차인표, '차인표'로 벗어날 정체기(종합)

"이미지 깨고파"...26년차 배우 차인표, '차인표'로 벗어날 정체기(종합)

2020.12.28. 오후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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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다. 이 영화에서 제 몸이 무너진 건물 더미에 갇힌 것처럼, 저 역시 이미지에 포박 당한 느낌을 받아왔다. 이왕 이미지를 깨뜨릴 거면 '차인표' 만한 영화가 없겠다 싶었고 흔쾌히 출연했다."(배우 차인표)

28일 영화 '차인표'(감독 김동규) 온라인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차인표, 조달환, 김동규 감독이 참석했다.

'차인표'는 대스타였던 배우 차인표가 전성기의 영예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린 작품이다.

1994년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 안에'로 전국에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배우 차인표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것은 물론 그의 이미지를 마음껏 변주해 실제와 가상을 오가는 신박한 기획과 거침없는 웃음으로 전에 없던 코미디의 탄생을 예고한다.

이날 김동규 감독은 "제목을 보면 차인표 배우의 연대기로 오해할 수 있는데 대스타였던 차인표가 전성기 시절 영예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일을 그린 코미디 영화"라고 말했다.

감독은 기획 의도를 설명하며 '이미지'를 언급했다. 김동규 감독은 "처음 이야기를 구상할 때 이미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배우라는 직업이 자의든 타의든 한번 구축된 이미지 속에서 벗어날 수 없어 발버둥 치는 것 같아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이를 담은 이야기를 구상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시작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배우 중에서도 차인표를 캐스팅한 이유로 "나에게 차인표란 톱스타다. 캐스팅한 이유도 이와 같다. 톱스타의 표본이라 생각해서다. 허구의 인물을 두고 제작하는 것보다 실제 인물이 이미지 그대로 나온다면 관객들이 이해하기 쉬울 거라 생각했다"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차인표 역을 맡은 배우 차인표는 "제 이름이 영화 제목이다. 영화 제목이 곧 제 이름이라 부담스럽더라. 5년 전 제안 받았을 때 기쁘기도 했지만, 현실 부정했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난 (영화처럼 정체되지 않았는데) 왜 이 역할을 맡아 출연해야 하는 거지' 하면서 거절했다. 그런데 5년이 흐르는 동안 실제로 극심한 정체기가 오면서 영화가 제 현실이 됐다. '이건 영화로 풀어야 한다' 싶었고 출연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또 다른 이유는 지난 세월 동안 저는 정체했는데 영화 제작사는 '극한직업'을 만들어서 대박을 쳤다. '내가 잘못 생각했구나' '잘 해봐야겠다' 싶었다"라고 미소 지었다.

배역과 싱크로율에 대해 "50% 왔다 갔다 하는 것 같다. 제가 정확하게 몇 퍼센트 일치한다고 말하면 선입견이 될까봐 보시는 분들이 판단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기존의 이미지를 과장하거나 희화화하는 것에 부담은 없었냐는 질문에도 솔직히 답했다.

차인표는 "26년간 배우 생활을 하면서 제작진에 왜 나를 캐스팅 하려 하는지 많이 물어봤다. '차인표라는 이미지를 바꾸고 싶다, 깨뜨려보고 싶다'라는 대답이 많았다. 속으로는 '내 이미지는 대중이 부여한 건데 왜 그걸 굳이 깨트리면서까지 나를 캐스팅하려 할까'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라고 말을 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내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다. 영화에서 제 몸이 무너진 건물 더미에 갇힌 것처럼 저 역시 이미지에 포박당한 느낌을 받아왔다. 이왕 이미지를 깨뜨릴 거면 '차인표' 만한 영화가 없겠다 싶었고 흔쾌히 출연했다"라고 답했다.

이 작품에서 차인표의 매니저 김아람 역을 맡은 조달환은 "시나리오를 보고 웃겨서 눈물을 흘렸다. 획기적인 시나리오를 보고 꼭 하고 싶었다"라고 계기를 밝혔다.

김아람 역은 실제로 차인표의 매니저를 모티브를 한 인물이다. 조달환은 "역할을 위해 실제 차인표 선배님의 매니저분을 만났다.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조사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아이 같다' '피터 팬이 있다' 였다. '단순하게 접근해라'는 조언도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배우들은 영화를 촬영하며 매니저와의 관계를 되돌아보게 됐다고도 했다.

조달환은 "아내보다 어려운게 매니저다. 제 일거수일투족 제 비밀 단점까지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라면서 "이번에 영화를 하면서 몰랐던 어려움을 알게 됐고 배우를 대하는 생각을 되새기는 시간이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차인표는 "오래 함께 있다 보니 이제는 매니저보다 동생, 가족 같다. 기쁠 때 함께 기뻐하고 어려울 때 같이 아파하는 가족"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화는 2021년 1월 1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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