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이경규·이효리·비 등판→TV 역진출...웹 예능 춘추전국 시대

[Y초점] 이경규·이효리·비 등판→TV 역진출...웹 예능 춘추전국 시대

2020.09.01. 오후 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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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웹 예능 전쟁이 펼쳐진다. 번외 경기로 치부하기엔, 그 전력과 기술이 매스 미디어를 위협한 지 오래다.

한때 웹 채널은 비방송용이지만 버리기 아까운 아이템을 소화하는 창구, 혹은 TV로 가기 전 시청자의 반응을 보는 전초전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TV와 웹의 위상이 역전되고 있다. 인기 TV 예능을 오히려 웹 버전으로 별도 제작하는 반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미 정상에 선 톱스타들이 줄줄이 웹으로 도전장을 내기도 한다.

올 하반기에는 이미 웹을 장악한 스튜디오룰루랄라부터 신규 제작자인 카카오M, 달라스튜디오까지 등판, 저마다의 노하우가 축적된 신규 콘텐츠를 잇달아 론칭하고 있다. TV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웹 예능 전쟁이 막을 올린 가운데, 어떤 콘텐츠가 먼저 네티즌의 마음을 뺏을지 주목된다.

◇ 비, 이효리, 이경규 등 스타들 잇달아 웹 예능에 도전장

카카오M은 9월 1일 새로워진 카카오TV를 통해 카카오M의 오리지널 디지털 드라마와 예능 콘텐츠들을 대거 처음 공개한다. 기존 디지털콘텐츠에서도, TV 콘텐츠에서도 볼 수 없었던 색다른 형식과 구성, 소재를 담은 작품들을 선보인다. 특히 '예능 대부' 이경규, '아이콘' 이효리를 선도 주자로 내세워 눈길을 끈다.

카카오TV 웹 예능 '페이스아이디'는 스타들이 일상 속에서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 화면을 그대로 공개, 스마트폰을 통해 보는 그들의 소소한 일상을 담은 신개념 모바일 라이프 리얼리티다. 이 첫 주자로 이효리가 나서 총 4회에 걸쳐 솔직 유쾌한 리얼 라이프를 공개한다.

이효리는 앞서 2008년 Mnet '오프더레코드, 효리'를 비롯해 이후 JTBC '캠핑클럽', '효리네 민박' 등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일상 속 자신의 모습을 가감 없이 전한 바 있다. 최근 MBC '놀면 뭐하니?'를 통해 유재석, 비와 프로젝트 혼성그룹 싹쓰리를 결성, '린다G'라는 부캐로 멈추지 않는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그가 새 리얼리티 예능에서 또 어떤 매력을 보여줄지 기대가 쏠린다.

'예능 대부' 이경규'도 TV를 넘어 디지털까지 세력 확장에 나선다. 카카오M이 제작하는 하프 리얼리티 예능 '찐경규'를 통해서다.

‘찐경규’는 올해 카카오M 디지털콘텐츠 스튜디오로 자리를 옮긴 '모르모트' 권해봄 PD가 만드는 첫 콘텐츠다. 이경규가 10세부터 100세까지 모두를 사로잡는 콘텐츠를 만들어 디지털 계를 평정하겠다는 야심 찬 각오로 도전장을 내밀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해프닝을 담는다.

당당하고 거침없는 이경규는 데뷔 40년 차의 연륜, 감독으로서의 경험 등을 바탕으로 특유의 직설을 쏟아내며, 첫 작품인 만큼 연출 욕심을 내는 모르모트PD와 티격태격 케미를 발산, 그야말로 '찐웃음'을 선사할 계획이다.

‘왓썹맨’, ‘워크맨’ 등을 잇달아 히트시키며 웹 예능의 새바람을 일으킨 스튜디오 룰루랄라도 신작 예능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깡’ 열풍과 함께 다시 한번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비, ‘예능 블루칩’으로 떠오른 ‘골프 여제’ 박세리를 웹 예능의 세계로 전격 초대했다.

'시즌비시즌'은 '비 시무20조'를 지키며 대중이 원하는 소재와 방향으로 진행하는 '시즌'과 비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해보는 '비시즌' 콘셉트로 나눠 '셀러브리티 비'와 '인간 정지훈' 두 가지 모습을 번갈아 담아낸다. 비의 매력을 고스란히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생 한 번 쎄리박‘은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솔직하고 거침없는 예능감을 보여준 박세리의 첫 단독 웹 예능. 골프에 일평생을 쏟아부었던 ‘골프 레전드’ 박세리가 은퇴 후 새로운 취미를 찾기 위해 다양한 활동에 도전하는 내용을 담는다. 박세리가 선수 시절에 경험해보지 못했던 평범한 문화생활을 하나씩 배워보는 과정을 다룬다.

글로벌 미디어 기업 에이앤이 네트웍스(A+E Networks)는 스튜디오룰루랄라에서 메가 히트 웹 예능을 제작해온 고동완 PD 사단을 영입해 신규 유튜브 채널 ‘달라스튜디오’를 오픈했다. 황광희의 ‘네고왕’, 유노윤호의 ‘발명왕’ 등 이른바 ‘왕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네고왕’은 황광희가 온갖 소비자 후기들을 모아 본사에 소비자 요청 사항을 직접 네고(Negotiation, 협상)하러 가는 ‘본사 직접 리뷰 배송’ 콘셉트의 웹 예능이다. '발명왕'은 평소 발명이 취미라고 밝힌 유노윤호가 직접 시민들과 인터뷰를 진행하며 시민들의 의뢰를 받아 일상 속 불편함을 해소해줄 발명에 도전하는 과정을 그린다.

제작진은 ‘왓썹맨’과 ‘워크맨’으로 다져진 노하우, 황광희와 유노윤호라는 두 인물의 개성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콘셉트가 첫 회부터 호평을 얻었다. 8월 동시 론칭한 두 프로그램을 필두로, 달라스튜디오는 한 달 만에 구독자 수 40명을 넘어서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 ‘여은파’, ‘운동뚠’, ‘이식당’ 등 플랫폼 벽 허무는 스핀오프

TV에서 인기를 끈 예능 프로그램의 ‘역진출’도 눈길을 끈다. 인기와 화제성이 보장된 킬러 콘텐츠를 활용해 웹으로 가는 지름길을 찾는 것. 기존 콘텐츠의 강점을 살리고 채널 환경에 맞춰 약점을 보완, TV와 웹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MBC '나 혼자 산다'는 최근 스핀오프(Spin-off) 예능 '여자들의 은밀한 파티 – 여은파(이하 '여은파')'를 선보이고 있다. 박나래, 한혜진, 화사가 각각 ‘나 혼자 산다’에서 선보인 ‘부캐’ 조지나, 사만다, 마리아로 분해 본편에서 다 보여주지 못한 마성의 케미를 발산한다.

특히 '여은파'는 방송에서는 '순한맛', 유튜브에서는 '매운맛'이라는 부제를 다는데, 채널에 따라 수위를 달리해 보는 재미를 높였다. ‘매운맛’이라는 부제처럼 웹에서는 ‘19금’ 애드리브부터 ‘앞광고’(PPL)까지 화끈하게 펼쳐낸다. 본방송 직후 방송되는 '여은파 순한맛‘은 이보다는 수위가 낮지만, 본편과 시너지를 발휘하며 8주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신서유기’를 통해 일찌감치 웹 예능에 뛰어든 나영석 PD도 유튜브 채널 '십오야'를 통해 기존 TV와 다른 형태의 예능 시리즈를 계속 선뵈고 있다. 기존 프로그램을 출연진만 바꿔 자연스럽게 스핀오프로 확장, 나영석 사단만의 유니버스를 창조해냈다.

‘삼시세끼’ 포맷을 차용한 이수근 은지원의 '삼시세끼 : 아이슬란드로 간 세끼', 강호동의 '라끼남', 젝스키스 합숙 예능 '삼시세네끼', 위너 민호와 블락비 피오의 패션 예능 '마포멋쟁이' 등을 제작해 구독자층을 형성했다. 특히 TV에 5분 편성이라는 파격을 통해 플랫폼의 벽을 허물었다. 최근에는 ‘윤식당’의 스핀오프인 ‘강식당’의 스핀오프, 이수근의 ‘나홀로 이식당’을 제작해 끝없는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코미디TV는 간판 예능 프로그램 '맛있는 녀석들'의 숏폼 스핀오프 웹 예능인 '운동뚱'과 '댄스뚱'으로 웹을 공략했다.

'운동뚱'은 그동안 잘 먹는 이미지로만 알려졌던 김민경이 운동에 도전하는 과정을 통해, 의외의 체력과 운동신경을 드러내며 반전을 선사했다. 김민경은 이를 통해 '근수저'라는 새 수식어까지 얻으며 다시금 존재감을 각인했다.

‘운동뚱’의 인기를 이어 문세윤의 '댄스뚱'도 탄생했다. 문세윤도 이를 통해 의외의 댄스 실력을 선보이는 등 반전 매력을 발산 중이다. 이들 프로그램의 성공으로, 이후 다른 출연자들을 주인공으로 한 여러 스핀오프 탄생의 가능성도 엿보인다.

YTN Star 최보란 기자 (ran613@ytnplus.co.kr)
[사진제공 및 캡처 = 카카오M, 채널십오야, 스튜디오룰루랄라, 달라스튜디오, MBC, MBC에브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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