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설경구·조진웅의 퍼펙트 호흡이 궁금하다면...'퍼펙트맨'

[Y리뷰] 설경구·조진웅의 퍼펙트 호흡이 궁금하다면...'퍼펙트맨'

2019.09.20. 오전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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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설경구와 조진웅의 퍼펙트한 호흡이 돋보인다. 조폭과 시한부의 우정. 뻔한 코드도 이들이 연기하니 색다르게 다가온다. 영화 '퍼펙트맨'(감독 용수, 제작 MANFILM/쇼박스)이다.

설경구와 조진웅이 '퍼펙트맨'으로 첫 연기 호흡을 선보였다. 각각 엄격하고 예민한 로펌 대표 장수와 철없는 꼴통 건달 영기를 연기했다. 상극의 인물이 만났다. 만날 일도 없고 어울리지도 않는 인물들이 진정한 우정을 쌓는 과정이 유쾌하다. 이들은 삶과 죽음 앞에서 진정으로 서로를 위로하는 관계로 나아간다.

영기(조진웅)는 퍼펙트한 인생을 위해 한탕을 꿈꾸는 인물이다. 촌스럽지만 화려한 꽃무늬 스타일을 즐겨 입고 목소리는 크다. 겁 없이 조직 보스의 돈 7억을 빼돌려 주식에 투자하지만, 사기꾼에 속아 주식은 휴짓조각이 됐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어떻게든 7억을 구해야 하는 영기 앞에 150시간 사회봉사명령으로 만나게 된 장수가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한다.

장수는 까칠하다. 늘 무표정이다. 사고로 사지가 마비됐고 두 달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영기가 못마땅했던 것도 잠시 영기 때문에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장수는 그냥 죽으면 12억, 사고사하면 27억인 보험금을 줄 테니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도와달라고 한다. 그렇게 어울리지 않는 장수와 영기가 함께하게 된다.

'퍼펙트맨'은 성공을 위해 내달렸고 그 성공을 이뤘지만 죽음의 문턱 앞에 선 한 남자와 어떻게든 성공하고 싶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밑바닥 남자가 엮이면서 펼쳐지는 '진한' 드라마다.

2012년 개봉한 프랑스 영화 '언터처블: 1%의 우정'과의 비교는 불가피해 보인다. 상위 1%와 하위 1%의 만남, 휠체어를 탄 장수와 이를 밀어주는 영기의 모습이 그렇다. 장수를 돕는 은하(김사랑) 역할 또한 '언터처블'을 떠올리게 한다. 설정은 비슷하지만, 정서는 확연히 다르다. 낭만의 도시 부산을 배경으로 '영웅본색' 주제가를 읊고 가족의 소중함을 돌이킨다.

장수의 버킷리스트는 야구 보기, 수영장 가기 등 소소하다. 영기는 장수에게 자신의 스타일을 전수하고 클럽에 함께 가기도 한다. 영화를 보다 보면 바람을 맞으며 무지개색으로 빛나는 부산항대교를 달리는 두 사람의 모습에 젖어 든다.

''퍼펙트맨'이라는 제목은 완벽함에 대한 찬사라기보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 대한 격려이자 위로의 키워드라고 생각한다. 살아가는 이 순간이 퍼펙트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던 용수 감독의 말처럼 영기와 장수의 대화와 행동, 선택은 위로를 안긴다.

조진웅이 "놀기 아주 좋은 판이었다"라고 돌이켰을 정도로 맛깔 나는 부산 사투를 구사하며 마음껏 연기를 펼쳤다. 설경구는 오로지 표정과 눈빛만으로 회한으로 가득 찬 장수의 삶을 그려냈다.

오는 10월 2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16분.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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