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기획] 7월 안방극장, 여풍(女風)이 분다

[Y기획] 7월 안방극장, 여풍(女風)이 분다

2019.07.06.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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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안방극장에 여풍이 분다.

다가오는 여름을 앞두고 다수의 신작이 베일을 벗는 가운데, 여성이 주축이 된 작품이 라인업에 대거 포함돼 관심을 끈다.

오는 17일 첫 방송을 앞둔 MBC 새 수목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극본 김호수, 연출 강일수)은 제목처럼 여자 사관 구해령(신세경)의 이야기다. 국내 드라마 최초로 역사를 기록하던 관리인 사관을 주인공을 내세운 데 이어, '그 사관에 여성이 있었다면?'이라는 발칙한 상상을 더한 퓨전 사극이다.

구해령은 독특하다. 흔치 않은 청나라 유학파 출신에 나이는 26세로 당시 기준으로 보면 노처녀에 속한다. 별종 취급받던 여자 사관 구해령이 성리학 속 '남녀가 유별하고 신분에는 귀천이 있다'며 해묵은 진리를 주장하는 사대부에 맞선다. 그런 그가 진정한 사관으로 성장하는 이야기가 왕세자 이림(차은우)과의 로맨스와 함께 꽉 차게 그려질 예정이다.

'신입사관 구해령'과 같은 날 베일을 벗는 SBS 새 수목드라마 '닥터탐정'(극본 송윤희, 연출 박준우)의 중심에는 주인공 도중은(박진희)이 있다. 드라마는 산업보건의사였던 그가 대기업 TL그룹이 은폐하고 싶은 진실을 파헤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메디컬 수사물이다.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의 박준우 PD가 연출을 맡은 만큼 제작진은 사회 문제를 향한 날 선 시선과 차별화된 리얼리티를 자부하고 있다. 사건의 중심에서 도중은은 천재 의사 허만기(봉태규)와 함께 은폐된 재해와 감춰진 질환을 발굴하고 원인을 규명하는 닥터 탐정으로 활약해 통쾌함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SBS '리턴'으로 호흡을 맞췄던 박진희와 봉태규의 새로운 합에도 관심이 쏠린다.

JTBC는 프라임타임인 금토드라마 라인업에 세 여성의 삶을 다룬 '멜로가 체질'(극본·연출 이병헌)을 배치했다. 영화 '극한직업'으로 말맛 코미디를 인정받은 이병헌 감독이 극본과 연출을 맡았다.

'멜로가 체질'은 드라마 작가, 다큐멘터리 감독, 워킹맘까지 각기 다른 직업과 상황에 놓인 세 여성을 전면에 내세워 올해로 서른을 맞이한 이들의 고민, 연애, 일상이 경쾌하게 담는다.

어른처럼 모든 게 쉬울 것 같았지만 세상은 여전히 만만치 않다며 이들의 고군분투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배우로는 천우희, 전여빈, 한지은 등이 출연한다. 첫 방송일은 오는 26일이다.

신작 외에 현재 방송 중인 tvN 수목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극본 권도은, 연출 정지현) 역시 세 여성 캐릭터의 활약에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포털업계라는 신선한 무대 외에도 여성들의 커리어와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면면이 호평을 받아 화제성 역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급변하는 시청자들의 젠더 감수성과 성평등 의식에 발맞춰 드라마 시장에서도 꾸준히 여성 캐릭터가 중심이 되는 작품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흐름에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YTN Star에 "최근 형사정책연구원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국민청원 게시판에 약 40%가 젠더 이슈 관련된 청원이었다고 한다"며 "앞서 극장가에선 여성 투톱이 주연으로 나선 '걸캅스'가 '어벤져스:엔드게임'을 누르고 박스오피스 1위를 하기도 하지 않았나. 방송계가 통상 가장 늦은 편인데, 해당 이슈에 대한 높은 사회적 관심이 올해 여름 드라마 라인업까지 이어진 듯하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그간의 사례를 볼 때 사회적 관심이 높다고 젠더 이슈에만 치중할 땐 외면을 받기 쉽다"면서 "대중적인 드라마 코드와 젠더 의미를 같이 추구할 수 있는 작품들이 등장할 때 승기를 잡고 선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 제공 = 각 방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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