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꽤 단단히 벼른듯했다. 날선 눈빛으로 살벌한 혈투를 소화하는 그에게서 낯선 얼굴이 보였다. 서글서글한 미소와 앳된 얼굴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지만, 정작 본인은 다소 한쪽으로 치우친 이미지에 대한 아쉬움이 더 커 보였다.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면서도 반전의 키를 쥔 인물에 도전하며 끊임없이 새로움을 갈망했던, 배우 최우식의 이야기다.
결국 꾸준한 두드림은 '마녀'의 귀공자라는, 필모그래피 속 의미있는 한 줄을 만들어냈다. "최우식이 이런 연기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는 다부진 각오가 허투루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영화 '마녀'(감독 박훈정) 속 그의 열연은 강렬한 인상을 심기에 충분했다.
극 중 최우식이 맡은 귀공자는 등장부터 남다르다. 10년 전 의문의 사고에서 홀로 탈출한 뒤 모든 기억을 잃고 살아온 고등학생 자윤(김다미 분) 앞에 나타난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서늘한 얼굴에 유연한 움직임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귀공자는 기존의 최우식에게서 볼 수 없는 새로움 그 자체였다.
그에 따르면 애초 시나리오 단계에서 귀공자는 차갑고 어두운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최우식은 정작 이 살벌한 악역을 개구지게 연기해내며 묘한 긴장감을 부여했다. 귀공자를 살피고 이해한 후 스스로 내린 판단이다. 역할에 대한 그의 긍정적인 욕심 덕분에 귀공자는 양면이 공존하는 입체적인 캐릭터로 탄생했다.
"귀공자는 악역이에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를 악 그 자체로만 표현하진 않으려 했죠. 극 중 자윤은 시설에서 도망쳐 가족, 친구들과 행복하게 자랐지만 귀공자는 그러지 못했잖아요. 도망치지 못하고 계속해서 실험 도구로 이용당했죠. 그런 면에서 콤플렉스를 지닌 이유 있는 악역이에요. 냉혹한 환경이 만든 그를 악하게 만든 겁니다."
최우식은 관객에게도 이런 의도가 전달되길 바랐다. 귀공자라는 인물을 고민한 흔적이 장면 곳곳에 묻어 있었다. 상대 역인 자윤에 비해 부족한 전사를 채우기 위해 그는 극 중 한국어 대사를 영어 대사로 직접 바꿔 소화했다. 시종일관 손톱을 물어뜯는 설정도 불안한 정서를 표현하고자 했던 그의 아이디어였다.
이런 도전이 당장은 하나의 점일 수 있어도 언젠가 모여 변화의 흐름으로 이어질 거라는 믿음이 최우식에게 있다. 데뷔 이후 끊임없이 작품을 이어가는 이유도 이와 같다. 도전으로 인한 부담보다는 대중의 반응이 더 궁금하다며 눈을 반짝이는 그다.
"계속 시도할 거에요, 다만 보는 관객이 부담스럽지 않게끔 자연스럽게요. '마녀'에서도 그 부분에 중점을 뒀어요. 그저 세상 어딘가 귀공자 같은 애가 살고 있을 것 같다는 말만 들어도 성공했다는 느낌이 들 거예요."
2011년 데뷔 후 올해로 8년 차 배우. 여전히 연기 갈증으로 가득한 모습이었다. "5~6년간 밝은 캐릭터만 하다 보니 슬럼프 아닌 슬럼프를 겪었다. 연기를 하는 건지 카메라 앞이 편해져서 까부는 건지 헷갈길 정도였다"고 남모를 고충을 토로하기도.
"스스로 도전이 필요함을 느꼈어요. '쌈 마이웨이' '궁합'부터 개봉을 앞둔 '물괴'까지. 단면적이기보다 쓰인 것과는 다르게 하려 했어요. 특히나 귀공자 이미지는 제게 자주 오진 않아요. 스스로 더 큰 과제를 만들어 도전한 이유기도 하죠."
과거 매년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오가며 두 편 이상의 작품을 소화한 덕분에 경력 대비 적지 않은 작품이 필모그래피에 쌓였다. 다만 요즘은 절대적인 작품 수에 집착하기보다 방향성에 무게를 둔다.
"과거에는 가능하난 일을 많이 하는게 당연하다고 여겼어요. 물론 그런 경험들이 현재의 최우식에 정말 많은 도움이 됐죠. 끊임없이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요즘에는 잘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커요. 다작도 좋지만 영화 한 편에서 의미있는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그는 '대세 배우'라는 수식어에 쉬이 고무되거나 휘둘리지 않았다. 윤상현 감독의 '사냥의 시간' 봉준호 감독의 '패러사이트'를 비롯해 개봉 예정작만 무려 4편. 끊임없이 러브콜이 이어지는 이유에 대해서도 "천운이 따랐기 때문"이라며 자신을 낮추는 모습이었다. 그보다 수식어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고자 집중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대세 배우요? 아직까진 잘 모르겠어요. 과분한 타이틀이고 오히려 이제 이를 증명 해야할 시기라고 봐요. 여태까지 쌓아놓은 걸 바탕으로 다음을 준비해야 할 때고요. 그래서 부담이 크죠. 앞으로 나올 영화들이 뒷받침 해줘야 할텐데..."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JYP엔터테인먼트]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결국 꾸준한 두드림은 '마녀'의 귀공자라는, 필모그래피 속 의미있는 한 줄을 만들어냈다. "최우식이 이런 연기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는 다부진 각오가 허투루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영화 '마녀'(감독 박훈정) 속 그의 열연은 강렬한 인상을 심기에 충분했다.
극 중 최우식이 맡은 귀공자는 등장부터 남다르다. 10년 전 의문의 사고에서 홀로 탈출한 뒤 모든 기억을 잃고 살아온 고등학생 자윤(김다미 분) 앞에 나타난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서늘한 얼굴에 유연한 움직임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귀공자는 기존의 최우식에게서 볼 수 없는 새로움 그 자체였다.
그에 따르면 애초 시나리오 단계에서 귀공자는 차갑고 어두운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최우식은 정작 이 살벌한 악역을 개구지게 연기해내며 묘한 긴장감을 부여했다. 귀공자를 살피고 이해한 후 스스로 내린 판단이다. 역할에 대한 그의 긍정적인 욕심 덕분에 귀공자는 양면이 공존하는 입체적인 캐릭터로 탄생했다.
"귀공자는 악역이에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를 악 그 자체로만 표현하진 않으려 했죠. 극 중 자윤은 시설에서 도망쳐 가족, 친구들과 행복하게 자랐지만 귀공자는 그러지 못했잖아요. 도망치지 못하고 계속해서 실험 도구로 이용당했죠. 그런 면에서 콤플렉스를 지닌 이유 있는 악역이에요. 냉혹한 환경이 만든 그를 악하게 만든 겁니다."
최우식은 관객에게도 이런 의도가 전달되길 바랐다. 귀공자라는 인물을 고민한 흔적이 장면 곳곳에 묻어 있었다. 상대 역인 자윤에 비해 부족한 전사를 채우기 위해 그는 극 중 한국어 대사를 영어 대사로 직접 바꿔 소화했다. 시종일관 손톱을 물어뜯는 설정도 불안한 정서를 표현하고자 했던 그의 아이디어였다.
이런 도전이 당장은 하나의 점일 수 있어도 언젠가 모여 변화의 흐름으로 이어질 거라는 믿음이 최우식에게 있다. 데뷔 이후 끊임없이 작품을 이어가는 이유도 이와 같다. 도전으로 인한 부담보다는 대중의 반응이 더 궁금하다며 눈을 반짝이는 그다.
"계속 시도할 거에요, 다만 보는 관객이 부담스럽지 않게끔 자연스럽게요. '마녀'에서도 그 부분에 중점을 뒀어요. 그저 세상 어딘가 귀공자 같은 애가 살고 있을 것 같다는 말만 들어도 성공했다는 느낌이 들 거예요."
2011년 데뷔 후 올해로 8년 차 배우. 여전히 연기 갈증으로 가득한 모습이었다. "5~6년간 밝은 캐릭터만 하다 보니 슬럼프 아닌 슬럼프를 겪었다. 연기를 하는 건지 카메라 앞이 편해져서 까부는 건지 헷갈길 정도였다"고 남모를 고충을 토로하기도.
"스스로 도전이 필요함을 느꼈어요. '쌈 마이웨이' '궁합'부터 개봉을 앞둔 '물괴'까지. 단면적이기보다 쓰인 것과는 다르게 하려 했어요. 특히나 귀공자 이미지는 제게 자주 오진 않아요. 스스로 더 큰 과제를 만들어 도전한 이유기도 하죠."
과거 매년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오가며 두 편 이상의 작품을 소화한 덕분에 경력 대비 적지 않은 작품이 필모그래피에 쌓였다. 다만 요즘은 절대적인 작품 수에 집착하기보다 방향성에 무게를 둔다.
"과거에는 가능하난 일을 많이 하는게 당연하다고 여겼어요. 물론 그런 경험들이 현재의 최우식에 정말 많은 도움이 됐죠. 끊임없이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요즘에는 잘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커요. 다작도 좋지만 영화 한 편에서 의미있는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그는 '대세 배우'라는 수식어에 쉬이 고무되거나 휘둘리지 않았다. 윤상현 감독의 '사냥의 시간' 봉준호 감독의 '패러사이트'를 비롯해 개봉 예정작만 무려 4편. 끊임없이 러브콜이 이어지는 이유에 대해서도 "천운이 따랐기 때문"이라며 자신을 낮추는 모습이었다. 그보다 수식어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고자 집중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대세 배우요? 아직까진 잘 모르겠어요. 과분한 타이틀이고 오히려 이제 이를 증명 해야할 시기라고 봐요. 여태까지 쌓아놓은 걸 바탕으로 다음을 준비해야 할 때고요. 그래서 부담이 크죠. 앞으로 나올 영화들이 뒷받침 해줘야 할텐데..."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JYP엔터테인먼트]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