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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 연예인'이라는 말이 있다. 넘치는 끼와 스타성을 펼쳐 보일 때, 그를 선망하는 뜻에서 표현하는 말이다. 이런 말이 그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이, 바로 이효리(39)다.
스타는 대중에게 큰 영향력을 미친다. 이효리는 데뷔 이후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며 트랜드를 주도했다. 여전히 아름답고, 많은 이들이 선망하는 그의 이야기를 정리했다.
◆ 1세대 걸그룹 리더
이효리는 1세대 걸그룹 데뷔의 정석 코스를 밟았다. 90년대 한창이었던 길거리 캐스팅에서 뽑힌 것. 서문여고 재학 시절부터 예쁜 외모로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유명했고, DSP 이효연 대표에게 발탁돼 '핑클' 마지막 멤버로 합류했다.
연습생 신분 한 달 만에 핑클로 데뷔했지만, 부족함은 없었다. 핑클의 맏언니이자 리더로 팀을 이끌었고, 핑클은 요정 콘셉트로 단숨에 톱 그룹으로 급부상했다. 이효리는 귀여움과 섹시함이 공존하는 다채로운 이미지가 강점이었다.
핑클은 귀여움→청순함→섹시함 코스를 정석대로 밟으며 성장했다. '블루레인', '영원한 사랑', '나우(NOW)' 등 다수의 히트곡을 냈다. 핑클은 공식 해체한 그룹이 아니다. 다만, 2002년 4집 이후 멤버들은 사실상 뿔뿔이 흩어졌다.
◆ '텐미닛' 이효리 신드롬
아이돌 그룹의 해체 이후 개별 멤버가 팀 활동 당시만큼의 인기를 유지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룹 활동 때만큼 팬덤의 위력이 강력하지 않을뿐더러, 신인으로 데뷔할 때 받았던 만큼의 신선한 인상을 새롭게 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이효리는 이례적이었다. 청순한 걸그룹 리더에서 섹시 솔로 여가수로 자신의 포지션을 과감하게 변경시켰고, 이 전략이 제대로 먹혀들었다. 2003년 솔로 데뷔곡 '텐미닛'이 히트하며 전 국민이 이효리 신드롬에 매료됐다.
오히려 자유분방하고 자신감 넘치는 성격의 이효리가 '핑클'이라는 이미지에 갇혀 있었다면, 솔로 가수로서의 이효리는 자신에게 꼭 맞는 옷을 새로 입은 느낌이었다. '텐미닛' 가사는 이효리의 이미지에 완벽하게 맞아 떨어졌다.
이효리가 큰 성공을 거두자, 가요계는 '포스트 이효리' 찾기에 혈안이 됐다. 아이비, 현아 등 섹시 여가수들이 줄줄이 등장했으나, 이효리 만큼 긴 시간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하며 독보적 위치를 차지한 이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다.
◆ 예능인 이효리 활약사
2000년대 초반 이효리는 예능에서의 활약도 펼치며 가수이자 예능인으로 쌍끌이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 거침없는 독설, 솔직한 셀프 디스 등 솔직한 면모 등 기존 예능에서 볼 수 없었던 캐릭터가 시청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MC들과의 호흡도 좋았다. 이효리는 전문 방송인들 사이에서 기죽지 않았다. KBS 2TV '해피투게더-쟁반노래방'에서는 신동엽과, SBS '패밀리가 떴다'에서는 유재석 등과 호흡을 맞추며 '센 언니' 이미지를 구축했다.
기존의 리얼 버라이어티가 남성 출연자들을 중심으로 꾸려졌다면, 이효리를 계기로 여성 스타들의 예능 출연도 늘어난 것이 사실. '여걸 식스' 등 여성 출연진들을 주축으로 한 포맷도 속속 등장했다.
◆ 소셜테이너 이효리
행복한 시간만 있었던 건 아니었다. 4집에 실린 곡 일부가 표절 의혹에 휘말리며 원치 않는 공백기를 겪어야 했고, 이를 기점으로 이효리는 자기 자신에 대해 돌아보고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소셜테이너로 변화했다.
SNS를 통해 사회적 이슈에 대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 환경문제, 위안부 문제를 이야기했고, 유기견 보호 활동에 나서고 직접 유기견을 입양하기도 했다. 이후 유기견 보호소를 찾는 스타들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웨딩 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었다. 이효리는 기타리스트 이상순과 2013년 9월 제주도 자택에서 결혼했다. 인디 뮤지션과의 결혼 자체도 큰 화제였지만, 화려함을 덜어낸 조용한 결혼 방식도 큰 관심을 모았다.
이후 많은 스타가 스몰 웨딩을 선택했다. 연예인의 연예인인 이효리의 결혼이 트랜드를 바꾼 것이었다. 최근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룰라 출신 채리나 역시 이효리의 건강한 삶에 영향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 연예인의 연예인 이효리
달라진 생각은 그의 음악도 변화하게 했다. 남편, 제주, 요가 등 4년이라는 긴 공백기 동안 이효리에게 영향을 미친 요소들이 뮤지션 이효리의 정규 6집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있었다.
'텐미닛', '유고걸', '치티치티 뱅뱅' 등 화려한 댄스 퍼포먼스로 인기를 끌었지만, 이효리는 안정적인 노선 대신 변화를 선택했다. 작사·작곡에 직접 참여한 다양한 장르의 곡을 신보에 담은 것.
결과적으로 음원 성적은 기대 이하였다. 음원은 현재 주요 차트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으며, 음악방송 1위 후보에 단 한 번도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가장 쉬운 장르 대신 변화를 선택한 그의 행보는 후배 가수들에게 큰 의미를 남겼다.
이효리는 '연예인의 연예인'이다. 자신이 내딛는 한 발 한발이 후배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알고 있다. 이번 앨범에는 후배들에게 피처링을 부탁했다. 조용히 후배 가수들을 챙기고 이끄는, 선배 뮤지션의 아름다운 모습이다.
YTN Star 강내리 기자 (nrk@ytnplus.co.kr)
[사진출처 = 핑클 4집·이효리 1집 앨범 재킷, KBS 2TV '해피투게더-쟁반노래방' 캡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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