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나가 밝힌 완벽한 대사 암기의 비밀 (인터뷰)

이하나가 밝힌 완벽한 대사 암기의 비밀 (인터뷰)

2017.03.17. 오전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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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메리대구 공방전(2008)', '고교처세왕(2015)' 등을 통해 코믹 로코 연기의 진수를 보여준 배우 이하나. 주 종목에만 집중해도 될 법한데, 데뷔 10년 차를 맞아 의미 있는 도전을 했다.

첫 장르물에 도전한 것. 지난해 11월 21일부터 5개월간 달려온 여정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OCN 수사드라마 '보이스'는 시청률 5%대를 넘기며 호평받았고, 마니아층도 형성했다.

이하나는 112신고센터 센터장 강권주 역을 맡아 열연했다. 예민한 청각을 활용해 사건을 해결하는 인물. 능동적인 캐릭터에 열연이 덧입혀지며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단 평가를 받았다.

어제(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보이스'를 성공적으로 마친 이하나를 만났다. 이하나는 종영 소감을 묻는 말에 "헤어짐이 아쉽다"며 작품을 향한 애정과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 대사 암기의 비밀은 '녹음기'

새로운 장르에 대한 도전임과 동시에 캐릭터 특성상 많은 분량의 대사를 소화 해야했기 때문에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그는 드라마가 무사히 마무리된 것을 스태프들과 다른 배우들의 공으로 돌렸다.

"한정된 시간에 찍을 게 많으니까 공포로 다가온 적도 있어요. 사고날 까 봐서요. 스릴러 장르가 어떻게 해서 긴박하게 만들어지는지를 처음 봤어요. 아무 탈 없이 마무리하게 돼 감사한 마음이에요."

많은 양의 대사를 암기하며 자신만의 노하우도 생겼다. 강권주는 생활 연기 대신 정확한 대사 전달이 중요한 캐릭터. 이에 이하나는 애드리브 없이 최대한 대본에 충실해 완벽하게 외우려 노력했다.

"대본을 받으면 바로 녹음을 했어요. 그리고 녹음된 제 목소리를 들으며 외웠죠. 학교 다닐 때 국사 같은 과목을 녹음해서 외우면 잘 외워진단 말이 있었거든요. 정해진 시간에 외워야 하는데 정말 잘 외워지더라고요"

보이스가 끝난 지 이제 일주일. 보통 한 작품을 끝내고 나면 그 캐릭터에서 빠져나올 시간이 필요한데, 이하나는 아직 "작품에서 빠져나오려고 하지 않았다"며 작품을 떠나보내기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다음 주에 촬영이 있을 것만 같아요. (보이스를) 비워내지 못할 것 같아요. 인터뷰 역시 보이스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 일정을 최대한 앞당겼어요. '보이스'는 더 하고 싶은데 끝나서 아쉬운, 헤어져서 아쉬운 마음이 들어요."

◆ 이하나가 강권주에게 배운 것

강권주는 분명 능동적인 캐릭터였다. 하지만 강권주가 홀로 용의자를 대면해 납치되거나 판타지아를 홀로 들어가는 등 2인 1조 원칙을 무시하고 독자 행동을 하는 장면은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권주 혼자 있으면 더 불안하고 가슴이 졸여지는 포인트가 그런 부분에 있었던 것 같아요. 범인들 검거에 앞서 대사가 많을 때도 있었는데, 없으면 너무 빨리 끝나버리거든요. 시간제한이 있는 수사다 보니…숨은 뜻이 있었을 것 같아요."

강권주는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위급한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하며 단서를 찾아 나가는 캐릭터다. 실제 자신의 성격과 캐릭터가 닮아있는 점이 있다면 캐릭터 소화가 더 수월하지 않을까. 이에 이하나는 고개를 저었다.

"저랑은 달라요(웃음) 저는 잘 휩쓸리고 그러는데 권주는 카리스마 있죠. 권주를 통해 침착함을 경험하고 대리만족할 수 있었어요. 일에 집중하는 모습도 좋았고, 냉정도 유지하고 어른스럽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센터 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은 강권주는 주로 제복 차림일 때가 많았다. 캐릭터 특성상 짙은 화장도 없었고, 외출복 역시 수수하고 튀지 않는 복장만을 착용했다. 아쉽진 않았을까.

"오히려 제복이 마인드 컨트롤을 하게 해주더라고요. 복장이 많이 영향을 끼치는 건 알고 있었는데, 제복만 입으면 권주가 되는 데 많이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 '보이스'의 연장선은 연기에 대한 욕심

'보이스' 엔딩은 열린 결말이었다. 연쇄살인범 모태구(김재욱 분)이 누구의 손에 사망했는지, 사망했는지 여부 역시 시청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했다. 시즌2 제작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만약에 시즌2가 만들어진다면,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가슴을 뛰게 하는 게 로맨스밖에 없는지 알았는데, 스릴러는 치열함, 전투적인 마음을 주더라고요. '보이스2'를 기다리는 이유에요."

이하나는 "'보이스'의 연장선이 연기에 대한 욕심"이라고 말했다. 차기작으로 도전하고 싶은 작품의 장르를 한정하기 보다는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캐릭터가 있음을 밝혔다.

"정말 장르에 상관없이 주관이 뚜렷한 캐릭터를 하고 싶어요. 제가 보호받는 게 아니라 누군가를 보호하고 포용할 수 있는 캐릭터요. 직업의식이 제대로 있는 현대 여성 캐릭터도 좋을 것 같아요."

YTN Star 강내리 기자 (nrk@ytnplus.co.kr)
[사진 = YTN Star 김수민 기자(k.sumi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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