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부산행' 좀비는 거들뿐…진짜 소름 돋는 포인트

[리뷰] '부산행' 좀비는 거들뿐…진짜 소름 돋는 포인트

2016.07.13. 오전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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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좀비 영화'라니, 소개부터 흥미진진하다. 욕심나지만 감히 접근하지 못했던 이 주제에 겁없이 도전장을 내민 이는 '부산행' 연상호 감독이다.

연상호 감독은 2011년 영화 '돼지의 왕'으로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 '제 65회 칸 국제 영화제' 감독 주간으로 초청되면서 주목 받았다. 이후 '사이비', '서울역' 등의 애니메이션 영화에서 인간에 대한 강렬한 묘사, 사회를 향한 날카로운 시각으로 호평을 받았다.

'부산행(제작 영화사 레드피터, 제공/배급 NEW)'은 정체불명의 이상 바이러스가 대한민국을 뒤덮은 가운데 서울역을 출발한 부산행 KTX 열차에 몸을 실은 사람들의 생존을 건 사투가 줄거리. 연상호 감독이 처음으로 내놓은 실사 영화다.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좀비 재난 블록버스터라는 부담감을 안고 영화 속 '부산행' 열차는 출발한다. 연기인줄 알면서도 무서웠다는 배우들의 증언대로 바이러스 감염자들의 디테일이 놀랍다. 분명 한국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비주얼이다. 어느정도 예상 가능한 신파적 요소는 아쉽다.




앞서 '칸 영화제'에서 '부산행'이 공개됐을 때 유수의 외신들은 화려한 스케일보다도 재난 사태에 대응하는 국가와 사람들의 태도 등 영화에 담긴 메시지에 주목했다.

확실치 않은 정보와 루머가 난립하는 세상에서 느껴지는 고립감, 연상호 감독의 말처럼 '부산행'에는 좀비보다 더 소름 돋는 지점이 있었다. 익숙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보통 사람들의 사연이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내가 살기 위해,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서는 또 다른 누군가를 짓밟아야한다는 처절한 사투, 누가 악인이고 선인인지 모른채 살아가는 이야기가 '부산행'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그래서일까. 좀비 영화인데 어째 낯설지 않다.

좀비를 상대로 공유, 마동석, 최우식 일당이 보여준 맨몸 액션은 '부산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이다. 세 사람이 작정한 눈빛으로 덤벼드니 좀비가 불리한 싸움 아닌가 싶을 정도. 이들의 고군분투 덕분에 좀비 퇴치법은 확실히 알게 됐다.

'칸'을 매료시킨 '부산행'이 국내 관객들의 마음도 훔칠 수 있을까. 118분. 15세이상관람가. 개봉일 7월 20일.

YTN Star 최영아 기자 (cya@ytnplus.co.kr)
[사진출처 = 영화 '부산행'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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