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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영화사 대표가 연이은 영화 흥행 실패의 책임을 떠안고 사퇴했다. 제작자로서 영화를 지키지 못해 "크나큰 죄를 지었다"는 이유다.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개훔방)'을 제작하고 배급한 리틀빅픽처스의 엄용훈 대표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장문의 글에서 "1년 반 동안 무보수로 수행해왔던 대표직에서 사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개봉한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대규모 영화들의 치열한 경쟁 속에 정상적인 수준의 3분의1 정도의 개봉관 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그나마 받은 상영관은 가족 영화로는 치명적인 조조 시간대와 심야 시간대였다.
엄용훈 대표는 '개훔방'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겪고 있는 경기 악화로 인해 힘들고 고단한 시기에 가장으로 살고 있는 모든 아빠의 마음을 생각하며 정성껏 준비해서 만든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많은 영화인들이 겪는 현실이지만 저와 감독 또한 영화를 만들며 경제적으로 가족들을 많이 힘들게 한 경험을 갖고 있는 두 아빠다. 세상의 모든 아빠를 위해 그리고 그 가족들을 위해 위로와 공감을 나누고자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처음 시나리오를 썼던 신연식 감독에 이어 각본 작업과 연출을 맡은 김성호 감독과 함께 4년 동안 준비해 내놓은 영화다.
엄용훈 대표는 관객과 스태프 및 배우, 투자자들에게 죄를 지었다며 무능함을 통감하며 대표직에서 사임하며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부회장, 서울영상진흥위원회 부위원장 등 영화와 관련한 모든 직을 내려놓고 제작자로서의 본분을 지키겠다고 했다.
'개훔방'을 응원하고 있는 관객들과 영화계 동료들에게 감사 인사와 사과를 전하면서 "현재 전국에 10여 개 정도만 남아있는 상영관에서 단 한 분이라도 더 보실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스크린 독과점 문제는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천만 영화가 나올때도 항상 독과점 문제가 흘러나왔다. 대기업과 대규모 직배사의 힘이 강력한 구조 속에서는 작은 영화들은 관객을 만날 기회조차 얻기가 쉽지 않다.
지난해 극장을 찾은 영화 관객수는 2억 명이 넘었다. 1인당 약 4편의 영화를 본 셈이다. 그중 한국영화의 점유율 추정치는 50.1%에 달했다.
단순한 수치를 넘어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극장에 걸리고, 소규모 영화를 선택할 수 있는 관객들의 권리가 존중될 때 한국 영화의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영화 생태계의 다양성을 회복할 수 있는 활발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YTN PLUS (press@ytnplus.co.kr)
[사진출처 =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개훔방)' 스틸]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개훔방)'을 제작하고 배급한 리틀빅픽처스의 엄용훈 대표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장문의 글에서 "1년 반 동안 무보수로 수행해왔던 대표직에서 사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개봉한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대규모 영화들의 치열한 경쟁 속에 정상적인 수준의 3분의1 정도의 개봉관 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그나마 받은 상영관은 가족 영화로는 치명적인 조조 시간대와 심야 시간대였다.
엄용훈 대표는 '개훔방'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겪고 있는 경기 악화로 인해 힘들고 고단한 시기에 가장으로 살고 있는 모든 아빠의 마음을 생각하며 정성껏 준비해서 만든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많은 영화인들이 겪는 현실이지만 저와 감독 또한 영화를 만들며 경제적으로 가족들을 많이 힘들게 한 경험을 갖고 있는 두 아빠다. 세상의 모든 아빠를 위해 그리고 그 가족들을 위해 위로와 공감을 나누고자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처음 시나리오를 썼던 신연식 감독에 이어 각본 작업과 연출을 맡은 김성호 감독과 함께 4년 동안 준비해 내놓은 영화다.
엄용훈 대표는 관객과 스태프 및 배우, 투자자들에게 죄를 지었다며 무능함을 통감하며 대표직에서 사임하며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부회장, 서울영상진흥위원회 부위원장 등 영화와 관련한 모든 직을 내려놓고 제작자로서의 본분을 지키겠다고 했다.
'개훔방'을 응원하고 있는 관객들과 영화계 동료들에게 감사 인사와 사과를 전하면서 "현재 전국에 10여 개 정도만 남아있는 상영관에서 단 한 분이라도 더 보실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스크린 독과점 문제는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천만 영화가 나올때도 항상 독과점 문제가 흘러나왔다. 대기업과 대규모 직배사의 힘이 강력한 구조 속에서는 작은 영화들은 관객을 만날 기회조차 얻기가 쉽지 않다.
지난해 극장을 찾은 영화 관객수는 2억 명이 넘었다. 1인당 약 4편의 영화를 본 셈이다. 그중 한국영화의 점유율 추정치는 50.1%에 달했다.
단순한 수치를 넘어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극장에 걸리고, 소규모 영화를 선택할 수 있는 관객들의 권리가 존중될 때 한국 영화의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영화 생태계의 다양성을 회복할 수 있는 활발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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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개훔방)'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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