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구하자" 1억 모았지만...’소아 의료 공백’ 심화

"의사 구하자" 1억 모았지만...’소아 의료 공백’ 심화

2026.02.02. 오전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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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원 영동지역의 유일한 소아응급실이 의사 부족으로 장기간 파행 운영되자, 주민들이 의사를 구해달라며 1억 원을 모아 기부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의료 현장에선 의사 연봉을 올리는 방식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송세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강원 영동지역 유일한 상급 종합병원인 강릉아산병원 응급실입니다.

휴일과 야간에는 소아 환자를 받지 못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휴일·야간 진료가 중단된 건 벌써 1년 10개월째입니다. 당직을 맡을 소아과 전문의가 단 3명뿐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아이가 갑자기 아프면 2∼3시간 거리의 수도권 병원으로 ’원정 진료’를 떠나야 합니다.

병원을 옮겨 다니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끝에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일도 반복되고 있습니다.

불안을 견디다 못한 부모들이 직접 나섰습니다.

주민 10명이 십시일반 1억 원을 모아 병원에 전달했습니다.

연봉에 보태서라도 의사를 구해달라는 절박한 호소입니다.

[최항석 / 소아진료 후원 모임 :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서 잘못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너무 안타깝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이 좀 없어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기부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런 정성에도 의사 구하기는 여전히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한 해 300명 넘게 배출되던 소아과 전문의는 최근 30명 안팎, 1/10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출산율은 떨어지고 의료서비스 대가인 수가는 낮은 반면 의료 사고에 대한 법적 책임은 갈수록 무거워지면서 소아과 기피가 심해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방은 수술이나 중환자 치료를 뒷받침할 배후 진료 체계가 취약해 의사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박기영 / 강릉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법적 위험이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지방일수록 그런 (배후 진료) 시스템 자체를 구축하기가 힘들 겁니다. 그러니까 지방을 선택하지 않는 거고요.]

공공 재정 지원을 늘리고 의료 사고에 대한 법적 부담을 완화하는 등 구조를 바꾸는 대책이 없으면 소아 의료 공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YTN 송세혁입니다.


영상기자 : 조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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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송세혁 (shsong@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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