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사라진 단관 극장 '원주 아카데미'...철거 반대 시민 '무죄'

이미 사라진 단관 극장 '원주 아카데미'...철거 반대 시민 '무죄'

2025.08.20. 오전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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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단관 극장이 갈등과 논란 속에 재작년 철거됐습니다.

당시 자치단체가 철거를 막던 시민 사회단체 관계자 수십 명을 고발했는데, 모두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홍성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원형을 보존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단관 극장이었던 원주 아카데미극장.

보존과 철거 사이에서 논란과 갈등을 이어오다 재작년 10월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철거를 반대했던 시민사회단체는 원주시와 수차례 충돌을 이어갔습니다.

중장비로 건물을 해체하는 순간에도 일부는 극장 안에서 농성을 벌였습니다.

"(철거)중단하라! 중단하라! 중단하라!"

원주시는 철거를 막았던 '아카데미의 친구들 범시민연대' 회원들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수사를 거쳐 회원 24명이 결국 재판에 넘겨졌고, 검찰은 이들에게 벌금 200만 원에서 최대 징역 2년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이들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시민들의 반대 행위가 폭력과 욕설 없이 평화적인 방식으로 이뤄졌고 극장 보존활동이라는 공적 관심사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라는 권리를 정당하게 행사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오히려 철거 강행 과정에서 원주시의 절차적 위법 논란이 제기됐고, 시민 의견 수렴 또한 형식적이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었다며 원주시의 위법적 행정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최은지 / 아카데미의 친구들: (우리는 책임을) 다했고, 오늘 법원은 그것을 인정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시민들의 정당한 권리와 행동이 법적으로 인정받은 의미 있는 결과입니다.]

이미 극장은 모두 철거된 상황.

앞서 원주시는 1심 선고를 열흘 앞두고 화합을 위해 시민들을 포용한다며 법원에 처벌 불원서를 제출했지만, 사과 없는 생색내기라는 비판이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영상기자 : 홍도영

YTN 홍성욱 (hsw050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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